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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빨간 2층버스 타고 대전 시내 구석구석을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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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BUS데이, 대전여행]〈7·끝〉

관광용으로 사랑받는 2층버스

자동차전용도로 이용해 시간 정확… 2층 높이에서 바라보는 풍경 매력

카페거리 있는 대전역 동광장 등 경유지마다 볼거리-먹을거리 풍성

11월부터 대전에 등장한 2층 버스가 운송 수단은 물론이고 관광용으로도 사랑받고 있다. 이 버스의 이름은 ‘2층 전기저상버스’로 대전역에서 출발해 정부세종청사∼오송역 사이 급행간선버스(BRT) 구간인 B1노선을 운행한다. 이 노선은 전국 시내버스 노선 중 이용객 순위가 2,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승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 교통약자 배려하는 친환경 2층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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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부터 대전역∼세종시∼오송역 구간에 도입된 2층 전기저상버스. 대전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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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이외의 전국 대도시에서 2층 버스가 도입된 것은 대전이 처음이다. 높이 4m, 길이 13m로 버스 전체가 빨간색이어서 멀리서도 쉽게 눈에 띈다. BRT 전용 노선으로 주행하기 때문에 출발과 도착 시간도 전철처럼 정확하다.

출입구에 계단이 없고 자동리프트가 작동돼 휠체어나 유모차가 자유롭게 오르내릴 수 있다. 버스 안에는 휠체어 2대를 동시에 고정할 수 있는 별도 공간도 마련돼 있어 교통약자, 장애인들의 이동권 확보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좌석 수도 종전 41석의 좌석버스에 비해 71석(1층 12석, 2층 59석)으로 30석 늘었다.

이 버스를 이용하려면 사전에 운행시간을 챙겨 보는 게 좋다. B1노선에 투입되는 버스는 모두 22대. 이 중 현재 2층 버스는 2대여서 하루 20여 차례 운행한다. 오송역에서 대전역까지의 운행 소요시간은 72분. 따라서 1시간 남짓에 1대씩 운행된다. 요금은 오송역∼대전역은 2300원, 대전∼세종은 2000원이다. 일반교통카드를 사용하면 된다. 정부세종청사의 경우 남측·북측 정류장 모두 정차한다.

● 운송 수단을 넘어 관광용으로 제격

버스를 타고 2층에 올라 주변을 바라보면 똑같은 풍광도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 영국 런던을 찾은 관광객들이 도심에서 버스를 탈 때 꼭 2층에 앉는 이유다.

대전과 오송을 오가는 2층 버스도 런던의 버스처럼 2층 맨 앞자리가 명당이다. 앉자마자 시야가 확 트이며 주변 풍광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다. 대전과 세종 도심의 빌딩 숲은 물론이고, 세종시를 벗어나 오송역까지 가는 길에 펼쳐지는 시골 풍경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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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역 중앙시장 전경. 다양한 볼거리 먹을거리가 즐비하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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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버스로 가장 여행하기 좋은 곳은 대전역 주변인데, 소제동 카페거리가 있는 대전역 동광장이 가볼 만하다. 최근 새롭게 문을 연 카페촌에서 취향에 맞는 차와 음식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대전역 옆과 맞은편에 있는 역전시장과 중앙시장은 중부권 최대 전통시장이다. ‘없는 것 빼놓고 다 있다’는 중앙시장에는 20여 개 순대집이 좌판을 펼치고 성업 중이다. 50년 역사의 풀빵, 기름 없이 구워내는 호떡, 각종 튀김 가게 등이 즐비하다.

한의약거리와 인쇄거리 주변에는 노포도 많다. 1960년대에 개업한 신도칼국수, 군부독재시절 운동권 학생들의 시국토론장이었던 별난집의 두부두루치기와 녹두지짐, 한밭식당 등은 예나 지금이나 사랑받는 곳이다. 이 주변 곳곳에서는 마치 1970년대로 되돌아간 듯 레코드 가게와 오래된 갤러리, 골동품 가게 등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감상할 수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대전 2층 전기저상버스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여행”이라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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