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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적금’ 겨우 가입했더니...“고객님, 제발 해지해주세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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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 10월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다올저축은행 본점이 예금 상품에 가입하려는 고객들의 ‘예금 오픈런’으로 붐비고 있다. 이날 다올저축은행은 예금 금리를 최고 연 6.5%까지 인상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고객 수백 명이 몰린 탓에 번호표 발행기가 고장 나 다올저축은행 측이 임시 번호표를 발급해주기도 했다. [박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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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상호금융권에서는 금융사가 고객들에게 예적금 해지를 종용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작은 단위의 상호금융사가 진행한 특판에도 금융사가 이자 지급을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객이 과도하게 몰렸기 때문이다.

7일 제주에 위치한 사라신협에서는 12~23개월 만기 자유적립식 적금에 연 7.5%를 제공하는 특판을 실시했다가 비대면 가입 고객이 몰리자 곧바로 특판을 마감하고 추가 불입까지 막았다. 사라신협은 특판 가입 고객들에게 “자유적립식 적금상품 특판 총 한도가 소진되어 추가 불입이 불가능하다”는 문자를 전송했다.

자유적립식 적금은 만기 전에 고객이 언제든 원하는 만큼 적금액을 불입할 수 있는 상품이지만 특판 가입 고객이 과도하게 많아지자 사라신협이 당사의 이자 지급 능력을 고려해 원금이 늘어나지 않게 차단한 것이다.

신협중앙회 측은 “사라신협에서 정액적립식 적금의 금리만 인상하려다가 직원의 실수로 자유적립식 적금에까지 고금리가 적용돼 불가피하게 추가 불입을 막아둔 상황”이라며 “자유적립식 적금 가입 고객분들께 연락해 자발적인 해지를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일 남해축산농협에서는 적금 특판 가입 고객들에게 전화와 문자를 통해 상품 해지를 요청했다. 앞서 지난 1일 남해축산농협에서는 12개월 만기 정기적금에 최고 연 10.35%를 제공하는 특판을 비대면으로 실시했다가 조기 마감했다. 매월 불입액에 제한이 없어 수많은 고객이 몰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해축산농협은 “직원의 실수로 인해 적금이 비대면으로 열리면서 저희 농협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예수금이 들어왔다”며 “너무 많은 이자를 지금해야 하기에 경영의 어려움에 봉착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해지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공지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남해축산농협의 예수금은 760억원 수준이었다.

남해축산농협의 연락을 받은 적금 가입 고객 중 상당수는 자발적으로 적금을 해지한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로 남해축산농협의 적금 특판에 가입했다가 해지했다는 고객 A씨는 “금융사가 망할 것 같으니 돈을 빼달라는 건데 그대로 두고 있어도 불안할 것 같아서 문자를 받자마자 적금 가입을 해지했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 측은 이번 사건으로 고객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특판으로 판매된 금액 중 대부분이 이미 회수된 상태지만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도 이자를 정상적으로 지급해 신뢰를 저버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남해축산농협의 상황이 알려지자 다른 단위농협의 예적금에 가입해뒀던 고객들까지 불안해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25일 경북 경주에 위치한 동경주농협에서는 최고 연 8.1%를 제공하는 12~60개월 만기 정기적금 특판을 진행했다.

보통 고금리 특판이 조기에 마감되는 것과 달리 이 특판은 비대면으로도 꼬박 하루 동안 진행돼 최소 수천억대의 돈이 들어왔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동경주농협의 예수금은 1300억원, 당기순이익은 3억원 수준이다.

동경주농협 특판 적금통장을 3개나 만들어뒀다는 고객 B씨는 “5년 만기 적금으로 가입했는데 남해농협 소식을 듣고 불안해서 전화로 물어보니 동경주농협도 실수로 비대면으로 낸 특판이었다고, 5년 후 이자를 제대로 지급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답변해 황당했다. 해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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