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禮)란 일의 이치[事理]를 말한다. 주희처럼 예법에 한정되는 개념이 아니다. 그래서 공자는 지례(知禮)라는 말을 쓴다. 이는 사리를 안다는 뜻이다.
공자는 인(仁)이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愛人]이라고 했다. 임금이 신하를 사랑하고 신하가 임금을 사랑한다는 말인데 임금이 신하를 예로 대하는 것[禮待]이 인(仁)이고 신하가 임금에게 예를 다하는 것[盡忠]이 인이다.
각종 범죄 의혹으로 전천후 압박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취임 100일 메시지로 “가장 이재명다운 길을 걷겠다”고 말했다. 공식 기자회견은 취소한 채 내놓은 메시지치고는 생뚱맞기 그지없다. 지난 대선 때 이재명 후보가 내세웠던 구호 “나를 위해 이재명”이 떠오른다.
이재명다움이란 과연 어떤 것인가? 이재명의 다움[德]은 무엇인가? 아마 그 당 지지자들도 이에 대해서는 뭐라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예(禮)의 측면에서도 이 대표가 대선 후보가 되고 나서, 혹은 당대표가 되고 나서 지금 제기된 의혹들이 터져 나왔다면 그나마 ‘정치 보복’ 운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오래전, 그것도 같은 당 대선 후보에 의해 제기된 의혹들이 수사를 받는 과정을 두고서 그런 말을 한다면 그것은 비례(非禮), 즉 일의 이치상 맞지 않는 주장이다.
과문해서인지 몰라도 이재명 삶에서 자기를 희생해 남을 위한 행적은 눈에 띄지 않는다. 자기를 위해 남을 희생시킨 행적은 수두룩하다. 비인(非仁)이다. 이재명다움은 몰라도 ‘이재명스럽다’는 말은 회자된 지 오래다.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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