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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란, 23세 반정부 시위자 사형 집행…체포 75일 만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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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된 지 75일 만에 형 집행…재판 과정 불공정해"

3달간 시위 관련 최소 450명 숨져…약 2만명 구금

뉴스1

지난 11월19일 미국 뉴욕에서 마샤 아미니의 죽음을 추도하기 시위자들이 국제연합(UN)의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이란의 22살 여성 대학생이었던 마샤 아미니는 지난 9월 히잡 사이로 머리카락이 보여 '복장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가 숨졌다.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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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이란 사법부가 반정부 시위대에게 처음으로 사형을 집행한 가운데 미국과 국제사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이란 사법부가 운영하는 미잔 통신에 따르면 이날 사형을 선고받은 모센 셰카리(23)의 형이 집행됐다.

셰카리는 지난 9월25일 테헤란 사타르 칸 거리를 가로막고, 바시지 민병대의 어깨를 찌른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국제사회는 이란 정부를 강력히 규탄했다. 안날레나 베어복 독일 외무장관은 "이란 정권의 생명에 대한 경시는 끝이 없다"며 "처형당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자유에 대한 의지를 꺾지는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U의 대외관계청도 성명을 통해 "이란 당국이 추가적인 사형 집행을 삼갈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셰카리의 처형은 반대파를 진압하고 시위를 진압하려는 정권의 시도가 암울하게 확대된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도 트위터를 통해 "이란 정권이 자국민에게 자행하고 있는 잔인한 폭력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비정부기구 이란인권단체(IHR)는 "셰카리는 변호사 없이 성급하고 불공정한 재판 끝에 처형됐다"며 "체포된 지 불과 75일 만에 형이 집행됐다"고 강력한 국제적 반응을 촉구했다.

'히잡 시위'와 관련해 사형이 선고된 사람은 셰카리를 포함해 총 11명이다. 앞서 이란 사법부는 지난 6일 "민병대원을 살해한 혐의로 5명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미성년자 3명을 포함한 11명에게는 징역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마수드 세타예시 사법부 대변인은 피고인들이 지난달 이란 테헤라 교외에서 살해된 것으로 알려진 민병대원 루홀라 아자미안의 죽음에 연루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아자미안은 바시지 민병대 소속으로, 바시지 민병대는 이란 내 각종 시위를 진압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2세 쿠르드족 여성인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아 의문사한 뒤 이란 전역에 촉발된 반정부 시위에서도 진압에 앞장섰다.

이란 사법당국은 지난달에도 시위와 관련해 6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폭동, 살인, 공포 확산, 사회불안 조장 등 혐의를 적용해 이들에게 유죄를 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IHR은 지난 9월17일 시위가 촉발한 이후 지난달 29일까지 시위와 관련해 최소 448명이 숨진 것으로 추산했다. 그뿐만 아니라 이란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저명한 배우, 언론인, 변호사 등과 학생을 포함해 총 1만8215명이 구금됐다고 밝혔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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