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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손흥민, 남조선 주장선수"···北, '한국-브라질' 16강 무편집 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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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그동안 한국이 월드컵 본선 진출한 사실까지 감춰오던 북한이 이례적으로 한국과 브라질의 16강전을 편집없이 녹화 중계했다.'마스크 투혼'을 펼친 한국 축구 대표팀의 주장 손흥민을 처음으로 언급해 눈길을 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7일 밤 한국 국가대표팀이 전날 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치른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인 브라질을 만나 1-4로 완패한 경기를 녹화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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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한국팀을 국명이 아닌 '한개팀'이라고만 언급하고 한국팀 출전 경기는 아예 중계하지 않았다. 다른 나라 경기 관중석의 태극기나 현대자동차 광고까지 가릴 정도였다. 그러나 이번 한국-브라질전은 100분에 달하는 경기를 거의 무편집으로 내보내고 현대차 광고도 편집하지 않았다.

중앙TV 아나운서는 중계에 앞서 "남조선팀을 보면 문지기 1번 김승규, 방어선 3번 김진수 19번 김영권 4번 김민재 15번 김문환, 중간지대 11번 황희찬 6번 황인범 5번 정우영 10번 리재성, 공격선 7번 손흥민 주장선수 9번 조규성 선수를 배치했다"고 소개했다.

손흥민이 브라질 대표팀 주장인 티아구 실바 등과 악수하고 대화하는 장면도 그대로 내보냈다.

북한이 한국 출전 경기 중계나 한국 스포츠 선수들을 조명하는 건 극히 이례적이다. 특히 지금까지 손흥민에 대해서는 그가 독일 프로축구 함부르크 소속이던 2012년 9월 도르트문트를 상대할 때 경기를 방영하며 '흥민'을 빼고 '손'이라고만 부른 게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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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TV는 본격적인 중계에 들어서도 손흥민을 비롯한 한국 선수의 커리어와 움직임을 적대적 표현 없이 비교적 중립적으로 전달했다.

아나운서는 "(손흥민은) 팀의 주장인데 나이는 30살이고 키는 183㎝다. 토트넘 홋스퍼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며 "107차례 국제 경기에 참가한 전적을 가지고 있는데 2010년 국제경기에 처음으로 진출했고, 월드컵 경기대회 경기들에는 9차례 참가했다. 그 경기들에서 3개의 득점을 했다"고 말했다.

후반전 중계에서도 "공격수 7번 손흥민 선수가 앞선에서의 활약이 좋은데 지금 이 경기에서는 브라질팀의 방어수들이 손흥민 선수에게 철저한 방어를 하기 때문에 자기 경기 율동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며 관심을 드러냈다.

전반 13분 브라질의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가 페널티킥으로 추가 골을 넣는 장면을 묘사할 땐 "남조선팀의 김승규 문지기가 방향 판단을 잘하지 못했다"며 "네이마르 선수의 높은 득점 감각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황희찬에 대해서는 "남조선팀에서 불의적인 차넣기를 시도해보았지만 문지기가 잘 막아냈다. 남조선팀의 중간방어수 11번 황희찬 선수의 차기였다"며 "황희찬 선수는 나이가 26살이고 키는 177㎝다. 국제경기에 50차례 참가한 전적이 있는데 2016년에 국제경기에 처음으로 참가했다. 월드컵경기대회 경기들에는 4차례 참가했다. 그중 1개 득점을 한 선수"라고 전했다. 이어 "4건이나 실점 당한 남조선팀이 연속 공격을 들이대고 있지만 브라질팀 방어에 부딪혀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전반전 중계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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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에서는 한국 대표팀의 유일한 골을 터뜨린 백승호의 슛 장면을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다시 보여주기도 했다. 중앙TV는 지상파 3사(KBS·MBC·SBS)가 국제축구연맹(FIFA)에 양도한 한반도 중계권을 지원받아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녹화중계하고 있다.

김민혁 기자 mineg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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