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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갑질, 스스로 손질 … 두손 두발 다 든 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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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애플이 내년 1월부터 한국을 포함한 7개국에서 인앱결제 수수료 산정 시 개발자가 세금 부과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앱스토어 가격 정책을 공개했다. 국내 개발사들에 인앱결제 수수료를 차별적으로 과다 징수해왔다는 의혹을 두고 한국 정부가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한 이후 내놓은 후속 조치다.

이와 함께 전 세계 개발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디지털 재화 가격대를 다양화하고 달러 외에 현지 통화를 기준으로 하는 가격 책정도 허용하기로 했다. 모든 국가에 일괄적으로 자사의 폐쇄적인 정책을 강제해오던 애플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었다는 평가다.

애플은 7일 오전 3시(한국시간) 앱스토어 출범 이래 최대 규모의 가격 정책 개편을 발표했다.

우선 175개국 앱스토어에서 45종의 화폐 단위 중 현지 통화를 선택해 결제할 수 있도록 문호를 넓혔다. 기존에는 국내 개발사들이 무조건 달러로 디지털 재화 가격을 책정해야 했다. 이후 애플이 임의대로 환율을 적용해 실제 현지 통화로 결제되는 가격을 강제해왔다. 0.99달러에 1500원, 1.99달러에 3000원 하는 식이었다. 최근 '킹달러'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애플이 달러당 원화 결제 가격을 조정하며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지난 10월 가격 인상 전 0.99달러는 원래 1200원, 1.99달러는 2500원으로 결제돼왔다. 이번 개편을 통해 애플의 환율 정책 변화에 따라 개발사들이 강제적으로 결제 가격을 바꿔야 하는 우려를 덜 수 있게 됐다.

가격 선택지도 기존 94개에서 900개로 대폭 확대했다. 기존에는 1500원부터 3000원, 4400원, 6000원처럼 애플이 강제하는 '가격표'에서만 가격을 책정할 수 있었다. 개발사가 1500원과 3000원 사이 2500원을 매기고 싶어도 해당 금액이 애플이 제공하는 선택지에 포함되지 않아 불가능했던 셈이다. 이 때문에 개발사들의 가격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제는 400원부터 2만원까지는 100원 단위로, 2만원부터 10만원 사이는 500원 단위로 가격을 유연하게 책정할 수 있게 됐다. 11만원이나 900원, 9900원처럼 특정 숫자로 시작되거나 끝나는 가격도 별도로 설정할 수 있다.

정기구독 기반 앱은 7일부터, 다른 모든 앱과 인앱결제 방식은 내년 봄부터 이 같은 가격 정책을 적용받는다.

여기에 한국을 포함한 7개국에서는 내년 1월부터 수수료 산정 전 부가가치세(10%) 공제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국내 개발사들은 세금 카테고리 정보를 애플에 제공하면 부가가치세가 포함된 최종 소비자가격이 아닌 공급가액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낼 수 있게 됐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애플이 인앱결제 수수료를 과다 징수했다는 의혹을 두고 조사에 착수한 데 대해 애플이 내놓은 자진 시정 조치다. 앞서 지난 9월 한국모바일게임협회는 해외 앱 개발사와 달리 국내 앱 개발사에는 인앱결제 수수료를 실질적으로 33% 부과해 3450억원의 이득을 부당하게 챙겼다는 혐의로 애플을 공정위에 고발했다.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은 이번 애플 발표에 대해 "애플이 글로벌 기업답게 문제를 스스로 시정한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수수료 부과체계 개편과 함께 피해에 대한 보상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애플은 이번 발표와 함께 "개발자 수익이 증대할 것"이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개편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작은 개발사들은 수수료율이 3%포인트만 줄어도 그 금액만큼 마케팅을 더할 수 있게 되는 등 의미가 있겠지만 대형 개발사들에는 활용 폭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이모티콘처럼 소액 결제를 중심으로 하는 개발사들에는 영향이 있을 수 있겠지만 재화를 묶어 팔거나 최소 결제단위가 큰 개발사들에는 당장 유의미한 변화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우수민 기자 /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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