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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1.7억→1.1억…전셋값 하락에 신규-갱신 보증금 차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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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전셋값 하락폭 10년來 최대
신규와 갱신계약 차이 5천만원 줄어
공급 증가, 주택가격 하락 촉진할수도


매일경제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매물란에 급매물이 올라와 있다.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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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세 신규계약과 갱신계약 간 보증금 격차가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급등기였던 2020년 7월 말 임대차 2법(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 시행 이후 전셋값이 큰 폭으로 뛰면서 신규-갱신 전세계약에서 이중가격이 형성됐다.

당시 집주인과 세입자 간 분쟁도 격화하며 다양한 부작용을 불러왔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 들어 전셋값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신규계약 가격이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7일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동일 단지 내 같은 면적에서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신규·갱신 전세계약이 1건 이상 체결된 4200건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신규계약과 갱신계약 간 차이가 지난해보다 올해 5000만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11월 계약 유형별 평균 전세거래 가격은 신규 6억4983만원, 갱신 5억3867만원으로 신규계약이 갱신계약 보다 평균 1억1116만원 높았다. 2021년 6~12월 신규-갱신간 실거래 차이 1억6789만원 대비 5673만원 줄어든 액수다.

신규-갱신계약의 전셋값 격차 축소는 금리인상에 따른 월세선호현상, 전세매물 누적 등 전세시장 전반이 침체되면서 신규거래가격은 낮아진 반면, 갱신계약은 2년 전 보다는 오른 금액(5% 상한)으로 체결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실제 앞선 분석에 활용된 서울 아파트 4200개 면적 중 신규계약 기준 2022년 평균 전세거래가격이 2021년보다 낮아진 경우는 60.4%에 달하는 2538개로 집계됐다. 10건 중 6건이 하락거래된 것이다. 이에 비해 갱신계약은 22.5%(944개)가 올해 평균전세거래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낮아졌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금리 인상 여파로 전세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신규 계약의 전셋값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신규와 갱신계약간 격차가 줄면서 전세 다중가격 논란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셋값 하락폭 역대 최대 0.89%


정부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전세시장도 차갑게 식고 있다. 전세대출 이자보다 월세를 내는 것이 더 유리해지면서 세입자들의 수요가 월세로 쏠린 탓에 매주 전셋값 하락 폭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조사 자료를 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89% 하락했다. 2012년 5월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후 역대 최대 하락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주간 변동률은 올해 6월까지만 해도 약보합(-0.01%) 수준을 유지했지만, 7월부터 점차 낙폭이 커졌고 10월부턴 0.2% 넘는 하락세가 매주 이어지고 있다. 10월 셋째 주(-0.3%)부터는 7주 연속 역대 최대 하락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역이나 가격대와 관계없이 전방위적으로 전셋값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성북(-1.19%), 강북(-1.08%), 은평(-1.05%) 등 외곽 지역은 물론, 서초(-1.1%), 송파(-0.98%), 동작(-1.05%) 등 한강변 인기 주거지에서도 전셋값이 1% 내외 하락세다.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면적 59㎡ 전세는 올 상반기 10억원 넘는 가격에 거래됐지만 지금은 7억원대 초반까지 호가가 떨어졌다. 작년 8월 11억원에 거래됐던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2단지푸르지오’ 전용면적 84㎡가 지난달 7억6300만원(10층)에 팔렸다.

앞서 한국지방세연구원는 지난달 ‘역전세난과 주택가격 변화의 시사점’ 연구보고서를 통해 연말 입주물량 증가로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지속되고, 이는 주택가격 하방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2020년 8월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가파르게 올라 올해 1월까지 18개월 동안 14.98% 상승했다. 그러나 급등하던 전셋값은 이후 전세대출 강화, 금리 인상 등으로 올해 2월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이달까지 9개월째 하락 중에 있다.

또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도 2022년 9월 기준 63.8%로 최고점인 2017년 12월 68.7% 보다 낮아졌다. 전세가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매매가격이 실거주 목적보다 크다는 것으로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차이가 클수록 거품이 많다고 볼 수 있다.

보고서는 “최근 주택가격이 하락하면서 전세가격도 동반 하락하고 있어, 전세가율도 소폭 하락하고 있다”며 “고금리가 지속될 경우, 전세가율은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저금리 시기인 부동산가격 상승기에는 전세자금대출이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해 주택가격 상승을 견인했다는데 고금리 시기에는 전세자금대출이 부동산가격 하락을 촉진해 역의 레버리지 효과로 집값 하락을 가속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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