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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TSMC, 美 투자규모 3배 키웠다… 애플 "협력관계 확대" [삼성전자-TSMC 美서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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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반도체 정책에 잭팟 선물
美·TSMC 밀착효과 애플 끼며 증폭
삼성 등 경쟁자와 거리두기 예고


파이낸셜뉴스

TSMC 애리조나 공장서 연설하는 애플 CEO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6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대만의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의 애리조나 공장 장비반입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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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미국)·서울=홍창기 특파원 송경재 기자】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에 두번째 반도체 공장을 신축하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반도체 산업 부흥에 힘을 보태줬다. 동시에 애플은 자체 디자인한 반도체를 미국 TSMC 공장에서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삼성전자 등 경쟁자와 거리를 띄우겠다고 예고했다.

CNBC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TSMC 공장의 장비 반입식에 참석했다. 그는 "지난해 4월 TSMC는 미국에 첫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120억달러(약 15조8784억원) 투자를 발표했고 내년 첫 공장이 가동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은 "오늘 TSMC는 두 번째 투자를 발표했고 여기 피닉스에서 3㎚(1㎚는 10억분의 1m) 칩을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TSMC는 이날 발표에서 애리조나주에 투자하는 금액을 120억달러에서 400억달러(약 52조8400억원)로 늘리고 새로 짓는 공장 숫자도 기존 1개에서 2개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해당 금액은 애리조나주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다. TSMC는 이러한 투자로 연간 100억달러(약 13조2360억원)의 수익을 올릴 계획이다.

TSMC의 투자 확대 소식은 바이든 정부의 반도체 국산화 정책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바이든은 지난 8월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독려하기 위한 이른바 '칩스와 과학법'에 서명했다. 바이든 정부는 해당 법안에 따라 미국 내 반도체 제조시설에 투자하는 기업에 대출, 보조금, 세제혜택 등 기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527억달러의 예산을 배정했다.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의 로니 채터지 부국장 대행은 TSMC 설비가 가동에 들어가면 미국의 연간 반도체 웨이퍼 수요 60만개를 충족하는 물량이 공급된다고 밝혔다.

피닉스의 TSMC 공장은 2024년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해당 시설은 당초 5㎚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었지만 더 정교한 4㎚ 반도체 생산으로 방향을 틀었다. TSMC가 새로 짓는 두 번째 공장은 2026년에 가동 예정이며 최첨단 반도체인 3㎚ 공정의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바이든 정부와 TSMC의 밀착 효과는 애플이 끼면서 더욱 증폭됐다.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6일 피닉스 행사에 바이든 대통령과 동석했다. 공장을 따로 운영하지 않는 애플은 아이폰 등 완제품 생산을 대만 훙하이정밀(폭스콘)에 맡겼다. 최근에는 제품에 들어가는 핵심 반도체를 직접 디자인한 뒤 TSMC를 통해 위탁생산했다. 애플의 신형 반도체들은 현재 대만의 TSMC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으나 애플 역시 바이든의 반도체 국산화 정책을 의식해 생산지 변경을 검토 중이었다.

쿡 CEO는 이날 행사에서 앞으로 애플 제품에 TSMC 피닉스 공장에서 만든 반도체를 쓰겠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사람의 노력으로 이 칩들은 자랑스럽게 '메이드 인 아메리카'가 찍히게 됐다"면서 "애플은 반도체 제조를 위해 TSMC와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쿡은 "TSMC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50%를 넘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파운드리 기업"이라며 TSMC를 치켜세웠다. 이어 "TSMC가 미국에서 새롭고 더 깊은 뿌리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협력관계를 확대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피닉스의 TSMC 공장은 애플의 아이폰용 A시리즈, 맥북용 M시리즈 반도체와 함께 엔비디아의 그래픽 프로세서에 사용되는 4㎚ 및 3㎚ 반도체를 만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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