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인터뷰]'슈룹' 유선호 "계성대군 役 하고 싶어 어필, 여장 위해 체중도 뺐죠"

유선호/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헤럴드POP=김나율기자]유선호가 계성대군으로 성공적인 연기를 보여줄 수 있었던 건 확신이 있어서였다.

지난 4일 tvN '슈룹'(극본 박바라/연출 김형식)이 막을 내렸다. 유선호는 계성대군 역으로 분해 성 정체성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슈룹'이 초반 시청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었던 건, 계성대군이 간직한 비밀도 한몫했을 거다. 감정선을 잘 타야 하는 계성대군을 어떻게 소화했는지 유선호에게 직접 들어봤다.

최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유선호는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했고, 시원섭섭한 기분이 든다. 감독님께서 미팅하고 싶다고 하셔서 왕자들의 대본을 받았는데, 하루 만에 준비하기엔 역부족이라 마음에 드는 계성대군 역만 준비했다. 감독님께 지속해서 계성대군 역을 하고 싶다고 어필했다. 계성대군의 서사나 정체는 몰랐지만, 대본을 받았을 때 큰 힘이 느껴졌다"라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계성대군은 성 정체성을 깨닫는 인물이었다. "대본보다 시놉시스를 통해 정체성을 알게 되었다. 처음 알았을 때 잘 해낼 수 있을지 고민이면서도 흥미로웠다. 감독님께서는 처음에 저를 의성군이나 보검군 역을 두고 고민하셨던 것 같다. 선해 보이는 눈으로 악역을 연기하면 시청자들이 연민과 동정을 느낄 거라고 하셨다. 그래도 계성대군이 하고 싶더라. 최대한 계성대군에게 다가가고자 했고, 영화부터 논문까지 참고하며 여러 감정을 메모하고 공부했다."

유선호/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유선호의 여장은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줬다. 유선호는 테스트 촬영 때 여장한 것이 도움이 됐다며 "너무 색다르고 주변 반응도 재미있어서 신기했다. 사실 테스트 촬영 때는 운동할 때라 몸이 컸다. 제가 생각한 느낌과 달라서 감독님께 '체중을 빼볼까요'라고 귀띔했다. 운동을 좋아하지만, 근육을 뺐다. 최종 결과물을 봤을 때 제가 생각한 계성대군의 이미지에 다가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장을 해본 거 자체가 좋은 경험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극 초반부터 계성대군의 서사와 비밀이 밝혀져 부담도 있었을 터. "촬영할 때는 재미있게 최선을 다해서 연기하는 게 우선이었기에 잘 몰랐다. 그러나 첫 방송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부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슈룹'의 첫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첫 번째 에피소드였으니까. 제가 잘 해내지 못하면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보지 않을까 봐 걱정됐다. 그래도 대본을 볼 때부터 잘 될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생각보다 훨씬 잘 된 것 같아서 그저 감사할 뿐이다."

중전 역의 김혜수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70% 이상이 감정신이었다. 선배님과 연기하면서 너무나도 큰 에너지를 받았다. 저도 모르게 제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연기가 나올 때도 있더라. 제가 어떻게 연기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몰입한 순간도 있었다. 저를 보고 좋은 부분에 대해 많이 얘기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제가 준비해온 걸 존중해주시는 편이셨고, 한두 번씩 '난 이렇게 생각하는데 넌 어때?'라고 물어봐 주셨다.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고 말했다.

덕분에 김혜수와 호흡하며 소름 돋는 경험도 했단다. "극 중 화령이 계성대군에게 비녀를 건네는 장면이 있다. 대사 없이 감정으로만 표현해야 하는 신이라 걱정이었다. 선배님만 믿고 가고자 했고, 제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몰입하고 표현했다. 제 바스트 신을 딸 때 선배님께선 더 크게 감정을 전달해주시곤 했다. 에너지를 느끼라고 그러신 것 같아 감사했다. 신이 끝나고 선배님께서 '네가 방금 했던 게 진짜 연기다'라고 말씀해주실 때 소름 돋았다. 며칠 동안 그 여운에 빠져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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