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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카타르 월드컵 마친 대표팀, '숨 한 번 고르고 이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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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도하(카타르) 박준형 기자] 5일(현지시간)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가 열렸다.경기 전 한국 베스트 11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22.12.05 /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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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대한민국 대표팀의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일정이 마무리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끌었던 대한민국 대표팀은 지난 6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 브라질과 맞대결을 펼쳐 1-4로 패배했다.

이로써 한국은 8강 진출에 실패, 카타르 월드컵의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대표팀은 7일 귀국했다. 카타르 현지에서 소속팀에 복귀하거나 합류한 정우영(알 사드), 김승규(알 샤밥),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을 제외한 손흥민 등 나머지 선수들이 7일 오후 5시 40분경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대표팀에는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벤투 감독은 지난 2018년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고 이후에 끊임없이 자신만의 색을 대표팀에 주입하려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많았다. 선수 발탁 문제부터 특유의 패스로 풀어나가는 전술까지 전문가, 팬들 중 일부는 ‘이게 월드컵에서도 통하겠느냐’라는 의문을 끊임없이 표했다.

합당한 비판이었다. 실제로 우리는 아시아 2차 예선,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비교적 약팀을 만나 상대했고 월드컵 본선에서는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 같은 강팀을 상대해야 했기 때문이다. "공 점유를 통한 '주도적인' 축구가 월드컵에서도 통할까?"라는 물음표가 따라다닌 벤투호였다.

결국 벤투 감독은 16강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마지막 경기에서 무너지긴 했지만, 누가 욕하겠나. 100% 쏟아낸 선수들이다.

한국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일정은 여기서 멈추지만, 한국 축구가 멈춘다는 뜻은 아니다. 한국 축구는 이제 다시 앞을 볼 차례다. 가수 윤하의 노래 '오르트 구름'의 가사처럼 숨 한 번 고르고 이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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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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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의 근본, 뿌리는 K리그에 있다. 지난 1983년 등장한 한국 프로축구 K리그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최다 우승이라는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리그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이 득점한 5골 중 K리거가 기록한 골은 4골이다. 가나와 치른 조별리그 2차전에서 조규성(24, 전북)이 멀티 골을 넣었고 포르투갈전 김영권(32, 울산)이 한 골, 황희찬(26, 울버햄튼)이 한 골을 넣었다. 브라질과 16강 경기에서는 후반전 백승호(25, 전북)가 멋진 중거리 슈팅을 득점으로 연결했다.

지난 11월 21일 '데일리스포츠한국'이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에 의뢰해 진행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 종목’ 설문 조사에서 축구는 29.7%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야구는 19.1%였다.

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프로 구단 순위는 조금 달랐다.

삼성 라이온즈, 기아 타이거즈가 각각 7.5%, 7.3%로 1, 2위에 올랐으며 3위 토트넘 홋스퍼가 6.8%로 기록됐다. 그 뒤로는 롯데 자이언츠, SSG 랜더스, LG 트윈스, 두산 베어스 등이 선정됐다. 전북 현대모터스는 상위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선정된 K리그 구단이다.

K리그1에는 총 12개의 팀이 있다. K리그2에는 11개 팀이 있으며 다음 시즌 천안시축구단이 새롭게 합류해 12개 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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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전주, 이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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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이 시작되고 기자는 조금 놀랐다. K리그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 2022시즌 K리그 득점왕에 오른 조규성이 뒤늦게 화제 됐기 때문이다. 김천상무, 전북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던 공격수였지만, 또 지난 2021년부터 벤투호에서 꾸준히 활약해왔지만, 그를 몰랐던 사람이 더 많았다는 사실에 놀랐다.

한국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 특히 K리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조심해야 하는 것은 절대로 "나는 K리그 챙겨 본다. 안 보는 너희는 뭐냐"라는 '선민의식' 비슷한 걸 가져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현대 프로 스포츠는 순전히 고객의 니즈에 따라 반응하는 일종의 '상품'이다. 인기가 많으면 보지 말라고 해도 팬들은 경기장으로 향한다. 그만큼 자본 유입이 커지고 인프라, 유소년 선수 육성 등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돈이 많아진다. 반대라면 점점 규모가 작아진다.

당장에 옆에 일본 J리그만 살펴봐도 비교할 수 있다. J리그는 지난 2016년 스포츠 스트리밍 사이트 'DAZN(다즌)'과 10년 동안 2,100억 엔(한화 약 2조 271억 원)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 적어도 10년은 국민들의 관심이 지속될 것을 자신한 것이다. 실제로 일본의 축구장을 찾는 관중은 정말 많다.

2022년 K리그 평균 관중은 4,804명이다. 반면 J리그의 평균 관중은 꾸준히 증가해 2019년 20,000명을 돌파했다. 지난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영향으로 차이는 있지만, 2019년 K리그 평균 관중인 8,014명과 비교해도 차이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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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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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투자와 인기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몸집을 불린 J리그는 해외 스타플레이어 중 말년을 보내는 선수, 이를테면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8, 비셀 고베), 페르난도 토레스(38, 2018~2019 사간 도스) 같은 선수를 영입하기도 했다.

유소년 축구 인프라에 투자하는 금액도 커지고 선수들은 해외로 나갈 기회가 더 많아졌다. '선순환'이 시작된 것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일본은 최종 엔트리 26명 중 20명을 해외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로 구성했다. 그리고 결국 스페인, 독일을 모두 제압하고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우연이 아니다. 30년 전부터 일정한 방향으로 끊임없이 발전을 도모했던 일본이다. 모리야스 하지메(54) 일본 대표팀 감독은 아시아 최종예선 경질설에 휘말리면서 어수선한 분위기였지만, 끝내 준비했던 축구를 했다.

한국 축구는 16강에서 만족해서는 안 된다. 물론 이번에 거둔 16강이라는 성적은 주어진 상황과 환경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성과를 낸 것다. 박수받아 마땅하다.

이제 한국은 고개를 들어 AFC 2023 카타르 아시안컵, 더 멀리는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을 봐야 한다. 그리고 다시 강조하지만, K리그는 여기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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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탄천종합운동장, 정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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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도 "K리그를 많이 보라!"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이미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K리그 구단과 한국프로축구연맹 차원에서 더 파격적이고 화끈한 마케팅, 관중을 끌어모을 만한 아이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23시즌은 K리그가 개막 40주년이 되는 해다. "우리 지역에 사는 청년이 다른 동네 선수와 한판 붙는 거, 구경 가볼까?"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나들이 다녀오는 것도 좋다.

한국은 K리그 관심이 저조한 상황에서도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이유 모를 씁쓸함이 느껴지는 동시에, K리그에 대한 관심, 인프라와 유소년 투자가 지금보다 늘어난다면 대한민국 축구가 얼마나 더 강력해질지 기대도 되는 월드컵이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한민국 대표팀 명단

GK : 김승규(알 샤밥) 조현우(울산) 송범근(전북)

DF : 김민재(나폴리) 김영권(울산) 권경원(감바 오사카) 조유민(대전) 김문환(전북) 윤종규(FC서울) 김태환(울산) 김진수(전북) 홍철(대구) 박지수(김천상무)

MF : 정우영(알 사드) 손준호(산둥) 백승호(전북) 황인범(올림피아코스) 이재성(마인츠) 권창훈(김천상무)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이강인(마요르카)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튼) 나상호(FC서울) 송민규(전북)

FW : 황의조(올림피아코스) 조규성(전북)

예비 명단 : 오현규(수원삼성)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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