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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코로나' 풀린 中, 실제 PCR 검사는 여전...식당 한산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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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데이터 불신, 감염에 대한 공포 여전…

'위드 코로나' 전환 위해 넘을 과제로]

머니투데이

[베이징=AP/뉴시스] 7일 중국 베이징에서 주민들이 의료폐기물이라고 표시된 노란색 쓰레기봉투가 쌓인 거리를 지나가고 있다. 중국 국무원이 코로나19 규제 완화책으로 10개 조치를 발표하면서 앞으로 고위험 지역이 아니면 지역 간 이동에 제한받지 않고 무증상 감염자와 경증 환자는 원칙적으로 자가격리가 허용되는 등 '제로 코로나'가 '위드 코로나'로 바뀔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22.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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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을 폐기하면서 유전자증폭(PCR) 검사소들이 대거 철수하고 교통부가 여행자들의 PCR 검사 관련 요구를 제거하는 등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3년간 생활의 일부가 된 PCR 검사와 음성 확인 절차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8일 신경보에 따르면 중국 교통운수부는 고위험지역 내 방역과 여객 운영 중단, 지역 간 이동 시 PCR 검사 음성 증명 요구 사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여객 터미널 및 교통수단에서 코로나19 방역 업무지침'을 발표했다.

여행지가 코로나19 고위험지역이라도 해도 해당 지역에 진입하거나 그곳에서 빠져나와 다른 도시로 이동할 때 코로나19 관련 아무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지침이다. 전날 국무부가 발표한 10개 조치의 하나로 등장한 것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제로 코로나의 폐해 중 하나가 중국 내 여행 산업 붕괴와 내수 침체였던 걸 감안하면 관련 산업 부활과 내수 활성화 의지가 담겼다는 평가다. 가장 먼저 반긴 곳은 지방정부들이다. 후난성 장자제 쌍즈현 량가오우 서기는 "돈이 있든 없든 춘제(설 연휴)는 집에서 보내자"며 "외지에서 일한 출향인들이 춘제 때 고향으로 돌아가는 걸 환영한다"고 밝혔다.

춘제나 국경절 등 연휴 기간 중 귀향하거나 여행을 최대한 억제하던 것과는 딴판이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고위험지역으로 가거나 고위험지역으로부터 들어오려는 귀성객, 여행객들의 개인 건강 QR 코드에 별도 팝업창을 띄워 식당이나 슈퍼마켓 같은 최소한의 생활시설조차 이용을 제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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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번화가 타이구리 입구에 설치된 PCR 음성 확인 QR코드. 전날 국무원의 10개 조치에도 버젓이 48시간 음성 확인을 요구했다./사진=김지산 특파원


전날 국무원 발표 직후 트립닷컴(중국명 셰청) 등 온라인 여행 플랫폼에서는 춘제 기간 항공편 순간 검색량이 160% 폭증하기도 했다.

일찌감치 '위드 코로나'를 선택한 나라들을 분석하며 중국 실정에 맞는 위드 코로나 방향을 모색하는 기사도 등장했다. 중화망은 한국과 영국, 미국, 싱가포르, 호주, 베트남 등 6개 나라 사례를 소개했다. 미국은 팬데믹 초기 시민들이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고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지방정부들이 통제를 놓고 사분오열한 결과 백신 접종 등 대비 없이 대규모 사망자를 양산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달리 나머지 나라들은 통제와 접종을 병행한 끝에 성공적으로 위드 코로나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80세 이상 노인 인구들에 대해 접종률을 높여야 한다고 연일 호소하는 것과 맥이 닿는 부분이다.

제로 코로나가 순식간에 폐기되자 인민들은 오히려 스스로 행동에 제약을 두는 모습이다. 해열제와 항생제, 기침약을 구하기 위해 약국마다 입구에는 줄이 길게 늘어선 반면 영업을 재개한 식당들은 한산하다. 48~72시간 PCR 검사 후 음성 확인 조건이 사라지면서 곳곳에 감염자가 넘쳐날 거라는 우려 때문이다.

PCR 검사 결과를 요구하는 곳들도 여전하다. 대부분 식당과 슈퍼마켓은 물론 일반 상점들도 마찬가지다. 국무원은 전날 10개 조치를 발표하며 병원이나 학교 등 특수장소를 제외하고 더 이상 PCR 음성 증명서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다. 국무원은 조치의 강제성을 부여하기 위해 "모든 지역은 이를 정확하게 구현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지방정부가 별도 지침을 내놓으면서 체감 효과는 미미하다. 베이징시만 해도 식당과 실내 헬스클럽 등은 48시간 PCR 검사 결과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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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타이구리 내 명품 거리. 두 브랜드 매장이 나란히 붙어 있지만 왼쪽은 기존 스캔 용지를 없앤 반면 다른 한쪽은 여전히 QR코드를 붙인 채 PCR 검사 결과를 요구하고 있다./사진=김지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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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거라고는 얼마 전까지 감염자를 범죄자 다루듯 격리 시설로 보내고 감염자 거주 지역을 무자비하게 봉쇄하면서 생긴 공포심이 제거되는 정도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보건 당국의 감염자 데이터를 믿지 않는다. 보건 당국은 전날(7일) 중국 전역 신규 감염자가 2만1165명(무증상자 1만7134명)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지난달 27일 4만52명에서 1만8887명 줄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변에서 코로나19 감염자들이 속속 나오는 데다 자가 진단에서 양성이었음에도 PCR 검사 결과 음성으로 보고되는 사례까지 나오면서 데이터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다.

한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왕징의 경우 일부 식당들은 스스로 매장 영업을 재개하지 않고 배달 위주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 식당은 "매장 방문자들이 밀접 접촉자였는지, 잠복기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공지했다.

학교 현장도 마찬가지다. 국무원은 확진자가 없다면 정상적인 대면 수업해야 한다고 규정했음에도 대부분 초중고 학교들은 등교 고지를 않은 채 여전히 온라인 수업하고 있다.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할 때마다 목소리를 높이던 다수 학부모는 정부의 강력한 지침이 나왔음에도 과거와 달리 집단행동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가족 중 감염자 또는 의심 증상을 보이는 가정이 많은 데다, 그렇지 않은 가정이라도 학교에서 자녀가 감염될 가능성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익명의 한 학부모는 "주변에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집들이 많은 상황에서 PCR 검사 의무화마저 폐기되면서 학교야말로 안심할 수 없는 곳이 됐다"고 말했다.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s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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