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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위메이드, 블록체인 사업 타격 불가피…P2E 게임업계도 '초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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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사업 위주이기에 영향 없다고 공언했지만 실제로는 타격 있을듯

거래량 급감하는데다가 신뢰도에도 적신호 켜지면서 블록체인 생태계 확장 전략 '악영향'

국내 다른 P2E 게임업체들도 '초조'…'크립토 윈터' 속 엎친 데 덮친 격

위메이드, 위믹스 해외 거래소 상장 공언했지만 분위기는 좋지 않아

아주경제


위메이드의 암호화폐 위믹스가 8일 오후 3시부로 국내 주요 4개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상장폐지(거래지원 중단)됐다. 위메이드의 전체적인 블록체인 사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위메이드는 이번 결정으로 사업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추가 거래소 상장 등을 계획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위믹스는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4개 거래소에서 거래가 종료됐다. 코인마켓캡 등에 따르면 위믹스의 전체 거래량 중 이들 거래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90% 이상에 달한다. 이에 이번 상장폐지로 인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위메이드는 이번 사태가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주장한다. 블록체인 사업의 중심축이 해외이고, 위믹스 플랫폼에 온보딩된 P2E 게임(돈 버는 게임)들도 해외에서만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 거래소 상장폐지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위믹스 기반 블록체인 플랫폼 사업 확장 등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 위믹스는 그간 위믹스 토큰(코인)을 유동화나 차입에 사용해 자금을 마련하고, 이를 위믹스 플랫폼에 온보딩될 게임사나 위믹스 생태계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위믹스 코인 가격이 폭락한 데다가,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의 코인 매매도 중단되면서 기존과 같은 방식의 자금 마련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위믹스의 떨어진 신뢰 역시 향후 성장성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위메이드는 그간 블록체인 생태계 확장을 위해 국내외 여러 기업에 투자를 단행했고,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올해 들어서도 독자 메인넷인 '위믹스3.0' 출시를 필두로 스테이블 코인 '위믹스달러', 탈중앙금융 서비스 '위믹스파이' 등을 연이어 선보였다.

심지어 가처분 인용 여부가 결정되는 날에도 두 건의 업무협약 체결 소식을 발표했을 정도였다. 지난 11월 마이크로소프트(MS), 신한자산운용, 키움증권으로부터 660억원(약 46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상장폐지 결정으로 전체적인 위믹스의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업계에서는 향후 위믹스 관련 파트너십을 맺거나 위믹스 플랫폼에 최대한 많은 게임을 온보딩하려는 전략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온보딩을 적극 고려하던 게임사들도 위믹스의 불확실성을 보면서 실제로 손잡는 것을 망설일 수 있지 않겠느냐"라며 "이전만큼 활발하게 확장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P2E 게임 사업을 하고 있는 국내 다른 업체들은 이번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주요 게임사 중에서는 넷마블·컴투스홀딩스·카카오게임즈·네오위즈 등이 이에 해당한다. 가뜩이나 전체적인 코인 시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사태까지 터지면서 시장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소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특히 P2E 게임에 힘을 줬던 소규모 게임사들은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주요 게임사 한 관계자는 "물론 당장은 시장이 위축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본다"라면서도 "블록체인이 게임에 가져다 주는 긍정적인 변화에 대한 믿음은 여전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봄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당초 계획했던 로드맵 하에서 관련 사업을 착실히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P2E 게임에 사활을 건 중소 게임사들은 보다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분위기다. 힌 중소 게임사 관계자는 "가뜩이나 '크립토 윈터'인 상황에서 그야말로 희망이 한풀 더 꺾인 느낌"이라며 "그 동안 쏟아부은 비용이 있으니 사업을 철회하기도 어렵고 그저 시간이 지나 상황이 다시 호전되기를 바라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위메이드는 위믹스를 새로운 거래소에 상장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한다. 위믹스 팀은 "4개 거래소 이외의 국내 거래소에서 위믹스 거래를 지원할 수 있도록 준비 중에 있으며, 동시에 새로운 해외 거래소의 상장을 추진 중에 있다"라고 언급했다. 현재 위믹스를 거래 가능한 해외 거래소로는 비트포렉스, 게이트아이오 등이 있다. 향후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등 대형 해외 거래소에 위믹스를 상장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문제는 해외 거래소들도 위믹스 상장폐지 이후 하나둘 대응을 취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해외 대형 거래소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오케이엑스(OKX)는 이날 현물거래·마진거래 마켓과 무기한 선물 계약에서 위믹스를 상장폐지한다고 공지했다. 이곳은 위믹스의 마진거래를 지원하는 사실상 유일한 거래소이기도 했다.

또 다른 해외 대형 거래소인 후오비와 MEXC도 위믹스 거래창에 '투자 경고'를 띄웠다. 후오비는 "위믹스는 위험성이 높은 블록체인 자산임을 감안, 정보를 충분히 숙지한 후 투자하기를 바란다"라고 언급했다. 앞서 해외 거래소 중 한 곳인 바이비트 역시 "위믹스가 '바이비트 가상자산 관리 규칙을 만족하지 못했다"며 상장폐지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아주경제=윤선훈 기자 chakrell@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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