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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앨범 내고 울기도…" 이호원, 연기·춤 통해 성장한 한 해(종합) [N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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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탄생' 최양업 역할 맡은 이호원

뉴스1

이호원(민영화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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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그룹 인피니트 출신 가수 겸 배우 이호원(31)이 한국인 최초의 천주교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삶을 다룬 영화 '탄생'으로 돌아왔다. 올해 옴니버스 영화 '서울괴담'에 이어 '탄생'에서 주연을 맡은 그는 무교임에도 영화에 출연, 김대건 신부로 분한 윤시윤과 연기 호흡을 펼쳤다.

'탄생'은 조선 근대의 길을 열어젖힌 개척자 청년 김대건(윤시윤 분)의 위대한 여정을 그린 대서사 모험으로, 바다와 육지를 넘나들었던 모험가이자 리더, 역사를 바꿀 수 있었던 선구자였던 김대건의 진취적인 면모와 성 안드레아로의 탄생과 안타까운 순교를 그렸다. 이호원은 김대건의 신학생 동기인 최양업 역을 맡았다.

이처럼 영화를 비롯해 엠넷 '스트릿 맨 파이터'(이하 '스맨파') 등장까지, 올해 다양한 활동으로 한 해를 꽉 채운 이호원은 7일 영화 '탄생'과 관련 인터뷰에서 출연 계기에 대해 "원래 특별 출연으로 부탁받아서 하기로 해서 의상 피팅하러 제작사 사무실에 갔을 때 감독님을 처음 뵙고 인사드렸는데 갑자기 감독님이 제가 최양업 역할 대본을 읽어봐 줄 수 있냐하셔서 대본을 읽게 됐다"라며 "감독님이 내게 신부님 같다고 해주시고 얼굴도 닮았다고 해주셔서 갑작스럽게 역할이 바뀌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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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저도 사실 배우로서 더 큰 역을 할 수 있으면 좋으니까 좋다고 말씀드렸고, 대본 분량이 많은 건 아니지만 외국어도 그렇고 한국어도 열심히 준비를 해서 했다"라고 말했다.

무교인 이호원은 "일단 천주교나 하느님의 존재, 그런 부분이 저한테 크게 와닿았다기보다는 저한테 조선시대는 유교사상에 물들여 있는 시대"라며 "평등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던, 노비들과 양반과 격차가 컸던 시대인데 그때 인간은 평등하다고 말하는 자체가 다들 받아들일 수 없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근데 그런 걸 믿는 사람들이 생겨난 게 신기했고, 조선은 선교사가 아니라 학문으로서 들어온 거라 그때 당시 사람들의 심리나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게 됐을지에 대한 궁금증이 큰 계기였다"고 말했다. 이호원은 "그 인물들에 대한 마음을 연기하면서 알아가고 싶었고, 하느님을 믿고 안 믿는 게 아니라 평등이라는 개념을 처음 가져오신 분들이라 그것만으로도 존경할 분들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호원은 최양업 신부 역을 소화하기 위해 라틴어, 프랑스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를 소화해야 했다. 그는 "원래 지금 분량보다 2배 많은 외국어 대사가 있었는데, 분량이 너무 길어서 편집됐다"라며 "매일 한 시간씩 중국어, 라틴어, 불어하고 그랬는데 제가 외국어를 잘 못하지만 외국어 공부하는 걸 좋아해서 힘들거나 그러진 않았고, 사실 끝나자마자 (외국어는) 다 잊어버렸다"라며 웃었다. 특히 라틴어를 배우며 힘들었다는 그는 "이제는 쓰지 않는 언어여서, 확실히 자료도 부족하고 가르쳐주신 선생님들도 완벽하게 알지 못하시더라"며 "그래서 기본적인 발음을 익힌 다음에 라틴어가 쓰인 영화나 그런 걸 찾아보면서 자연스러운 억양을 찾으려고 했고, 진짜 자기 말을 하는 것처럼 들려야 하니까 최대한 제 언어처럼 만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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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찍고 달라진 점이 있는지 묻자, 이호원은 "영화를 찍으면서 동네에 있는 성당을 3~4개월 다녔고, 제가 조용히 다니니까 혹시 시험 칠 생각은 없냐고 권유를 하셨는데 이제 안 다니게 되어서 죄송하다"라며 웃은 뒤, "영화를 준비하는 기간과 영화를 찍는 기간 동안에는 (천주교를) 믿으려고 노력했다, '천주님은 이런 생각이실 거야'라는 대사를 많이 하는데, 연기하면서 척을 할 순 없지 않나, 결과적으로 천주교인이 되지 않았지만 예전에는 신이 있을까, 없을까 반반으로 생각했다면 지금은 신이라는 존재가 확실히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밝혔다.

이호원은 올해 5월 엠넷 '비 엠비셔스'에 출연, 스페셜 크루 엠비셔스 멤버로 발탁되면서 8월 '스맨파'에 출연하게 됐다. 가족과 친구, 회사의 반대가 컸다고 말한 그는 "제가 청개구리 심보가 있어서 왜 떨어질 거라고 생각하지 싶더라, 내가 다 이길 것 같다는 생각으로 지원을 했다"라며 "솔직히 저도 뭔가 배우로서도 더 좋은 작품들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나고 싶고, 저 스스로 음악 앨범을 제작하고 기획하고 곡을 써서 여러 번 냈지만 결국에는 저 혼자서 마케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그런 것들에 한계를 느꼈는데 내가 잘하는 춤으로 다시 한번 화제성을 만들어내면 내 음악을 알릴 수 있고 더 많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 결과 이호원이 속한 엠비셔스는 '스맨파'에서 최종 3위라는 호성적을 거두게 됐다.

'스맨파' 이후 달라진 점에 대해 그는 "제 위치나 인생이 드라마틱하게 바뀌진 않았지만, 제일 좋은 건 엠비셔스(Mbitious)라는 크루를 만난 것"이라고 했다. 또한 "'비 엠비셔스' 출연 전까지는, 연예인은 높은 곳에 올라갔다 내려오면 다시 올라갈 수 없구나 그걸 인정하고 받아들이려고 했는데, 이번에 엠비셔스로 뽑히지 않았나"라며 "한번 잘 됐다고 다시 잘 되지 않으리란 법은 없구나 생각했고,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생각하는 게 긍정적으로,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말자고 생각하고 있다, 잘 될 거라 믿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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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을 꽉 채워 활동한 이호원은 "데뷔하기 전부터 지금까지 똑같다는 말을 듣는데, 이게 내 자부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데뷔 후에도 오르락 내리락이 있었고, 잘 될 때도 있었고, 아닐 때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내 상태는 똑같았다"라고 밝혔다.

이에 '평정심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냐'고 묻자, 외려 그는 "평정심을 잃었던 때도 있었다"라며 "어렸을 땐 생각이 많이 어려서 훈련소 들어가기 전에는 연예인으로서 내 인생이 끝났다는 생각도 했다, 어렸을 때부터 계획해온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채 입소를 한다는 어리석은 생각도 했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그러면서 훈련소에서 한 달간 마음을 다잡는 시간을 보냈고, 이후 사회복무요원을 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살았다"라며 "쉬는 시간에는 영어와 일본어를 공부하고, 책도 많이 읽으려고 노력했고 제가 근무하던 노인복지회관에 있던 댄스 연습실에서 퇴근하고 2시간씩 춤 연습하면서 소집해제하고 잘해봐야겠다고 다짐했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나름대로 자신감 있게 작년에 솔로 앨범을 냈는데 홍보를 하나도 못한 거다, 그 앨범이 나온 날 울었다, 일 때문에 힘들어서 운 것은 그날이 처음이었다"라며 "저라는 사람의 화제성이 약해지다 보니 음악을 만들고 나름대로 '대박'이라고 생각했는데 애초에 나온지도 모르더라, 그런 게 결국 '비 엠비셔스' 출연으로 이어진 셈이기도 하다"라고 그간의 심경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이호원은 "사실 예전에는 쉬는 시간이 두렵고, 바쁘고 싶었는데 지금은 그렇진 않다"라며 "오히려 이제는 50세든, 60세든 언젠간 잘 될 거란 믿음이 생겨서 지금부터 1년 동안 일이 없어도 그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준비가 됐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20대 땐 일이 전부고, 일이 저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제가 없으면 일도 없다고 생각해서 저의 삶을 먼저 하려고 한다"며 다부진 미소를 보였다.

'탄생'은 지난달 30일 개봉해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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