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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연간 경북 지역 23% 전력 생산’ 신한울 원전 1호기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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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울 1·2호기, 청송양수발전소 현장 취재

황주호 “양수발전, 재생에너지 늘리기 위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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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경북 울진 신한울 1호기 보조건물에서 기자단이 관람창을 통해 터빈룸을 보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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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서울에서 버스를 타고 4시간 걸려 도착한 경북 울진 한울원자력본부. 정문에서 미리 신청한 신원확인증을 발급받은 후 버스를 타고 한울 1발전소(한울 1·2호기), 2발전소(3·4호기), 3발전소(5·6호기)를 지나 신한울 1발전소(신한울 1·2호기) 사무동에 도착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상업 운전 준비를 마친 신한울 1호기(지난 7일 상업 운전 시행)와 운영 허가를 앞둔 신한울 2호기 일부를 산업통상자원부 출입기자단에 공개했다.

국내 27번째 원전인 신한울 1호기는 신형가압경수로(APR1400) 원전으로, 발전용량 1400㎿(메가와트), 설계수명은 60년이다. 신한울 1호기는 2010년 착공해 10년 만인 2020년 완공됐다. 지난해 7월 원자로에 핵연료를 채우는 ‘연료장전’을 하고, 올해 5월 임계에 성공했다. 임계는 핵분열로 생기는 중성자와 흡수되는 중성자 수가 비슷해 핵분열 연쇄반응이 멈추지 않고 유지되는 상태를 뜻한다. 핵분열을 하고 있는 원자로 격납건물은 방사능 관리 통제구역으로 통제되기 때문에 격납건물과 터빈건물 사이에 있는 보조건물로 들어가 창문을 통해 일부 시설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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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신한울 보조건물에 있는 주제어실 내부 모습.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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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본 곳은 주제어실(MCR·Main Control Room)이었다. 원전의 ‘두뇌’로 불리는 주제어실은 각종 기기의 상태 정보를 확인하며 기기를 운전, 제어하는 곳이다. 때문에 365일 24시간(3교대) 가동된다. 발전부장, 안전차장, 원자로·터빈·전력설비 운전원 등이 모니터가 5개씩 놓여 있는 책상에 앉아 주제어실 앞쪽 가운데에 있는 대형정보표시반(LDP·Large Display Panel, 각종 원전 기기들의 정보가 표시되는 대형 출력 장치) 등을 응시하고 있었다. 디지털방식이 고장나면 아날로그 방식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기도 왼편에 있었다. 홍승구 신한울 1발전소 기술실장은 “화재 등으로 주제어실에 상주가 불가능한 상황에는 아래층에서 원격조종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터빈 관람창으로 이동해 전력을 생산하는 터빈을 살펴봤다. 원자로와 연결된 증기발생기에서 나온 증기가 터빈 날개를 돌리면 터빈 끝에 연결된 발전기에서 전기가 만들어진다. 발전기 안의 전자석 원통이 터빈과 함께 돌며 음극과 양극이 계속 바뀌어 전류가 흐르는 것이다. 홍 실장은 “이 터빈룸에서 연간 경북 지역 전기소비량의 23% 규모인 1만424GWh(기가와트시)의 전력을 생산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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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파란색을 띠는 사용후핵연료저장조.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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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후핵연료저장조 관람창을 통해서는 사용후핵연료저장조(SFP)이 보였다. 이곳은 전기 생산을 위해 사용하고 난 핵연료를 보관하는 곳으로 붕산수(붕산은 핵연료와 만나 핵분열 반응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중성자를 붙잡는 역할을 함)가 가득 차 있어 핵분열을 억제하고 뜨거워진 연료를 냉각하는 역할을 한다. 신한울1호기의 사용후핵연료저장조는 약 20년 동안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가 저장될 수 있다. 열을 식힌 핵연료는 원전 내 ‘육상’ 건식저장소로 옮길 수 있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크고, 영구처분시설인 고준위 방폐물 최종 처분장은 지역 선정을 위한 논의도 되지 않은 상황이다. 사용후핵연료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원전 확대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한수원은 2028년 울진에 건식저장시설을 착공해 2031년 준공·운영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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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울 발전호 2호기 원자로 격납건물 안에 터빈발전기가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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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단은 신한울 1호기 보조건물에서 나와 신한울 2호기로 이동했다. 2호기는 연료장전을 하지 않은 상태여서 원자로 격납 건물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다. 돔형 격납 건물은 높이 76.66m, 너비 45.72m로, 곧 핵연료를 장전하게 되는 원자로와 원자로에서 만들어지는 열로 증기를 만드는 증기발생기의 모습도 일부 볼 수 있었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은색 환풍구처럼 생긴 네모난 모양의 수소제거설비(PAR·파)도 곳곳에 보였다. 파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발생한 것과 같은 수소 폭발을 막기 위해, 촉매인 백금을 이용해 수소를 제거해주는 설비다. 신한울 1·2호기에 각각 30기씩 설치돼 있었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정전으로 원자로 냉각시스템 작동이 멈췄고, 이는 뜨거워진 핵연료봉에서 발생한 수소가 폭발하는 사고로 이어졌다. 연료봉을 감싸고 있는 피복관의 소재인 지르코늄 합금은 1200도 이상에서 수증기와 만나면 수소를 만든다. 결국 원자로에 가득 찬 수소가 폭발하며 격납 건물을 무너뜨렸다.

신한울 1호기 운영허가 심사 과정에서 파의 성능과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원안위는 지난달 30일 제167회 회의에서 신한울 1호기 수소제거설비의 성능과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원자력연구원 실험·분석, 원자력안전기술원의 평가 결과 보고를 받고 관련 논의를 종결했다.

다음날인 6일에는 최근 에너지 저장 역할로 주목 받는 경북 청송군 청송양수발전소를 방문했다. 청송양수발전소는 설비용량 600㎿ 규모(300㎿ 2대)로, 청송호의 물을 상부댐인 노래호로 끌어올렸다가 전력거래소에서 급전 지시가 내려지면 하부댐으로 떨어뜨려 전력을 생산한다. 긴 터널모양의 지하발전소에는 2기의 육중한 발전기가 있었다. 발전기를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발전, 반시계방향으로 돌리면 양수가 된다. 상부댐과 하부댐의 낙차는 약 347m다. 하경철 청송양수발전소 기술부장은 “상부댐에 저장된 물이 관로를 통해 떨어져 수차를 때리면 수차와 함께 발전기가 분당 300회의 속도로 회전하면서 전기가 만들어지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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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양수발전소에서 관계자가 양수발전의 원리를 설명을 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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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양수발전소는 심야시간 전력수요가 적을 때 값싼 전력을 이용해 하부댐의 물을 상부댐에 양수하고, 수요가 커지는 낮 시기에 발전하는 방식으로 전력계통의 운용 효율을 높여왔다. 그러나 최근 신재생 에너지원이 확대됨에 따라 청송양수발전소의 주간시간(오전10시∼오후 5시) 펌핑횟수(하부댐의 물을 상부댐으로 보냄)는 2016년 424회에서 2021년 1383회로 5년간 약 3.3배 증가했다고 임형빈 청소양수발전소 수력기술부장이 설명했다. 김 부장은 “신재생에너지가 낮에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요즘에는 밤 뿐만 아니라 낮에도 양수를 한다”고 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도 이날 세종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청송양수발전소는 재생에너지를 늘리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설비”라며 “(날씨에 따른)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막아줄 수 있는 게 양수발전”이라고 말했다.

울진·청송/기민도 기자 ke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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