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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英 해리왕자 부부 다큐, 첫만남부터 인종차별 논란 속 왕실결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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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다큐 장면. AFP연합뉴스


영국 해리 왕자 부부의 첫 만남은 친구의 인스타그램에서 메건 마클을 발견한 해리 왕자가 소개를 부탁하면서 이뤄졌다.

해리 왕자는 8일(현지시간) 공개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해리&매건’에서 친구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부인 메건 마클이 강아지처럼 꾸미고 등장한 영상을 보고 소개를 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소개받은 이들은 런던 시내 소호하우스 클럽에서 한 시간 동안 첫 데이트를 했고, 그날 저녁 마클이 전화를 걸어서 ‘모레 떠나는데 내일 저녁을 같이하겠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시작된 이들은 해리 왕자의 프로포즈까지 연결되었다. 켄싱턴궁 정원으로 보이는 곳에서 피크닉을 하던 중 샴페인과 전자 촛불 15개를 준비하고 한쪽 무릎을 꿇은 채 프러포즈를 했다.

그는 “더 빨리하고 싶었지만, 할머니 허락을 받아야 했고 영국에서 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왕실 남성들에겐 운명의 상대가 아니라 틀에 맞는 사람과 결혼을 하려는 유혹이나 욕망이 있을 수 있다”며 “나는 머리가 아니라 마음을 따랐다”고 했다.

해리왕자는 가족들에게 마클은 인종이 다르다는 특수성이 있으니 언론으로부터 보호해달라고 요청했었다.

그러나 다른 며느리들이 "통과의례처럼 모두 겪은 일인데 왜 마클만 예외가 되어야 하냐"는 답을 들었다.

2017년 마클이 약혼녀 신분으로 왕실 크리스마스 오찬 행사에 참석했을 때 한 방계 왕족이 흑인 노예 얼굴 브로치를 달고 온 일도 다시 언급됐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왕실에 대한 폭로 수위가 높지 않았고 아버지인 찰스 3세 국왕이나 형인 윌리엄 왕세자 부부를 향한 직접적인 공격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해리 왕자는 부인 마클과 1997년 파파라치에 쫓기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어머니 다이애나 빈을 동일선상에 올렸다. 그는 “마클은 어머니와 정말 비슷하다”며 “동정심, 공감, 자신감이 같고 어머니에게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클의 세계에 들어가기 위해 자신이 아는 모든 것을 희생시켰으며 마클 또한 자유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해리 왕자는 자신이 12세에 교통사고로 사망한 어머니에 관한 기억이 많지 않지만 어머니의 웃음과 어머니가 늘 했던 ‘곤경에 처할 순 있지만 사로잡히진 말라’는 말은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미국인 마클이 왕실 격식에 적응하느라 겪은 애로도 털어놓았다. 그가 처음 만난 왕실 가족은 해리 왕자의 할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였는데 가는 길에 해리 왕자가 어떻게 예를 갖추는지 아느냐고 물었을 때 마클은 농담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마클은 또 해리 왕자의 형인 윌리엄 왕세자 부부와 처음 만났을 때 자신이 찢어진 청바지에 맨발 차림으로 미들턴 왕세자빈을 껴안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늘 껴안는 사람인데 그것이 많은 영국인을 불쾌하게 만드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또, 공식 석상이 아닐 때도 격식을 차려야 하는 데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왕족은 정치적 중립이어야 한다는 것을 몰랐고 여왕 등 고위 왕족들과 같은 색 옷을 입으면 안 되는 규칙 때문에 대체로 튀지 않는 색의 옷을 입어야 했다고 말했다.

해리 왕자는 가족들이 자신이 아름답고 지적인 여성을 만났다는 데 놀랐지만 마클이 미국 배우라는 점 때문에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다고 전했다.

이들은 타블로이드 매체의 인종차별적 보도가 왕실을 떠나기로 한 배경이라고 밝히고, 왕실과 결별 등을 둘러싼 가짜뉴스에 대응하기 위해 직접 영상 기록을 남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마클은 캐나다에 머물 때 찍은 영상에서 머리에 수건을 감고 화장을 하지 않은 얼굴로 왕실을 떠난 결정에 관해 말했고 해리 왕자는 왕실을 떠나는 날 찍은 ‘셀카’ 영상을 공개했다.

찰스 3세 국왕의 둘째 아들 해리 왕자 부부는 2020년 왕실과 결별하고 미국 캘리포니아에 정착했으며 아들 아치와 딸 릴리벳 두 자녀를 뒀다.

지난해에는 미국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 왕실을 떠난 뒤 첫 인터뷰를 하고 아들이 태어나기 전 피부색에 관한 논란이 있었다면서 왕실 내 인종차별에 관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윤오 온라인 뉴스 기자 only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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