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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김만배, 남욱에 “여기 있으면 다 죽는다… 수사확대 前 미국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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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 남욱 잇단 회유 정황

金, 작년 9월 南 출국직전 대화

南귀국 후에도 계속 접촉 시도

불편한 南, 검찰에 “金 경고 좀”

조선일보

김만배, 남욱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씨가 작년 10월 남욱(천화동인 4호 소유주) 변호사를 상대로 입막음을 시도해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의혹 등을 은폐하려 했다는 정황을 서울중앙지검이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8일 전해졌다. 작년 10월은 대장동 사건의 초기 수사가 진행되던 때였다.

작년 10월 18일 미국에서 귀국한 남욱씨는 인천공항에서 체포돼 검찰 수사를 받았다. 당시는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가 누구인지를 놓고 각종 의혹이 제기되던 때였다.

남욱씨 진술에 따르면, 김만배씨는 남씨가 귀국하기 직전에 카카오톡 보이스톡으로 전화를 걸어 수사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하면서 ‘그거(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얘기하면 형(김만배)은 죽는다’ ‘최소 유동규 기소 후에 들어와라. 좋은 건 김만배 기소 후에 들어와’라고 회유했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한배를 탔다’ ‘네(남욱)가 천화동인 1호는 내 것이라고 얘기해줘라’는 얘기도 했다고 한다. 남씨는 김씨와 통화한 내용을 적은 자필 메모를 검찰에 제출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의 회유 정황은 남씨가 귀국한 이후에도 있었다. 남씨는 작년 10월 20일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검사에게 “김만배가 모 변호사를 통해 저를 보자고 계속 연락한다. (김만배에게) 경고를 해주시면 좋겠다”고 요청했다고 한다. 김씨 측 변호사가 남씨 측근을 통해 남씨와 만남을 타진했다는 것이다.

남씨는 검찰에 “정말 불편하고 곤란한 상황”이라며 “오해를 사고 싶은 생각도 없고 말을 맞추고 싶지도 않다”고 했다고 한다. 당시 수사팀은 해당 변호사를 한 차례 불러 조사하는 선에서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대장동 분양대행업자 이모씨가 검찰에 제출한 녹음 파일에는 남욱씨가 작년 9월 미국으로 출국하기 직전 “김만배가 ‘수사가 확대될 수 있으니 일단 미국으로 나가라’고 했다. 여기(한국) 있으면 다 죽는다고 하더라”며 “(대장동 일당의 동업자인) 정재창이 도피 자금으로 20억원을 마련해줬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2014~2015년 남씨의 부탁으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방선거 및 대장동 로비 명목으로 현금 42억5000만원을 조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법조계에선 “김씨가 천화동인 1호의 실제 지분 구조를 감추기 위해 남씨를 회유하려 한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지난 7월 사실상 재수사를 시작한 현재 수사팀은 김씨가 자신의 대장동 사업 지분 49%의 절반인 24.5%(천화동인 1호 지분)를 정진상(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용(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씨 몫으로 배분했고, 공동 사업비를 제외하고 428억원을 지급하기로 최종 약속했다고 결론을 내린 상태다. 반면 김씨는 여전히 천화동인 1호가 자기 소유라고 주장한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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