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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국방과 무기

30년전 소련 정찰기, 지금의 러 본토 때리다…우크라 드론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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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러시아 본토의 군사시설을 잇달아 타격한 무인기(드론)가 우크라이나에서 옛 소련 시절 생산된 무인정찰기를 자체 개조한 것이라고 7일(현지시간) 미국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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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제 무인정찰기 Tu-141 스트리스(Strizh). 위키피디아 캡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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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는 이날 이번 작전 내용에 밝은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러시아의 군 비행장 2곳을 타격한 드론이 옛 소련제 무인정찰기 Tu-141 스트리스(Strizh)의 개조판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5일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각각 약 480㎞, 720㎞ 떨어진 내륙 도시 랴잔과 엥겔스에 위치한 군 비행장 두 곳이 옛 소련제 드론을 이용한 공습을 받았다고 밝혔다.

TU-141은 과거 소련이 방공망을 피해 서방 국가들을 정찰하기 위해 개발한 기종이다. 지난 1979년 당시 소련 내에 있던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의 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해 1989년까지 100대 이상이 생산됐다. 동체 길이 14.33m, 날개폭 3.88m에 시속 약 965㎞의 속도로 날 수 있어 탐지와 격추도 쉽지 않다고 평가된다.

빠른 속도로 나는 무인정찰기에서 카메라를 제거하고, 폭발물을 추가할 경우 일종의 순항미사일이 만들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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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러시아 정부는 최근 3번의 공격 모두 우크라이나군의 소행이라고 발표했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공식적인 인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러시아군이 이미 본토를 방어하는 방공망에 허점을 드러낸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이런 드론 공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영국 국방부는 “이번 피격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병력 방어에 있어 전략적으로 가장 큰 실패 중 하나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포브스는 “수호이(Su)-24 전폭기를 동원한 러시아 영토 내 타격은 격추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Tu-141은 명백한 대체품으로 보인다”며 “남은 수량은 명확하지 않지만, 러시아 본토 깊은 곳에 있는 군사시설이나 전략 목표물에 대한 공격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퇴역한 지 30년이 넘은 무인정찰기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의 공격은 서방의 무기 지원과도 관련이 없다. 폴리티코는 “우크라이나가 지난 몇 달간 서방에 장거리 미사일과 드론을 요청했지만, 러시아 본토 타격에 활용할 것을 우려하여 지원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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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시간) 수도 모스크바에서 화상으로 국가안보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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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7일 수도 모스크바에서 화상으로 열린 러시아 인권이사회 연례회의에 참석해 “핵전쟁의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우리는 그런 무기(핵무기)를 억지 수단으로 간주한다”면서도 “러시아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영토와 동맹을 방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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