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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사설] 신한울 1호 드디어 가동, 文 취소 천지·대진 원전도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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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7일 착공 12년 만에 본격 전력 생산에 들어간 신한울 1호기(사진 왼쪽).오른쪽의 2호기는 내년 9월 상업운전을 개시할 예정이다.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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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진의 신한울 1호기가 7일 상업 운전에 들어갔다. 착공 12년 만이다. 애초 2017년 가동 예정이었으나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때문에 5년 이상 지연됐다. 2호기는 내년 가을 가동 예정이다. 신한울 1호기는 대형 석탄발전소 두 기 규모인 1.4GW 발전 용량으로 국내 27번째 원전이다. 설계 수명은 60년으로 20년씩 두 번 운영허가 기간을 연장한다면 100년간 전력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지 조성까지 마무리됐던 신한울 3·4호기는 문 정부가 계획 자체를 취소시켰으나 윤석열 정부가 건설 재개를 결정했다. 다만 환경영향평가를 또 받아야 해 후년 착공 예정이다. 울산의 신고리 5·6호기는 2024~25년 완공된다.

국가 자해와 같은 탈원전 정책을 되돌릴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 세계가 에너지 확보에 나라의 명운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에너지가 없으면 경제가 무너지고 국민은 커다란 고통에 직면하게 된다. 원자력은 온실 가스 배출 적고, 싸고, 안전한 에너지다. 원전은 평소 2~3년 치 원료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어지간한 비상 사태에도 문제 없이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태양광·풍력도 원자력처럼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에 꼭 필요한 에너지다. 다만 우리는 좁은 국토 때문에 태양광·풍력 확충에 아주 불리한 여건이다. 미국 경우 최대 규모의 5개 태양광 단지 가운데 4곳이 사막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우리에겐 태양이 언제나 비치는 그런 빈 땅이 없다. 만일 신한울 1~4호기가 생산하게 될 전력을 태양광으로 조달하려면 서울 면적 90% 땅에 태양광을 빈틈없이 채워야 한다. 해상풍력도 바람 질이 좋지 않은 데다 바다 위 풍력 타워가 어업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여의치 않다. 우리로선 원자력만큼 경제적, 환경적이고 에너지 안보에 기여할 에너지원이 없는 것이다.

한수원 이사회는 2018년 6월 조작한 경제성보고서를 바탕으로 월성1호기의 영구 폐쇄를 결정하면서 경북 영덕과 강원 삼척의 천지원전·대진원전 단지 조성 계획도 취소시켰다. 천지·대진 단지에는 1.5GW 용량 각각 2기씩 모두 4기의 원전을 건설한다는 계획이었다. 천지원전은 부지 매수가 한창 진행되던 단계였다. 천지·대진 원전의 건설 계획도 부활시키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향후 전력공급의 3분의 1 이상을 담당하던 석탄화력 발전소를 모두 폐쇄하고 AI·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이 본격 궤도에 오를 경우 안정적 전력 공급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과학이나 미래 대비보다 정치 이념을 앞세웠던 문 정부의 꽉 막힌 시야에 다시 한번 혀를 차게 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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