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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강릉서 개회식 주요 행사 열리자… 평창 “보이콧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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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평창 “이름만 공동 개회” 반발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개회식을 치르는 방식을 놓고 이 대회 개최지인 강릉시와 평창군 간에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은 2024년 1월 19일부터 2월 1일까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주무대였던 평창·강릉·정선과 횡성 등 네 곳에서 열린다. 지난 1일 이 대회 조직위원회는 개회식을 강릉의 스피드스케이팅장과 평창의 평창돔 등 두 곳에서 나눠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강릉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펼쳐졌던 곳으로 8000석 규모다. 평창돔은 1999 동계아시안게임과 2013 동계스페셜올림픽 개회식 장소로 활용됐으며 3600석을 갖추고 있다.

조선일보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개회식을 치르는 방식을 놓고 개최 도시인 강릉시와 평창군이 갈등을 빚고 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위 사진)과 평창돔(아래 사진) 등 두 곳에서 개회식을 나눠 열기로 했지만 평창군과 군의회 등이 반발하며 대회 보이콧까지 선언했다. /강릉시, 평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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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정에 대해 평창군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선수단 입장과 개회 선언 등 개회식 주요 일정 대부분이 강릉에서 치러지고 평창에서는 일부 문화 행사만 열리게 돼 있다는 게 반발의 이유였다. 평창군은 “이름만 공동 개회식”이라고 했다.

강릉시와 평창군은 동계청소년올림픽의 핵심 행사인 개회식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평창군은 평창돔을, 강릉시는 아이스아레나와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하키센터 등 3곳을 개회식 후보지로 내세웠다. 강릉은 경기장과 선수촌 등이 밀집해 있어 편리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평창은 평창 동계올림픽 주개최지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평창군은 개회식을 유치하기 위해 60억원을 들여 평창돔 시설을 개선하는 공사를 하고 있다. 유일하게 올림픽 전담팀을 만들었다.

평창군 관계자는 “평창군의 열정과 노력을 모두 무시한 조직위원회의 결정에 큰 실망감을 느낀다”면서 “대회 보이콧은 물론 청소년올림픽 TF 등 전담 조직도 폐지하고 대회 홍보 및 대회 운영 지원 중지 등 모든 행정적 지원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평창군의회와 평창 지역 시민사회단체도 이에 가세하고 있다. 평창군의회는 “동계청소년대회와 관련한 행사의 전면 보이콧, 예산 의결 거부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평창군번영회 등 240개 단체는 지난 5일 성명을 내고 “대회 보이콧은 물론 대회 운영이 불가능하도록 모든 수단,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했다.

동계청소년올림픽 준비의 주도권을 둘러싼 평창과 강릉의 경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조직위 사무소 이전을 놓고도 갈등을 빚었다. 애초 조직위는 서울 광화문에 있던 조직위 사무소를 강릉으로 옮기기로 했다가 평창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바람에 사무소를 평창 알펜시아리조트로 옮겼다.

강릉시는 조직위의 결정을 환영하고 있다. 강릉시 관계자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빙상 경기 개최 도시인 강릉에서 다시 한번 올림픽 성화가 타오를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주요 시설에 대한 철저한 준비는 물론이고 강원도 및 개최 도시와 협력해 성공적으로 대회가 운영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평창 지역의 반발에 대해 조직위는 안전성과 접근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을 했다는 입장이다. 선수단 대부분이 강릉의 강릉원주대 기숙사를 사용하고 있어 평창돔까지 이동이 사실상 힘들다는 것이다. 하지만 평창 지역 반발이 큰 만큼 조직위가 절충안을 찾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직위 관계자는 8일 “시설 규모 등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요구를 고려한 최선의 결정”이라면서도 “개회식 문화 행사의 규모를 확대하는 등 평창군과 절충안을 찾아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IOC가 주최하는 동계청소년올림픽은 전 세계 15~18세 청소년들이 참가해 쇼트트랙 등 15종목에서 메달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2024년 대회엔 70여 나라 2500여 선수단과 임원이 참가할 예정이다.

[정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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