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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계열사 부당지원 규제 완화…사익편취와 형평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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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김명은 기자 =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 규제가 완화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부당 지원행위의 법 적용 예외 기준을 '지원금액 1억원 미만'에서 '당사자 간 연간 거래총액 30억원 미만'으로 바꾸기로 하면서 안전지대가 지금보다 약 두배 수준으로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할 전망이다.

또한 자금 외에 자산·부동산·상품·용역·인력 지원행위에 대해서도 안전지대 규정이 마련됐다.

공정위는 이같은 내용으로 '부당한 지원행위의 심사지침'을 개정해 9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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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부당 내부거래'로 불리는 부당 지원행위는 사업자가 계열사 등에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하는 것이다.

공정위는 그동안 '지원주체와 객체 간 자금거래에 적용된 금리와 정상 금리의 차이가 정상금리의 7% 미만이고, 지원금액이 1억원 미만'이면 법을 적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원금액 기준은 정상가격, 지원성 거래규모 등이 파악된 후에야 알 수 있어 사전 예측이 어렵다는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

이에 따라 해당 연도에 지원주체와 객체 간에 이뤄진 모든 자금거래 규모를 포함하는 자금거래 총액을 기준으로 안전지대를 판단하기로 바꾼 것이다. 또한 현행 안전지대 기준은 지난 2002년 도입된 것으로, 그간의 경제규모 성장을 고려해 기준을 상향했다.

공정위는 "거래총액 30억원으로 기준을 변경하는 것은 현행 대비 약 2배 수준의 안전지대 적용범위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심사지침에는 자금지원을 제외한 다른 유형에 대해서는 명시적인 안전지대 규정이 없었으나 이번 개정을 통해 새롭게 마련됐다.

자산·부동산·인력지원은 자금지원과 동일하고, 상품·용역 거래는 기간이 길고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을 고려해 '거래총액 100억원'을 기준으로 잡았다. 특히 상품·용역 거래의 경우 거래상대방 평균매출액의 12% 미만인 경우도 안전지대로 했다.

상품·용역 거래와 관련해서는 앞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또 다른 공정위 예규인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행위 심사지침(사익편취 심사지침)'보다 안전지대 범위를 좁혀 형평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2015년 2월 시행된 사익편취 규정은 부당지원과 별도로 대기업집단의 총수일가 일감 몰아주기 등을 막기 위한 것이다.

전경련은 두 규제가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하게 이익이 돌아가는 것을 방지한다는 점에서 목적과 기능, 처벌수위가 비슷한데도 상품·용역 거래 안전지대(거래총액 100억원 미만)가 사익편취 안전지대인 200억원 미만의 절반에 불과한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부당지원과 사익편취는 적용대상이 엄연히 다르고, 부당지원의 경우 법률적으로 부당성을 판단하기 매우 까다롭다"면서 "합당한 지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부당지원의 법 적용 예외기준의 변경으로 기존에 대규모로 거래하고 있던 사업자가 지원금액과 상관없이 안전지대에서 벗어나게 될 우려도 있는 만큼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원금액이 1억원 미만인 경우에만 안전지대에 들어가도록 했다.

dream78@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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