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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윤시윤 "모자란것 감추고 싶었던 적도…배우로 더 나아가야해"(종합) [N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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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윤시윤/민영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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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윤시윤이 김대건 신부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 '탄생'으로 돌아왔다. 그는 큰 도전이기도 한 '탄생' 출연과 연기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며, 관객들을 대하는 마음과 배우로서 가진 겸손한 자세에 대해서도 고백했다.

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탄생'(감독 박흥식) 관련 인터뷰가 진행됐다. '탄생'은 조선 근대의 길을 열어젖힌 개척자 청년 김대건의 위대한 여정을 그린 대서사 모험으로, 바다와 육지를 넘나들었던 모험가이자 리더, 역사를 바꿀 수 있었던 선구자였던 김대건의 진취적인 면모와 성 안드레아로의 탄생과 안타까운 순교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 11월30일 개봉해 상영 중이다.

윤시윤은 '탄생'에서 김대건 역을 맡아 17세부터 20대 중반 순교 때까지의 모습을 연기했다. 호기심 많고 학구적인 청년이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조선 최초의 신부로 성장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렸을 뿐만 아니라, 영화의 30~40% 분량을 외국어로도 연기했다. 코로나19로 해외 로케이션이 어려웠던 만큼 외국 장면은 블루 스크린에서 촬영하는 등 쉽지 않은 도전을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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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인터뷰에서 윤시윤은 김대건 신부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에 출연한 소감부터 밝혔다. 그는 "일단 배우가 실존 인물 연기할 수 있는 건 영광"이라며 "저는 기독교이기도 한데 대한민국 역사적 인물 중에 그런 인물을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영광"이라고 고백했다. 또 그는 "청년인 종교인을 연기할 수 있다는 것도 얼마 남지 않은 기회인데 제 입장에서는 로또와 같았다"고도 털어놨다.

'탄생' 출연은 영광이라고 했지만, 부담감도 있었다. 윤시윤은 "처음엔 그렇게 감사하고 벅찼다, 이 영화가 정말 많은 사람이 기다리고 있고 염원하던 작품이었구나 했다"고 감격했다. 이어 그는 "교황님도 이 영화를 만들어줘서 감사하다고 했는데 이 영화를 만들어줘서 감사하고 기다렸다 했을 때 그때서야 너무 부담됐다"고 토로했다.

'탄생'은 로마 교황청 시사회를 진행해 화제를 모았다. 이에 대해 윤시윤은 "바티칸에서 말 그대로 교황님, 전세계 추기경님들 모아서 회의하던 곳이 있다"며 "그곳은 일반인들에게 공개한 적이 없는데 그 회의실에서 시사회를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영화를 보시고 이탈리아 축구에서 보는 리액션을 보여주셨는데 역시 이탈리아 리액션이더라"며 "축구선수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또 윤시윤은 라틴어와 불어, 중국어 등 4개 국어를 구사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프랑스어가 그렇게 많이 나올 줄 몰랐다"면서도 "하지만 저한테는 너무 사실 감사하고 복된 도전이었다, 감당할 수만 있다면 의미있는 도전이었다"고 감사히 여겼다. 이어 "배우는 데는 한달 정도 걸렸고 현실적으로 그 단어 뜻을 알고 연기할 수 없었다"며 "한글화돼 있는 발음을 연습해서 통째로 외웠다"고 고백했다. 또 그는 "설산에서 입이 부르튼 장면이 있는데 실제로 분장을 한 게 아니다"라며 언어 연습을 위해 입술까지 부르텄던 사연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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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시윤은 '청년 김대건'의 모습을 어떻게 표현하고 싶었을까. 그는 "역사적으로는 새로운 세상을 개척했던 인물을 영웅시한다"며 "유교 중심이던 당시 새로운 세상으로 바꿔나간 개척자이자 꿈꾸는 사람으로 봤다, 자료를 보면 (김대건은) 아편전쟁이나 국제 정세에 대해 정확하게 짚어내셨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인물로서 이해했고 그런 사람으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연기를 위해 노력한 점에 대해 "출판된 관련 서적은 다 봤다, 어린이 김대건부터 만화 김대건까지 많은 사람들이 표현하고 그려낸 그림을 많이 볼수록 교집합점이 생긴 김대건에 가깝게 그릴 수 있었다"고도 설명했다.

안성기의 열연에 대해서도 회상했다. 안성기는 극 중 신학생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고 유학길을 돕는 리더십 있는 수석 역관 유진길 역을 맡았다. 최근 그는 혈액암 투병 소식이 전해져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안성기는 '탄생' 촬영 당시에도 혈액암을 투병 중이었지만 이를 현장에 알리지 않고 열연, 연기에 대한 열정을 보여줬다. 이에 대해 윤시윤은 "안성기 선생님은 배우로서의 꿈 같은 분"이라며 "안성기 선생님을 따라하고 싶어서 부던히 노력하며 살았다, 그런 배우가 되고 싶은 게 꿈이고 소망인데 드디어 만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손주처럼 장난치고 싶었는데 아쉬웠다"며 "(편찮으신) 그 와중에도 저한테 말을 걸어주셨다"고 털어놨다. 또 그는 "선생님과 많은 얘길 하고 싶었는데 아쉽다"면서도 "선생님께서도 작품을 보셨을 텐데 '선생님을 롤모델로 하고 있는 작은 배우가 이렇게 열심히 했습니다'라는 이 메시지를 꼭 전달해드리고 싶다"고 바랐다.

윤시윤은 촬영 당시 안성기의 혈액암 투병 사실을 몰랐다며 현장 에피소드도 돌이켰다. 그는 "선생님께서 촬영 세팅 때문에 고개를 숙이시고 말도 안 되는 불편한 자세로 서 계셔야 할 때가 있었다"며 "5~10분 동안 움직이지 않으시고 계셔야 했는데 젊은 배우들 중에서도 그렇게 하면 난리난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그분의 발톱의 때도 안 되지만 저 역시도 예민하고 잠을 못 잤을 때 '내거 찍어야 하는데 배려가 없냐'고 합리적으로 불만을 제기한 적도 있다"며 "안성기 선배님도 그렇게 하시는데"라며 반성했다. 그러면서 "선생님께서 고개가 좀 심할 정도로 접혀있었다"며 "카메라를 세팅하고 있는데 편찮으신데도 그 자세로 잡아주고 계시더라"면서 "절대로 함부로 롤모델 삼으면 안 되는 분이시구나 했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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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시윤은 지난 2014년 개봉작인 '백프로' 이후 8년 만에 영화를 선보이게 됐다. 관객들과 오랜만에 만나게 된 데 대해 그는 "반갑다"며 "저한테 기회를 주셨으면서도 냉정한 심판자이시기도 하신데 거쳐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조금씩 그런 테스트를 통과하다 보면 어느날 신뢰를 받는 배우가 돼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아직까지 극장에서의 저라는 사람은 나아가야 할 게 많다"며 "인정받았다기 보다 평가란 걸 통해서 영화인이 될 것인지 아닌지 관문도 남아있다"고 자평했다.

또 윤시윤은 인터뷰 내내 겸손한 발언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자신의 터닝포인트 중 하나를 군대로 꼽으며 "이전에도 '1박2일'에서 얘기한 적이 있는데 '재능 없이 준비되지 않은 배우가 큰 사랑을 받았고 모자란 것이 들킬까봐, 내가 얼마나 아마추어 같은 사람인지 들킬까봐, 운 때문에 '제빵왕 김탁구'가 잘 됐다는 걸 들킬까봐 지키고 싶었다'고 한 적이 있다"며 "군대라는 걸 다녀오고 나서 그 모든 것이 과정이고 경험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 잃어도 진짜 잃는 게 아니라 앞으로 가는 과정 중 하나라 생각하게 됐다"고도 말했다.

윤시윤은 지난 2010년 방송된 KBS 2TV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와 최근 종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현재는 아름다워'를 필모그래피에서의 주요 작품으로 꼽기도 했다. 그는 "태어나서 결혼하고 죽고 이런 것들에서 사람들이 공감하고 깨달음도 갖는다"며 "이걸 보편적으로 이해하는 게 주말드라마인데 친숙하게 풀어가는 주말극은 정말 아름다운 장르구나 했다"고 애정을 보였다. 또 그는 자신의 원동력에 대해 "어른들을 위한 배우가 돼야겠다는 것이 원동력"이라며 "제 작품의 대부분은 어른들이 좋아하실 작품들"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지난 2009년 MBC '지붕뚫고 하이킥'으로 데뷔해 데뷔 14년 차를 맞이한 그다. 그는 자신만의 연기에 대해 "나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철학을 전했다. 이어 그는 "제가 꺼벙한 얼굴이 있다"며 "측근들은 그 표정 좀 짓지 말라고 하는데 저로부터 열심히 표현을 하다 보면 내가 아닌 누군가를 표현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건강한 연기를 하고 싶은 제 목표는 궁금한 배우"라며 "'저 사람이 뭘 보여줄까' 궁금해 하면 그게 최고의 배우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끊임없이 변화해야 하고 똑같은 생각하면 안 되고 고지식하면 안 되고 틀린 게 아니라 다르다 생각할 줄 아는 배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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