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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野내부 “방탄 빼고 뭐했나” 임계점 치닫는 이재명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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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사당화 심해졌다” 비판 목소리 거세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둘러싼 당내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당 지도부가 ‘이재명 방탄’에 몰두해 사당(私黨)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이 대표가 차기 총선(2024년) 공천권을 내려놔야 한다는 주장까지 불거졌다. 비명(非明·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단적인 목소리가 분출하는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은 “정치 탄압”이라며 더욱 똘똘 뭉치는 분위기다.

민주당 내 비명계인 이원욱 의원은 7일 라디오에서 “현재 사법 리스크에 대한 당내 우려는 70~80도 수준”이라며 “임계점에 점점 다가오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는 “검찰이 정확한 증거들을 들이대지 못하니 우려가 70~80도 정도지만,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정치 탄압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시점이 되면 100도를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가 나오면 당내 불만이 끓어올라 이 대표의 직위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의 취임 100일에 대해선 “국민들이 생각할 때 ‘측근들 방탄 빼고 한 게 뭐 있지’라고 느끼지 않을까 싶다”며 “공정과 정의는 사라지고 정치 훌리건에 기대는 듯한 모습만 보이니 사당화가 매우 걱정된다”고 했다.

조선일보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는‘대장동 사건’핵심 인물 남욱 변호사에 대해“검찰이 연기 지도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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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연일 이 대표가 총선 공천권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박 전 장관은 이날 라디오에서 “국민들이 민주당은 뭔가 상당히 위기에 처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 대표가) 공천을 안 하겠다고 선언한다면 국민이 굉장히 감동할 것”이라고 했다. 한 초선 의원은 “이 대표가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장담할 사람이 어딨겠느냐. 다들 믿을 곳이 없으니 친명이든 비명이든 지역구 밭 갈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라고 했다. 친명(친이재명)계에서 시작된 ‘#나는 이재명 대표와 정치공동체다’ 페이스북 해시태그 캠페인에 민주당 의원 169명 중 단 2명만 참여한 것도 이런 당내 분위기를 보여주는 방증이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는 현 정부를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세청의 MBC 세무조사, 대통령실의 MBC 전용기 탑승 불허 등을 언급하며 “공포정치가 우리 사회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권력 남용하는 공포정치로 민주주의가 질식해가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 사법 리스크에 따른 당내 우려와 달리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은 똘똘 뭉치고 있다. 이날 이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엔 김용(구속) 전 민주연구원장 명의로 작성된 옥중 서신이 공개됐다. “정적을 죽이고 야당을 파괴하려는 세력에 맞서 국민을 살리고 국민을 지키는 민주당, 대표를 중심으로 흔들리지 않는 당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서 주시길 부탁드린다” “당당히 맞서서 승리하겠다”는 내용이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김 전 부원장을 응원하겠다며 ‘손 편지 쓰기’ ‘응원 셀카 찍기’ 등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조기 귀국설이 나오는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개딸들은 온라인에 ‘이재명을 친 건 이낙연’이란 카드뉴스를 퍼나르고, 친이낙연계 의원들에게 문자 폭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이 전 대표와 가까운 윤영찬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문제의 카드뉴스 제작자에 대해 법적 조치를 하기로 했다”며 “수박(비명계를 비난하는 은어)과 같은 표현을 하지 말아 달라는 경고가 거듭 있었지만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주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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