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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16-25에서 25-23까지, 페퍼저축은행의 터널에 조금씩 빛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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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 뒤 기뻐하는 페퍼저축은행ⓒ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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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을 상대로 1라운드는 참패, 2라운드는 한 세트를 따냈다. 3라운드는 어떨까?

지난 7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3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흥국생명이 페퍼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1(25-22, 25-20, 23-25, 14-25)로 꺾었다.

해당 결과로 페퍼저축은행은 개막 12연패, 시즌 최다 연패기록의 불명예를 안았다. 하지만 이번 경기는 '보는 맛'이 있는 패배였다.

경기는 공격에서 우위를 점했던 흥국생명에게 유리했지만 페퍼저축은행은 다른 의미로 알찼다.

페퍼저축은행과 흥국생명의 1라운드 대결은 지난 10월 25일, 개막전이었다.

1라운드 날짜를 감안하면 2라운드, 상당히 오랜 기간이 흐른 뒤에 만난 셈이다. 한 달이 훨씬 지나서야 네트를 마주했다.

1라운드 당시 페퍼저축은행은 흥국생명을 상대로 0-3 참패를 면치 못했다. 세트별 점수는 16-25, 16-25, 16-25로 접전이라고 부를 수 없는 일방적인 밀림이었다. 당시 니아 리드가 호흡을 맞춘지 얼마 되지 않았고 수비에서는 이한비가 리시브에 필사적으로 달려들었지만 혼자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시즌 개막 전, 에이스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구단은 학교폭력 논란으로 V-리그 활동이 중단된 이재영 영입 이슈를 뿌렸다.

그러나 팬들의 거센 항의와 더불어 여론 악화로 인해 사실상 없던 일이 되어버렸다.

해당 여파와 더불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업은 김형실 전 감독은 지난 달 29일, 사퇴의사를 밝히고 결국 사령탑 자리에서 물러났다. 현재 페퍼저축은행은 새로운 사령탑을 찾기 전까지 이경수 감독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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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저축은행 이경수 감독대행이 경기가 풀리지 않자 작전타임을 갖고 있다,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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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저축은행 니아리드가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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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의 사슬을 끊지 못한 것은 여전하다. 그러나 도로공사전부터 페퍼저축은행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창단 때부터 주전으로 꾸준히 나섰던 문슬기, 박경현을 과감하게 빼고 엔트리를 축소했다. 가용인원이 절대적으로 적은 페퍼저축은행으로서는 모험이었다. 그러나 프로선수가 부진한 경기력을 보인다면 문제가 달라진다.

페퍼저축은행은 도로공사를 상대로 1세트를 제외하고 매 세트 20점을 넘기며 시소 접전을 펼쳤다. 테스트가 어느정도 성공한 셈이다.

그리고 7일, 흥국생명을 상대로는 1세트부터 오히려 리드를 잡았다. 문슬기는 후위 수비를 맡았다. 공을 제대로 받은 니아 리드의 공격은 매서웠다. 옐레나, 김미연, 이주아의 블로킹 사이로 매끄럽게 공을 넣으며 막아설 틈을 주지 않았다. 심지어 20점에 먼저 진입하기까지 했다.

재밌는 사실은 4세트를 제외하면 최소 20점씩은 밀고 밀리는 게임이었고, 심지어 3세트는 가져오기까지 했는데 페퍼저축은행의 최고 득점은 두 자릿대 점수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니아 리드가 최고 9득점(공격성공률 28.57%)에 그쳤다.

객관적 득점지표만 뜯어보면 부진하기 짝이 없는데도 김연경-옐레나 쌍포가 불을 뿜은 흥국생명을 상대로 발전을 선보였다. 3세트는 1점차 턱끝 접전을 펼쳤을지언정 좀처럼 리드를 놓치지 않았다. 범실 수가 확 줄어든 것이 눈에 띄었다. 리베로 김해빈이 공을 열정적으로 쫓아다니며 코트에 한결 활기가 돈다.

다만 부상과 주전들의 체력 고갈로 인해 끝으로 갈수록 점점 밀리는 점이 아쉽다. 이 부분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안고 갈 문제점으로 보인다. 시즌 중간에 체력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시즌을 포기할 수는 없다. 부족한 체력을 어떤 전술로 메울지 귀추가 주목된다.

두 팀의 대진표가 특이한 탓에 2라운드 끝에 만났고, 3라운드 시작에 한번 더 만난다.

두 팀의 3라운드 경기는 오는 10일, 오후 4시에 치러진다. 장소는 인천 삼산체육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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