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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상위권 변별력 수학이 갈랐다…쉬운 국어에 ‘절대 기준’ 된 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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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불수능 여파에 올해 국어 난이도 대폭 낮아져

국어, 수학 간 표준점수 최고점 11점이나 차이

국어 만점도 수학 상위권에 뒤쳐져…교차지원 시 문과 속수무책

헤럴드경제

박정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위원장(왼쪽부터),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문영주 수능본부장문영주 수능본부장이 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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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도현정 기자]‘쉬운 국어’가 수험생 변별력 판별에 실패하면서 수학이 상위권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박정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위원장은 “국어영역의 경우 올해 6월 및 9월 모의평가나 작년 수능에 비해 쉬웠고, 수학영역의 경우 올해 6월·9월 모의평가나 작년 수능과 유사한 난이도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영어영역의 경우 1등급을 받은 수험생 비율이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 낮아졌지만 올해 6월 모의평가나 작년 수능보다는 높아졌다”고 전했다. “한국사 영역과 탐구영역, 제2외국어/한문영역의 난이도는 과목별로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작년 수능과 유사했다”고 설명했다.

전 영역 만점자는 총 3명이며 재학생이 2명, 재수생 1명이었다. 이 세 명은 모두 과학탐구영역을 선택했다.

채점 결과에서도 보이듯, 국어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이 134점으로 지난해 수능(149점)보다 15점이나 내려갔다. 표준점수 만점자 수 역시 371명으로, 지난해 수능(28명)보다 급증했다. 작년 수능보다 쉬운 수준이었다는 뜻이다.

반면 수학은 표준점수 최고점 145점으로, 지난해 수능(147점)과 큰 차이가 없었다. 수학 표준점수 만점자 수는 934명으로, 지난해 만점자 수(2702명)에 비해 크게 줄었다. 절대평가로 등급만 나오는 영어의 경우 44만55621명이 응시한 가운데 1등급 비율이 7.83%(3만4830명), 2등급은 18.67%(8만3064)였다. 작년 수능보다는 평이했지만 여전히 쉽지 않은 수준이었다는게 중론이다.

영어는 2등급 이내의 수험생이 지난해 27.9%(12만4271명)에서 올해 26.5%(11만7894명)으로 6377명 감소했다. 3등급 역시 지난해 53.1%(23만6390명)에서 올해 48.2%(21만4654명)으로 2만1736명이나 줄었다. 수시 합격 기준인 수능 최저 등급을 충족하지 못한 이들이 늘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눈에 띄는 대목은 국어와 수학간 표준점수 편차다. 지난해의 경우 국어와 수학 간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2점밖에 안 났지만, 올해는 11점으로 벌어졌다. 이는 국어가 지나치게 쉽고, 수학은 난이도를 유지한 덕에 절대적인 변별력 지수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평가원은 “국어는 작년에 불수능이라고 할 정도로 굉장히 난이도가 높았다는 의견이 많아서, 올해 이를 감안하고 적정 난이도를 찾으려 했으나 고난도 문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올해 특히 벌어진 국어, 수학간 난이도 차이는 문·이과 교차지원시 문과생들이 절대적으로 불리할 것이란 전망으로 이어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는 국어 만점을 받고도 수학 상위권에게 뒤쳐지는 결과가 나올 정도로 수학에 절대적으로 기울어진 수능”이라며 “역전이 불가능하고 문·이과 교차지원시 문과는 속수무책”이라 분석했다.

평가원은 정시 전형은 국어, 수학이 모두 반영되는 곳이 대부분이며, 과목 특성에 따라 영역 반영 비율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유불리를 섣불리 진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종로학원은 이과생 강세를 과학탐구영역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분석했다. 과탐 선택비율이 50.04%로 현 수능체제가 도입된 2005학년도 이래 문과생을 추월한 첫 수능인데다, 사탐은 지난해보다 어려웠지만 과탐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이과생 못잖게 졸업생(재수생) 강세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졸업생 응시자는 31.1%로 현 수능체제 도입 이래 최대이며, 표준점수 평균에서도 재학생보다 졸업생의 우세가 확인됐다. 표준점수 평균을 보면 국어영역에서 재학생은 96.5점, 졸업생은 109.7로 졸업생이 13.2점이나 높았다. 수학에서도 재학생 표준점수 평균은 96.8점, 졸업생은 109.1점으로 졸업생 강세가 여전했다.

진학사는 이과생의 상위권 대학 인문계열로의 교차지원은 예년에 비해서 감소할 가능성도 있으나 교차지원은 일정 수준에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선택과목 도입 2년차 이지만, 전년 입시결과를 토대로 지원전략을 수립하는데에는 아직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온라인 서비스 등을 활용해 지원자들의 지원 추세분석을 한 후 지원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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