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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美-TSMC '반도체 동맹'… 셈법 복잡한 삼성 [삼성전자-TSMC 美서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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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도체 공급망 구축 가속
바이든, 애리조나 신공장 찾아
TSMC "52조원 추가투자" 화답
애플은 "미국산 칩 쓰겠다"
삼성 대형고객사 확보 빨간불
손 맞잡은 바이든과 TSMC 회장


파이낸셜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6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있는 대만 반도체 제조회사 TSMC 공장 건설현장을 방문, 마크 리우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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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 TSMC와 미국의 반도체 동맹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TSMC의 미국 애리조나주 신공장 장비 반입식에 참석한 애플, AMD 등 글로벌 고객사들이 TSMC 칩을 사용하겠다고 밝히면서 K-반도체 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특히 TSMC가 해외 공장에선 처음으로 4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 첨단 반도체 칩 양산계획을 밝히면서 세계 최초 3나노 양산을 발판 삼아 초미세공정 대형 고객사를 다수 확보하려던 삼성전자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TSMC가 6일(현지시간) 개최한 애리조나주 피닉스시 팹(공장) 1차 장비 입고행사에 TSMC 모리스 창 창업자,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리사 수 AMD CEO 등 TSMC의 주고객사인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들이 대거 참석했다.

120억달러(약 15조8000억원) 규모의 애리조나 공장은 오는 2023년 말부터 초미세공정으로 분류되는 4나노 공정 제품을 월 2만장 규모로 양산을 시작한다.

TSMC는 400억달러(약 52조8000억원)를 추가 투자해 애리조나 2공장도 신설하기로 했다. 2026년부터 가동 계획인 2공장에선 TSMC가 양산을 앞둔 3나노 공정 기반 칩이 제조될 예정이다. 두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생산량만 웨이퍼(반도체 원판) 기준 60만장 수준의 생산능력(캐파)을 확보하게 된다.

TSMC가 5나노 이하 생산거점을 해외에 만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통해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적극 참여하며 팹리스 종주국인 미국 반도체 기업들을 고객사로 묶어둘 수 있게 됐다. TSMC 애리조나 공장의 첫 고객도 애플, 엔비디아, AMD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다.

반면 초미세공정 주도권을 두고 TSMC와 격전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는 고심이 커지게 됐다. 세계 최초 3나노를 양산한 기술력과 현재 주력공정인 4·5나노 수율(양품 비율) 개선 등에 기반해 TSMC에서 이탈한 대형 고객사들을 끌어오려던 계획에 일정 부분 차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당초 삼성전자는 TSMC에 뒤져 있는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을 단숨에 좁힌다는 구상이었다.

삼성전자는 3나노 이하 차세대 공정은 국내 공장에서 양산하고, 2024년 가동되는 미국 테일러시 제2파운드리 공장에선 5나노급 공정을 도입하는 구상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20년간 텍사스주에 반도체공장 11곳을 신설하는 중장기 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애플, 엔비디아, AMD 외에도 퀄컴, 구글, 인텔, 아마존, 테슬라 등 주요 팹리스 대부분이 미국에 거점을 둔 만큼 중장기적으로 미국 공장에서 3나노 양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사업은 고객사 발주가 있어야 제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대형 고객사 확보 여부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요인"이라며 "삼성전자가 3나노 이하 기술력에선 한발 앞섰지만, 결국 대형 고객사 확보 여부가 점유율 격차를 좁힐 수 있는 최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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