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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바이든 보고 있나?"…전투기 띄워 시진핑 특별의전한 사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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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시진핑 中국가주석, 7~9일 사우디 순방…

사우디, 시 주석 전용기 에스코트하며 환대…

바이든 방문 당시 냉랭했던 분위기와 상반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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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 시각) 사우디 아라비아 리야드 상공으로 사우디 공군 전투기들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전용기를 호위하기 위해 비행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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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가 공군 전투기를 띄워 자국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에스코트하는 등 특별 의전으로 환대했다. 지난 7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사우디 순방 당시 냉랭했던 모습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8일 중국 관영매체인 인민일보·중앙TV(CCTV), 미 CNN 등에 따르면 전날 시 주석이 탑승한 전용기가 사우디 영공에 진입하자 사우디 왕립 공군 전투기 4대가 에워싸며 호위했다. 시 주석의 전용기가 사우디 수도 리야드 상공에 다다랐을 때는 의전 호위기 '사우디 호크' 6대가 동반 비행하며 사우디 국기를 상징하는 녹색과 흰색 연기를 내뿜었다. 시 주석이 전용기에서 내리자 의전 호위기는 중국의 오성홍기를 상징하는 붉은색과 노란색 연기를 내뿜으며 환영했다.

리야드의 킹 칼리드 국제공항에는 지역수장인 파이살 빈 반다르 알 사우드 왕자와 외교장관인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왕자 등을 비롯한 주요 왕실 인사와 고위 당국자들이 나와 시 주석을 영접했다. 리야드 도심 도로 곳곳에는 중국 국기가 내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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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문을 기념해 전투기 편대가 중국 오성홍기를 상징하는 붉은색과 노란색 연기를 내뿜으며 비행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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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의 사우디 방문은 지난 2016년 1월 이후 6년여 만이다. 시 주석은 오는 9일까지 사우디에 머물며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등과 회담할 예정이다. 또 중국·아랍 정상회의와 중국·걸프협력회의(GCC) 콘퍼런스에도 참석한다.

시 주석은 도착과 함께 발표한 서면 연설에서 "중국과 사우디는 수교 후 32년간 실질적인 협력을 지속하면서 상호 신뢰관계가 더욱 공고해졌다"며 "양국의 관계를 비롯해 공통 관심사인 국제·지역 문제 등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하겠다"고 밝혔다.

외교가에선 수개월 전부터 시 주석이 중동의 맹주인 사우디를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사우디는 중동 유일의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이자 GCC 좌장국이다. 지난 80년간 미국의 강력한 우방이었지만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양국 관계가 틀어진 만큼 중국이 빈틈을 노리기에 최적의 국가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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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칼리드 국제공항에 도착해 리야드 주지사 파이살 빈 반다르 왕자 등의 영접을 받고 있다. 사우디를 국빈 방문한 시 주석은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하며 제1회 중-아랍 정상회의와 중국·걸프협력이사회(GC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2022.12.08. 리야드=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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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칼리드 국제공항에 도착해 환영나온 리야드 주지사인 파이살 빈 반다르 왕자와 악수하고 있다. 사우디를 국빈 방문한 시 주석은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하며 제1회 중-아랍 정상회의와 중국·걸프협력이사회(GC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2022.12.08. 리야드=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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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며 에너지 위기에 직면하자 지난 7월 사우디를 방문해 관계 회복을 시도했지만 큰 성과 없이 돌아갔다. 당시 바이든과 빈 살만 왕세자는 어색한 표정으로 악수가 아닌 주먹 인사를 한 뒤 회담을 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미국에 증산 약속을 하지 않았으며, 바이든이 주도하는 대러 제재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치지 않았다.

이번 시 주석의 사우디 순방은 바이든의 빈손 귀국 후 5개월 만으로, 어떤 외교 성과로 이어질 지에 국제사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우디 국영 SPA통신은 시 주석 방문기간 양국이 1100억리얄(39조6000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석유·가스 등 에너지 분야 외에 사우디의 초대형 건설 프로젝트인 '네옴시티' 관련 협약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갈등 관계에 있는 중국과 사우디의 밀착 행보에 바이든 행정부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CNN은 "시 주석에 대한 사우디의 극진한 대접은 바이든 대통령 방문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며 "이번 시 주석의 방문은 중국과 사우디의 관계가 깊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사우디는 미국의 지원에만 계속 의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미 깨달았다"며 "세계 여러 국가와 관계를 발전시키려는 움직임을 되돌리긴 어려워 보인다"고 CNN은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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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15일(현지시간) 제다 왕궁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만나 주먹인사를 나누고 있다. (C)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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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우디 방문에 대해 백악관은 중국의 영향력 확대 시도가 국제질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우리는 중국이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것을 눈여겨 보고 있다"면서 "중동은 확실히 그들의 영향력 수준을 심화시키고 싶은 지역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중국이 추구하려는 많은 것들과 추구하는 방식이 국제 규칙에 기반한 질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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