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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원내대표 이모저모

'불법 선거운동'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 당선무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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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운동 금지시간에 전화, 불법 자금 수수 혐의
선거법 조항 위헌 결정 났지만... 당선 무효 판결
이은주 "찬물 끼얹는 판결… 항소심서 다투겠다"
한국일보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의사 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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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징역형 집행유예는 당선 무효형으로, 이 원내대표는 판결이 확정되면 국회의원직을 잃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3부(부장 장용범 마성영 김정곤)는 7일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원내대표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원내대표는 2019년 9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의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에 출마해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원내대표는 당내 경선 당시 선거운동이 금지된 심야 시간에 경선 투표권을 가진 당원 등에게 지지 호소 전화를 하고, 당내 행사 참석자들에게 37만 원어치 식사를 제공(기부행위 금지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2019년 9~11월 공사 노조원 77명으로부터 312만 원의 정치자금을 기부 받은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이 원내대표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 원내대표는 (불법 선거 운동으로) 당내 경선에서 비례대표 추천 5순위를 받아 의원으로 당선되는 등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선거 운동의 이익을 최종적으로 받는 주체로서, 관련 불법 행위를 방지할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가 증거 은폐를 시도했고, 범죄사실을 부인하는 점도 고려했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가 재판 중 이끌어낸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도 판결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이 원내대표는 '공무원 등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사람이 당내에서 경선운동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공직선거법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했고, 헌재는 올해 6월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해당 조항을 위헌 결정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원내대표의 경선운동 자체가 아니라, 위법한 선거운동 방식을 지적했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이 원내대표는 의원직을 잃는다.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이 선거법 위반 등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 형을 확정 받으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이 원내대표는 판결 직후 입장문을 내고 "이번 선고는 제 자신에 대한 것이기도 하지만 분투하는 노동자를 비롯한 시민 모두에게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 매우 유감"이라며 "항소심에서 최선을 다해 소명하겠다"라고 밝혔다.

박준규 기자 ssangkka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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