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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매출 고공행진 '팜젠사이언스'…직원들이 일으킨 향남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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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 완료된 반제품(정제, 캡슐)을 용기에 포장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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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포장돼 나온 병에 표시자재(Label, 설명서)를 부착해 박스에 2차 포장하는 공정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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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제품에서 일부 샘플을 채취해 허가된 기준 및 시험방법에 따라 시험을 실시하고 불량 유무를 확인하는 마무리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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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회사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회사 주인인 직원들까지 자발적으로 나서서 열심히 하자는 분위기입니다. 생산, 홍보, 영업까지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예측이 안 될 정도로 매출이 빠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게다가 내년 약가 재평가에 대비해 생동성시험도 마쳤고, 오송에 새로운 생산공장도 신축할 예정이어서 생산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도 화성시 향남제약단지에 위치한 팜젠사이언스 생산공장 책임자인 백우흠 품질관리실장, 윤태철 생산본부 상무, 장선호 생산지원팀장은 회사의 성장 배경에 대해 이같이 입을 모았다.

향남제약단지는 41개 제약사가 입주해 관련 공장의 계열화와 공동이용시설을 설치·운영하는 국내 최대 의약품생산 전문 산업단지다. 팜젠사이언스가 이곳에 둥지를 튼 건 지난 1988년 11월이다. 향남공장은 1990년 한국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KGMP)을 인증 받았다. KGMP 인증은 인위적 착오를 없애고 오염을 최소화해 안정성 높은 의약품을 제조할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는 의미다. KGMP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제조관리 기준서, 제조위생관리 기준서, 품질관리 기준서, 제품표준서 등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

팜젠사이언스는 연평균 13.8%씩 성장해 지난해 사상 처음 연매출 1000억원을 넘겼고,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 1120억을 기록하며 작년 실적을 초과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6억원, 순이익은 713억 원으로 각각 196%, 273% 늘었다. 10년 전인 2011년 연매출은 200억원대에 불과했다.

팜젠사이언스의 이 같은 변화는 지난 2019년 최대주주 교체와 사면변경을 기점으로 시작됐다. 팜젠사이언스의 전신은 1961년 설립된 수도약품이다. 2004년 우리들병원에 인수된 후 우리들제약으로 사명을 바꿨다가 최대주주 변경 이후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팜젠사이언스의 최대주주는 직원들이 2019년 결성한 에이치디투자조합이다. 현재 지분은 5.49%다. 팜젠사이언스 김혜연, 박희덕 대표이사를 포함해 회사 내 모든 임원들도 오랜 기간 회사를 이끌어 오던 직원들이었다.

장 팀장은 "보통 제약사들은 임원급에 외부 인사를 영입하거나 오너가 사람을 두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기존 직원들 중에 역량이 있는 사람을 임원으로 올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직원들이 성과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니 자발적으로 일을 더 하려고 한다. 실제로 수평적 조직문화가 정착되고 있고 사내복지나 성과급 등 직원들과 약속한 것들도 지켜지고 있어 이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의약품을 제조하기 위해선 까다로운 공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자동화설비 구축으로 생산 효율성을 늘렸지만 모든 공정엔 직원들의 손길이 닿는다. 의약품 성분이 바뀔 때마다 설비 세척을 진행해야 하고, 정제, 캡슐제 등의 불량 유무를 선별하는 과정에서도 설비가 제대로 가동되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올해 8월 기준 향남공장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 89명은 고된 업무에도 회사를 책임지고 있다는 일념으로 공장을 이끌고 있다.

팜젠사이언스가 '신뢰경영'을 통해 얻어낸 대표적 성과는 ▲제네릭(복제약) 수탁 매출 증가 ▲19개 성분, 29품목 생물학적동등성(생동성) 시험 및 품목 자사전환 등이다.

공장에서 생산하는 의약품은 자사의 허가사항에 따라 자체 생산하는 품목과 생산능력(CAPA) 초과 등 어떤 이유로 외부에 비용을 지불하고 위탁 제조를 하는 품목, 반대로 타 제약사에서 생산을 의뢰한 품목 등으로 구분된다.

자사 생산이 늘면 수익성이 개선된다. 또 위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도 줄일 수 있다. 만약 위탁 제조 제약사가 약사법상 품질관리 기준 등을 위반해 행정처분을 받는다면 위탁을 맡긴 제약사도 수탁자에 대한 관리책임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행정처분을 받아야 한다. 해당 품목의 제조를 일시적으로 정지할 경우 제품 품절 사태로 이어지는 등 적지 않은 타격이 발생한다.

현재 회사의 향남공장이 자사 허가를 받아 자체 생산하는 품목은 덱시부정 외 55품목, 자사 허가를 받아 타 업체에 위탁생산하는 품목은 레보솔정 외 239품목, 타 제약사의 허가를 받아 팜젠사이언스가 생산하는 수탁 품목은 목틴캡슐 외 186품목이다.

또 회사는 19개 성분, 29품목에 대한 생동성 시험도 진행해 자사전환을 완료했다. 내년 약가인하 정책에 대비하고 동시에 매출 증대를 꾀하기 위해서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20년 오리지널 의약품과 성분이 동일한(생물학적동등성이 인정된) 제네릭 제품에 대해 내년 2월까지 두 가지 조건을 갖추지 못하면 일괄적으로 약품 가격을 15% 인하한다고 밝힌 바 있다. 팜젠사이언스는 임상시험수탁기관(CRO)으로부터 19개 성분에 대한 생물학적 동등성을 공식적으로 확인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1개 성분의 생동성시험 진행에만 5억원~7억의 비용이 발생한다. 제약사에게 약가인하는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투자를 진행했다"면서 "게다가 위탁 제조 품목의 자체 생산도 가능해지고, 위탁생산 사업도 활발하게 전개할 수 있어 수익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팜젠사이언스는 의약품 생산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남공장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는 동시에 1000억원 가량을 투자해 충북 오송바이오폴리스지구에 제2공장을 짓기로 했다. 회사는 지난 달 충북 청추시와 토지 1만4266㎡ 매입 계약을 체결하고 한국산업단지공단에 입주신청을 완료했다.

향남공장은 지상 3층, 지하 1층, 대지면적 6581㎡(1991평), 연면적 7203.3㎡ (2179평) 규모로 지어졌다. 연간 생산능력은 정제 4억T, 캡슐제 2억C, 과립·건조시럽제 4만kg, 시럽·현탁액제 75만L 등이다.

백 실장과 윤 상무는 "80년대 지어진 곳이다 보니 리모델링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데도 부족한 부분들이 많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최신 장비들을 도입하고 있지만 공간적 제약으로 일정 부분 수작업이 필요하고, CAPA도 타이트한 상황"이라며 "내년부터는 생산량도 많아질 거 같아 규모를 늘리려고 한다. 올해 30억원, 내년 20억원 등 2024년까지 약 53억원 정도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2공장에 어떤 라인을 생산할 건지 구체적으로 정해진건 아직 없다. TF를 구성해 내년 말쯤 착공에 들어갈 계획을 하고 있다"며 "제2공장은 미국 등 해외 수출에 대비해 강화된 의약품 제도 및 품질관리기준(cGMP)에 준하게끔 준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팜젠사이언스는 기존의 제네릭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뛰어 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도 마련 중이다.

회사는 지난 2019년 미국 체외진단기업 엑세스바이오의 최대주주(지분 25.26%)로 올라서며 진단키트 사업에 진출했다. 회사는 코로나19 진단키트 실적 호조로 인한 지분법 이익 증가 효과를 보기도 했다.

지난해 6월에는 바이오신약 연구본부를 설립했다. 전주기 신약개발 경험을 갖춘 전문연구인력을 바탕으로 소화기질환, 자가면역질환, 종양성 질환을 타깃으로 퍼스트인클래스 혁신신약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외적으로는 서울대학교, 가톨릭대학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과 같은 공공기관과 바이오 벤처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연구역량을 극대화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주요 파이프라인으로는 염증성장질환(IBD) 치료제, 역류성식도염(GERD) 치료제, 간특이조영제, 췌장암치료제 등이 있다.

유수인 기자 su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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