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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AI상담의 진화 … 이젠 콜센터도 구독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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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대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인공지능(AI) 기반 콘택트센터(Contact Center)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게도 속속 다가가고 있다.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모든 인프라스트럭처를 직접 구축할 필요 없이 월·연 단위로 구독료만 지급하면 콘택트센터를 도입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 사업에 너나할 것 없이 뛰어들면서다. 특히 응대 이력을 통한 통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필요한 상품을 추천하는 개인화 마케팅까지 사업 확장성이 무궁무진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LG CNS는 8일 클라우드 기반 구독형 콘택트센터(CCaaS)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AICC(AI콘택트센터)는 말 그대로 AI 상담사가 콜센터 업무를 수행하는 솔루션이다. 이전까지 음성 상담 내용을 텍스트로 변환해 그 내용을 요약하고 상담사에게 최적의 답변을 추천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AI 보이스봇이 상담사 대신 직접 고객을 응대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초거대 AI 등장과 음성 합성(TTS) 기술의 고도화 덕분이다.

기업 고객이 AICC를 직접 구축하려면 통신 장비부터 서버, 네트워크, 상담 애플리케이션까지 다양한 인프라와 시스템을 필요로 했다. 많게는 수억 원에 달하는 구축 비용이 소요되는 이유다. 하지만 클라우드 기반 AICC 솔루션을 사용할 경우 별도 인프라 없이 구독료만 내면 된다. 이에 초기 구축 비용이 부담스러웠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 역시 AICC를 도입할 수 있는 문턱이 낮아졌다는 평가다. LG CNS는 이미 금융·제조 분야에서 다양한 AICC 사업을 수행한 바 있다. 금융권에 도입된 AICC의 경우 보이스봇이 입출금, 대출상품 추천, 고객 정보 변경 같은 간단한 업무를 상담사 대신 수행하고 있다. LG CNS는 AICC 고도화를 위한 제휴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최근 전 세계 콘택트센터 솔루션 1위 기업인 미국 제네시스와 AICC 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KT 역시 이달에 CCaaS 솔루션 '에이센 클라우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구독형 콘택트센터 구축을 원하는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이 전용 포털에서 전문상담사와 보이스봇을 계약하고 상담 시나리오를 설정할 수 있다. 병원, 학원, 보험, 쇼핑몰을 비롯한 주요 업종을 우선 타깃으로 템플릿을 제공한다. AI 보이스봇이 간단한 문의나 예약, 주문 업무를 대신 수행하고 복잡한 업무는 전문 상담사에게 연결하는 구조다. 가령 홈쇼핑 기업을 위한 AICC의 경우 고객이 실시간 방송 중인 의류 상품의 색상과 사이즈를 말하면 AI가 재고 상황을 파악한 다음 품절일 경우 예약 주문을 위해 전문 상담사를 연결해 줄 수 있는 수준이다. 최준기 KT AI빅데이터사업본부장은 "보이스봇이 이미 적용된 KT 고객센터는 상담 시간이 10% 증가해 상담 품질 자체가 개선됐다"며 "에이센 클라우드를 통해 기존 구축형 대비 30%가량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향후 에이센 클라우드에 자사 초거대 AI '믿음'을 접목해 단순 규칙(rule) 기반의 대화를 넘어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말하는 보이스봇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역시 내년 상반기에 클라우드 기반 구독형 콘택트센터를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소상공인을 위한 일종의 '초소형 AI 고객센터' 솔루션도 클라우드 기반으로 속속 상용화되고 있다. KT는 지난해 10월 자영업자 특화 서비스 'AI 통화비서'를 출시했다. 특히 AI가 통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예약 가능 여부를 판단하고 매장 직원의 개입 없이 예약을 확정하는 기능이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까지 약 4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LG유플러스(U+) 역시 이르면 내년 2월 소상공인 특화 콜봇 플랫폼 '우리가게 AI'를 선보일 예정이다. 고객이 가게로 전화를 걸면 영업시간, 위치·주차 여부 같은 내용을 AI가 대신 응대하는 서비스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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