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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란 보안군, 女시위자 얼굴·생식기 겨냥"…의료진 눈물의 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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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히잡 의문사' 이후 전국적 시위…"사형 11명 포함 458명 숨져"

뉴스1

6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한 여성이 히잡을 입고 거리를 걷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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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이란에서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대규모 반체제 시위가 3개월째 지속 중인 가운데 이란 보안군이 여성 시위자들의 얼굴과 생식기를 향해 총격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란 의료진들의 진술을 인용, 반정부 시위에 참여하다 보안군의 탄압으로 병원으로 이송된 환자들 중 남성과 여성의 총상 위치가 극명하게 달랐다면서 남성과 달리 대부분의 여성들은 얼굴과 가슴, 심지어 생식기에까지 총상을 입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중부 이스파한 소재 한 의사는 보안군이 성별에 따라 다른 신체 부위에 총상을 입히고 있다면서 그 이유는 여성의 '미(美)'를 해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안군은 여성들의 아름다움을 파괴하고 싶어한다. 20대 초반 여성을 치료한적이 있는데, 환자의 생식기에서 총알 2발이 박혀 있었고 10발은 허벅지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그는 "허벅지에서 발견된 총알 10발은 비교적 쉽게 빼낼 수 있었으나 생식기에 박혀 있던 2발은 요도와 질 입구에 있었던지라 처치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감염 위험이 있었기에 산부인과로 보내야 했다"고 덧붙였다.

테헤란 인근 카라지에서 근무 중인 한 의사도 "보안군이 여성들의 얼굴과 신체 부위에 총격을 가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젊은 여성들에게 성적 콤플렉스를 만들고싶어 한다"고 했다.

뿐만이 아니라, 보안군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시위대의 눈에도 총격을 가한다는 진술도 나왔다.

테헤란의 외과 의사는 지난 9월 시위대를 구경하다가 보안군의 표적이 된 25세 피해자를 치료했다며 환자는 눈과 얼굴 전체에 총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해당 환자는 당시 총상으로 두 눈이 거의 실명했고, 현재 빛의 밝기만 감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 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안과 의사는 지금까지 시력을 부분적으로 또는 전부 잃은 환자 4명을 치료했다며 "너무 끔찍하고 화가 난다. 그들의 고통을 보면서 눈에 눈물이 고였다. (환자들이) 모두 젊은데, 평생 장애를 가지고 살아야 하는 부상자들을 생각하면 아직까지 너무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동료들로부터 유사한 사례를 많이 듣고 있다. 보안군의 총격으로 시력에 문제가 생긴 이들은 1000명이 넘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9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20대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경찰에 체포된 뒤 의문사한 사건으로 이란에서는 수개월째 반정부 시위가 발생하고 있다. 수십년간 누적된 부패와 권력 남용에 대한 분노가 시스템에 대한 저항으로 비화하는 형국이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비정부기구 이란 휴먼라이츠는 7일 기준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로 최소 458명이 보안군에 의해 사망했고 이 가운데 11명은 사형을 당했다고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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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 미착용으로 이란 도덕경찰에 체포된 뒤 의문사 한 마흐사 아미니(22) 죽음으로 촉발된 이란 반정부시위가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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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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