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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확률형 아이템, 드디어 법으로 규제되나…9일 문체위서 논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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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위, 9일 오전 법안소위 열고 확률형 아이템 관련 법안 5건 일제히 논의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 '컴플리트 가챠' 금지 등 관련 법안 안건 올라

법안 통과 가능성 높은 가운데 게임업계는 '자율규제'로 충분하다는 입장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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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부터 논의됐지만 긴 시간 국회에서 잠자고 있던 확률형 아이템 규제 법안들이 드디어 국회에서 심사대에 올랐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상임위원회 통과가 유력한 가운데 게임업계는 법안 통과가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8일 국회에 따르면 오는 9일 열리는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예술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는 확률형 아이템 규제 내용을 담은 게임법 개정안 5건이 논의된다.

이 중 3건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확률 공개를 법제화하는 내용이다. 현재 확률형아이템에 대한 확률 공개 자율규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를 법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해당 법안은 각각 유정주·전용기·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공통적으로 위반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 등을 명시했다.

지난 2020년부터 확률형 아이템으로 말미암은 게임사들의 여러 문제점들이 드러나며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를 법적으로 의무화해야 한다는 논의가 본격화되기 시작했고, 그 해 12월 이상헌 의원이 이 같은 내용을 축으로 한 게임법 전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하지만 이듬해 2월 법안소위에 처음 상정된 이후 현재까지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지난 2월 공청회가 열렸지만 뚜렷한 진전은 없었고 어느덧 법안이 발의된지 2년의 시간이 흘렀다.

이후 이상헌 의원실에서 지난 8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표시의무를 게임사들에게 부과한 게임법 일부개정안을 재차 발의했다. 확률형 아이템 관련 문제가 시급한 만큼 게임법 전부개정안에서 관련 부분만 별도로 발의한 성격이 강하다. 해당 법안 역시 이번 법안소위의 심사 대상이다.

국회에서는 관련 법안 통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워낙 오래 전부터 논의돼 온 법안인 데다가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법제화에 대한 의지를 나타낸 바 있기 때문이다. 개별 법안이 각각 통과되기보다는 이들 내용이 병합 심사된 대안이 전체회의에 상정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변수는 있다. 당초 지난 7일에 예정됐던 법안소위가 전병극 문체부 차관의 카타르 출장 일정으로 인해 9일로 미뤄지면서 소위에서 법안을 논의할 시간이 충분치 않게 된 탓이다. 전체회의가 9일 오후 2시로 잡혔는데, 그 이전까지 소위에서 법안 논의를 끝내야 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이날 소위에서는 문화재청 법안 관련 심사를 우선 하기로 돼 있어 자칫 게임법 관련 논의를 할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컴플리트 가챠'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도 이날 함께 논의된다. 컴플리트 가챠란 뽑기에서 나오는 여러 아이템을 모아 또 다른 아이템을 완성하는 형태의 확률형 아이템으로 소위 '이중 뽑기'라고 불리기도 한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3월 컴플리트 가챠 상품의 판매 금지를 골자로 하는 게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에 따르면 만일 해당 유형의 상품 판매가 적발됐을 경우 이로 인해 얻은 이익의 3배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한다.

이외 문화체육관광부에 이용자 권익 보호를 위한 게임물이용자권익보호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하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의 게임법 개정안도 심사대에 오른다. 하태경 의원은 최근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조작 의혹 등으로 이용자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 등을 예로 들며, 이용자 보호를 위한 기구를 문체부와 게임제작업체·게임배급업체 산하에 두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장기간 논의되던 확률형 아이템 관련 법들이 통과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은 현재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를 축으로 한 자율규제를 통해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자체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개정안대로 법제화될 경우 확률 공개가 자율에서 강제로 바뀌는 데다가, 기존보다 확률 공개 범위가 넓어진다는 점에서 게임업계는 지속적으로 법제화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GSOK가 지난 5일 국회에 제출한 의견서에도 법제화에 대한 비판적 의견이 나타난다. GSOK는 의견서를 통해 "이미 국내 사업자, 특히 게임산업협회 회원사의 거의 100%는 자율규제 기준에 따라 확률을 공개하는데, 만일 법적 규제를 도입하는 경우 처벌 가능성이 없는 해외 사업자는 준수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국내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이 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결과적으로 대형 사업자보다는 중소 사업자에게 부담이 돼 게임산업 발전을 저해할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우려에도 국회에서는 이번 기회에 확률형 아이템 공개를 법제화해 게임사들의 변화를 적극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회 한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와 관련해 게임사들에게 기회를 줬지만 오히려 그 기간 동안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 대중들로부터 더욱 큰 비난을 받아 왔다"라며 "이번 기회에 게임업계가 정말로 반성을 해야 한다고 본다"라고 꼬집었다.
아주경제=윤선훈 기자 chakrell@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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