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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진단 규제완화에 분주해진 목동·노원 재건축… “속도는 나겠지만 효과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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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안전진단 절차를 대폭 완화하면서 초기 단계에 있는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 속도를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재건축 추진 단지가 몰려있는 목동·노원 일대가 대표적인 수혜지로 꼽힌다.

그러나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가 재건축 활성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신축 공사비가 3.3㎡당 900만원을 넘기면서 조합의 비용 부담이 커진데다, 경기 침체로 매수심리가 얼어붙은 탓에 청약 흥행을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8일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구조안전성 비중을 현행 50%에서 30%로 낮추기로 했다. 적정성 검토가 필요한 ‘조건부 재건축’ 해당 점수는 30~55점에서 45~55점으로 조정해 범위를 좁혔고, 적정성 검토도 지방자치단체 요청 시에만 예외적으로 실행되도록 했다. 개선안은 이미 안전진단을 수행하고 있는 단지에도 소급적용하기로 했다.

◇ 재건축 멈춘 목동·노원 등 노후단지 수혜 기대

업계에서는 바뀐 제도가 현재 안전진단을 수행하고 있는 단지 모두에 적용된다는 점을 반기고 있다. 지난 11월 정부 발표 당시 업계에서는 소급적용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사업 추진 여부를 고심했는데, 이번 발표를 통해 관련한 리스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조선비즈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 1단지 전경./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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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적정성 검토를 앞두고 소급적용 여부를 지켜보던 단지들은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총 14개 단지로 구성된 2만6629가구 규모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는 이번 개선안의 수혜를 가장 크게 입을 곳으로 꼽힌다. 이곳 14개 단지 모두가 안전진단을 추진했고, 9·11단지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목동의 한 정비사업 관계자는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 중 안전진단 통과한 단지들은 적정성 검토를 진행하고 있거나 진행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바뀐 안전진단 점수 기준이 적정성 검토를 추진하고 있는 단지에도 소급적용되니 사업 추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사업 초기 단계의 단지가 많은 노원구 일대에서도 개선안을 반기는 분위기다. 노원구에서는 상계주공 1~16단지·하계장미·상계미도·중계주공 등 현재 40여개 단지에서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다. 이 중 적정성 검토를 접수한 단지는 상계주공 1단지와 상계주공 6단지, 상계한양, 하계장미 등 4곳이다. 나머지는 예비안전진단 혹은 안전진단을 추진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사업 초기 단계인 송파구 올림픽선수촌과 강남구 압구정현대아파트 등도 속도를 낼 환경이 조성됐다.

‘노원구 바른 재개발·재건축 연대’(노바재연) 관계자는 “현행 기준으로는 적정성 검토 통과 확률이 10%를 넘기 어려웠는데 바뀐 기준으로는 80~90%정도는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적정성 검토에서 탈락했던 태릉우성 등 단지도 다시 재건축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여 단지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다.

◇ 공사비·금리 부담 여전해 효과는 미지수

그러나 일각에서는 재건축에 속도가 붙더라도 실제로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는 곳이 얼마나 될지는 예상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원자잿값 상승으로 분양가가 오르는 가운데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가 유지되면서 조합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원자잿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신축 아파트 공사비가 3.3㎡당 900만원을 넘긴 단지도 나오고 있다. 3.3㎡당 공사비를 922만5000원으로 책정한 동대문구 용두1-6구역 재개발조합이 그 사례다. 종전 최고액이었던 서울 서초동 아남아파트(166가구) 재건축 사업의 3.3㎡당 875만원을 넘어선 수준이다.

경기 침체로 매수심리가 차갑게 식고 있는 점도 우려할 부분이다. 최근 분양에 나선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과 장위자이 레디언트(장위4구역 재개발)의 경우 규모와 브랜드면에서 올해 최고 기대주로 뽑혔던 단지였지만, 청약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올림픽파크포레온과 장위자이의 1순위 당해지역 청약에서 각각 3.69대1, 3.13대1의 경쟁률 기록하면서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안전진단 완화는 조합에게는 희소식이지만 속도가 빨라진다고 해서 사업성이 좋아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요즘 같은 부동산 침체기에는 일반분양 물량이 많이 나오더라도 청약 흥행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안전진단이 완화돼도 금리인상과 원자잿값 상승으로 조합의 비용 부담이 늘어 재건축의 사업성이 예전만 못한다”면서 “최근 저조한 청약경쟁률에서도 볼 수 있듯 안전진단 완화로 시장 상황이 크게 변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 전문가 “저해요인 여전… 재초환·분상제 추가완화 필요”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한제(분상제)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재초환)를 대폭 완화해 재건축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추가로 없애야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두 제도 모두 사업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탓에 ‘규제 끝판왕’으로 불린다.

정부는 앞서 분상제와 재초환 개선안을 차례로 내놨다. 분양가 상한제의 경우 기존에 반영되지 않았던 주거이전비나 영업손실보상비, 명도 소송비 등을 필수경비로 보고 분양가에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선했다. 재초환도 부담금 면제 구간을 1억원 이하로 넓히고, 부담금 산정기준을 조합설립인가일로 조정하는 등 혜택을 줬다. 그러나 두 제도의 폐지를 원했던 시장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안전진단 요건이 변경되더라도 재초환과 같은 재건축 저해요인이 여전해 추후 정책변화를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정부는 지금처럼 정책 변화가 바로 시장가격에 반영되지 않을 때 규제 요인들을 미리 조정해둬야 한다”고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안전진단 완화로 행정적 절차를 밟는 80년대 후반~90년대 준공된 아파트 단지가 많아지겠지만, 재건축의 최종 관문인 재초환 규제 완화가 뒤따라야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온정 기자(warmhear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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