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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사설]자주국방 넘어 미래전략 산업으로 도약하는 K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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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에 수출한 K2전차와 K9자주포 초도분(1차 수출물량)에 대한 현지 인수식은 K방산의 쾌거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엊그제 열린 행사에서 폴란드 대통령과 부총리 등 정부 고위관계자들은 수도 바르샤바에서 차량으로 4시간 걸리는 북부 해군기지까지 한달음에 달려와 한국산 무기의 도착을 대대적으로 환영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폴란드가 느끼는 위기감과 한국산 무기에 대한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겠지만 수입 무기의 도착 행사에 군 통수권자까지 참석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폴란드에 대한 대규모 무기 수출은 윤석열 정부 ‘세일즈 외교’의 첫 결실이다. 국내 방산업체들은 정부 지원에 힘입어 올 들어 폴란드 정부와 K2전차 1000대, K9자주포 672문, FA-50 경공격기 48대 등 국산 명품 무기들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1차계약만 120억달러, 후속 군수지원 등 전체 물량을 포함하면 400억달러에 달한다. 나토 회원국에 대한 첫 무기 수출이라는 점에서 K방산의 기술력과 지원 서비스가 세계 정상급임을 과시한 셈이다.

K방산은 ‘폴란드 잭팟’을 바탕으로 연내 수출 200억 달러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방산 수출 9위 수준인 한국은 올 들어 연달아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면서 미국 러시아 등 세계 방산 강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CNN이 지난달 “한국은 2012∼2016년 1%이던 (세계 방산시장) 점유율을 최근 5년간 2.8%로 늘리면서 가장 큰 증가폭을 보이는 등 방산 4강으로 향하고 있다”고 보도한 건 이런 배경에서다.

신냉전시대에 방산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 없다. 북한이 전례없는 빈도로 무력도발을 이어가며 국가 안보를 위협하고 있는 이때, K방산의 도약은 북한의 도발 의지를 약화시키는 카드가 될 수 있다. 또한 수출 엔진이 빠르게 식고 있는 상황에서 효자 품목 노릇까지 톡톡히 하며 경제에 숨통을 터주고 있는 건 고무적인 일이다. 안보와 경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K방산을 자주국방을 넘어 미래 첨단 전략산업으로 키워야 한다. 반도체, 조선 등 다른 주력산업처럼 신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규제 혁파와 대대적인 지원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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