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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김혜수도 인정한 성장…'슈룹' 유선호, 기특한 연기 모범생[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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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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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심언경기자] 학창 시절 우등생이었다더니, 과연 연기를 대하는 태도에서도 그의 과거를 짐작할 수 있었다. 성소수자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호르몬에 대한 책을 독파하고, 관련 논문까지 찾아봤단다. 마른 체형을 만들고자 그토록 좋아하는 웨이트 트레이닝도 쉬었다.

어느덧 6년 차 배우가 됐지만 어떤 작품이라도 정직하고 착실하게 임하고 있다. 어릴 적 학습 습관이 어디 가지 않은 셈이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유선호(20)는 “처음 대본을 봤을 때 접근조차 막막했지만 더 다가가서 공부했다. 최대한 느낀 대로 표현하려고 했다”며 tvN 드라마 ‘슈룹’과 함께한 1년을 되돌아봤다.

유선호는 극 중 성소수자라는 비밀을 간직한 초절정 꽃미남 계성대군 역을 맡았다. 인물과 가까워지고 싶었다는 그는 “최대한 다가가고 느껴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계성대군을 연기할 때 조금이라도 참고가 될 수 있을 것들을 공부하고 준비했다. 영화, 다큐멘터리도 봤고 논문도 찾아봤다”고 밝혔다.

오디션을 제안받았을 때부터 계성대군에게 마음이 갔다는 유선호는 “섬세한 감정 표현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당시만 해도 시놉시스도 못 보고 발췌된 대본만 본 거라서 캐릭터성이 짙은지 몰랐다. 그래도 장면에서 느껴지는 에너지가 분명히 있었다”고 회상했다.

스스로 ‘캐릭터를 이해하고 몰입하는 분들께 상처 주지 말자’고 다짐하며 캐릭터를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처음 대본봤을 때는 접근조차 막막했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최대한 느끼면서 거짓 없이 하자’였다. 성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호르몬에 대한 책까지 읽었다. 책을 읽어가면서 노트에 적었던 게 기억난다”고 말했다.

꽃단장을 마친 계성대군의 미모는 화제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뜨거웠던 반응에 유선호는 “계성대군이 아니라 공주라고 불려서 마음에 들었다”며 “테스트 촬영 때부터 여장을 했다. 메이크업을 할 때마다 거울 앞에 앉는데 되게 어색하더라. 평상시 꾸미고 다니는 편도 아니다.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어느 순간 적응이 되더라. 생각보다 더 여자 같아서 기분이 묘했다”고 전했다.

계성대군만의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체형에도 신경을 썼다는 전언이다. 유선호는 “너무 슬프게 웨이트 트레이닝은 안 했다. 원래 축구, 야구, 농구, 배드민턴 같은 것도 좋아하는데 유산소를 많이 했다. 일부러 근손실을 내려고 단백질도 안 챙겨 먹었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버텼나 모르겠다. 4㎏ 정도 뺐다”며 고개를 저었다.

유선호는 ‘진짜 나’를 찾기 위해 궁궐을 떠난 계성대군의 결말에 만족한다고 했다. “최고의 마무리라고 생각한다”고 평하며 “이제 계성대군이 마음 가는 대로 살 수 있지 않겠나. 궐에서는 숨겨야 했던 것을 숨기지 않고 살 수 있다. 행복하게 눈치 보지 않고 자기답게 살 것 같다”고 계성대군의 미래도 상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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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호는 이번 작품에서 중전 역의 김혜수와 모자로 호흡을 맞췄다. 그는 자신의 장점에 집중해준 김혜수에 대해 “스승님 같기도 하고 좋은 선배님인 것 같기도 하고 은인 같기도 하다”며 거듭 존경을 표했다. 그러면서 출궁을 앞둔 계성대군이 중전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어머니께 떠나겠다고 하는 신에서 정말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를 느꼈다. 최근 1년간 제일 크게 많이 울었던 것 같다. 앞에서 (김혜수) 선배님이 목소리가 안 나올 정도로 오열하시더라. 나도 리허설 때부터 펑펑 울었다. 촬영이 다 끝나고 선배님께서 ‘선호야, 너는 진실돼서 좋았어. 거짓 없이 해줘서 고마워’라고 해주셨다. 그게 내 목표이기도 했는데 알아봐 주시니까 너무 감사했다. 선배님이 내 성장에 나 만큼 기뻐하고 감동하셨다. 너무 감사했다. 내 인생에 이런 분을 만나볼 수 있을까 싶다.”

유선호는 도전을 자양분 삼아 배우로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언더커버’ 한승구), 금발의 고등학생 영혼(‘우수무당 가두심’ 현수)에 이어 성소수자 왕자까지, 주로 캐릭터가 명확한 인물을 연기했다. 모두 자신이 한 선택이었다고 해 그 이유를 궁금케 했다.

“앞으로 배우로 활동하는 동안 큰 힘이 될 것 같았다. 도전적인 마음이 큰 것 같다. 항상 내가 재밌어 보이는 것을 하고 싶다. 연기에 관심이 생기고 나서부터 캐릭터성이 짙은 인물에 흥미를 느꼈다. 해내고 나면 뿌듯하고 준비 과정도 재밌어서 그런 것 같다. 2023년에도 좋은 작품을 만나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가장 큰 목표다.”

향후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유선호에게 대선배들과 함께한 ‘슈룹’은 무엇보다 소중한 경험을 안겨준 작품이다. “나한테 21살은 처음부터 끝까지 ‘슈룹’이었다. 올해의 시작과 끝을 함께 했다. 내 모든 집중력을 ‘슈룹’에 쏟았다. 촬영장에서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많이 됐다. 그리고 많은 시청자들이 나의 21살을 함께 해주셔서 너무 의미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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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큐브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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