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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2위 자리 놓고 韓 OTT 업계 ‘혈투’… ‘CJ+KT’ 티빙 vs ‘SKT+지상파’ 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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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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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계의 경쟁 구도가 바뀌고 있다. CJ ENM 계열의 티빙이 KT 계열의 시즌과 통합하면서 SK텔레콤과 지상파 연합군인 웨이브와의 2위 싸움이 고조되고 있다. OTT 스타트업 왓챠에 대한 LG유플러스의 인수 추진 가능성도 커지면서 국내 OTT 업계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8일 앱 정보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의 지난달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iOS+안드로이드)는 430만4961명을 기록했다. 이는 업계 1위 넷플릭스(1091만8772명)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숫자다. 티빙은 지난 8월까지 웨이브에 밀려 OTT 3위까지 내려갔지만, 오리지널 콘텐츠 인기에 시즌과의 합병 소식이 더해지면서 지난 9월부터 2위로 올라선 상태다.

지난 1일 티빙이 시즌 합병을 마무리하면서 웨이브와의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4일까지 주간 활성 이용자 수(WAU·iOS+안드로이드)는 264만16153명으로 웨이브(256만258명)를 크게 앞섰다. 시즌 이용자들이 티빙으로 대거 이동하면서 티빙의 2위 자리 굳히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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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 마련된 웨이브 홍보 부스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는 방문객들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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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은 다양한 프로모션을 앞세워 시즌 이용자를 흡수하고 있다. KT의 모바일 요금제와 부가 서비스로 시즌을 이용하던 이용자를 티빙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7만명에게 선착순으로 CU 모바일 상품권을 증정했다. 또 시즌의 주요 콘텐츠 700여편을 티빙에서 차례로 서비스하면서 콘텐츠 경쟁력도 높이고 있다. 티빙은 기존 시즌 이용자의 이탈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위 자리를 되찾기 위한 웨이브의 반격도 거세다. 웨이브는 지상파와 연합을 강화하는 동시에 국내외 사업자와도 콘텐츠 협력을 펼치고 있다. 일본 1위 통신사업자인 NTT도코모와 협력해 콘텐츠 공동 제작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10월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고 전용 프로그램관을 통해 카카오TV 인기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또 글로벌 OTT HBO맥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독점 제공하는 등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OTT 스타트업 왓챠도 승부수를 던졌다. 왓챠는 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콘텐츠 투자가 늘어나면서 지난 2020년 왓챠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고 매년 영업적자가 늘어나면서 재무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5월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추진했지만 투자 유치에 결국 실패했고, 현재 사업 매각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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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 사용 화면. /왓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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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는 LG유플러스와 매각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가 400억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해 왓챠 대주주에 오르는 게 유력하게 거론된다. 업계는 왓챠가 LG유플러스에 인수될 경우 미디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인터넷TV(IPTV) 기반 키즈 서비스인 ‘아이들나라’를 OTT로 전환하는 등 미디어 경쟁력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왓챠 관계자는 “(LG유플러스 인수와 관련해)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다”라고 했다.

한편 콘텐츠 확보를 위한 업체 간 투자 경쟁은 고조되면서 OTT 업계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콘텐츠 서비스를 늘려야 하는 만큼 안정적인 수익보다는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를 위한 투자가 더 클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국내 3대(티빙·웨이브·왓챠)의 OTT 업체의 영업손실은 1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규모는 5배 넘게 늘었다. 업계는 올해 영업손실 규모가 20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적자 상황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OTT 업계 관계자는 “적자 행진에도 사업을 재편하거나 매각하지 않고 버티는 업체가 최종 승자가 되는 치킨게임이 시작됐다”라며 “대기업 중심으로 OTT 업계가 재편된 만큼 출혈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커졌다”라고 했다.

윤진우 기자(jiin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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