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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류현경 "'치얼업' 배우들과 DM으로 소통...'트롤리'도 기대돼" [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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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월화드라마 '치얼업' 지영 역의 류현경
오는 19일 '트롤리', 21일 '카지노' 공개
"일과 현장을 너무 사랑해요"
한국일보

류현경이 열일 행보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H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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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류현경을 처음 만난 건 지난 2013년 영화 '전국노래자랑' 개봉을 앞두고였다. 개그맨 이경규가 제작해 큰 관심을 얻은 이 작품은 KBS 국민 장수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을 소재로 했고, 흥행에 성공하진 못했으나 웃음과 감동을 선사해 관객들의 지지를 받았다.

당시 류현경은 생활력 강한 아내 미애를 연기했다. 그때 류현경은 막 30대에 접어든 터라 삶에 찌든 주부를 연기하기엔 다소 어린 나이였다. 하지만 아역 시절부터 쌓은 연기 내공으로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녹아들었고, 생활연기로 호평을 끌어냈다.

실제로 만난 류현경은 오밀조밀한 이목구비에 화면보다 훨씬 어려보이는 동안을 자랑했다. '예쁜 얼굴을 왜 그렇게 쓰냐'는 농담을 할 정도로 그는 여배우로서 욕심을 내기보단 작품의 가치를 봤다. 인기나 광고를 욕심내기보단 진정한 아티스트로서의 길을 걷기로 선택한 듯보였다.

1996년 SBS 설 특집극 '곰탕'으로 데뷔해 어느덧 데뷔 27년 차가 된 류현경을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류현경과 김주헌이 주연을 맡은 '요정'은 동시기 개봉한 독립·예술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로도 활약 중인 류현경은 SBS 월화드라마 '치얼업'에서 연희대학교 학생처 차장 지영을 연기하고 있다. 지영은 겉으로는 칼 같이 정확하고 냉정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누구보다 응원단을 아끼고 돕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수많은 후배들과 현장에서 어울리는 기분은 어떨까. 류현경은 생각만 해도 좋은 듯 환하게 웃었다. "너무 좋았어요. 어려워하는 게 없이 저랑 너무 잘 지내고, 벽 없이 허물없이 지내니까 감사하죠. 시사회 때도 오고, 요즘 친구들은 DM으로 소통을 하더라고요. DM을 주고받으며 너무 재밌게 지내고 있어요. 그 친구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받아서 작품을 즐겁게 할 수 있겠다 싶었죠."

류현경은 오는 19일 첫 방송되는 SBS 월화드라마 '트롤리'에도 출연한다. 전도유망한 국회의원(박희순)의 아내 김혜주(김현주)의 비밀을 쥐고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는 진승희 역을 맡았다.

"이번에는 그동안 보신 것과 좀 다른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거에요. (그간 수수했던 것과 달리) 예쁘게 나올 거 같아요. 하하. 그 전에는 그런 게 제 몸에서 부대끼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사실 제 안에도 있는 모습이지만 꺼내보이는 게 부끄럽다고 하나? 그런 마음이 있었죠. 지금은 부끄러울 게 없답니다."

그야말로 열일 행보를 펼치고 있는 그는 '트롤리'에 이어 오는 21일 공개되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에도 등장한다. 스토리의 초반부를 책임지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들 예정이다.

"'카지노'의 경우 너무 대본이 재밌어서 제가 안 나오는 장면인데도 '대본 좀 보여주면 안되냐'고 물을 정도였어요. 제가 너무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트롤리' 역시 대본이 너무 재밌고요. '치얼업'도 대본 보며 울기도 하고 제가 말하는 대사도 아닌데 '어떻게 이런 대사를 썼을까' 감탄하곤 했죠."

류현경의 작품 선택 기준과 변화한 부분들이 궁금했다. "성격 자체가 재고 따지고 복잡한 걸 싫어하는 편이에요. 직관적으로 재밌고 제가 할 수 있는 걸 하자는 마음이어서 그때그때 주어진 것을 했던 거 같아요. 이야기가 좋으면 그냥 했던 것 같은데, 이젠 제가 맡은 작품에 어떤 인물이 어떻게 잘 그려지는지를 생각해야 될 거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는 스스로 '덕후' 기질이 있다며 크게 웃었다. "제가 나오는 작품들의 덕후가 되는 것 같아요. '요정'도 부산에서 보고 이번 시사회에서도 보고 했는데 볼 때마다 엄청 웃어요. '트롤리'도 제가 나오는 장면도 재밌지만 '나중에 어떻게 돼?' 하면서 스태프들이랑 얘기하는 게 재밌고요."

눈에 띄게 다작을 하고 있는 류현경이지만 지친 기색 하나 없이 활기차 보였다. 그의 에너지는 어디에서 나올까. "저는 기본적으로 신남이 항상 있어요. 현장에 가면 그냥 신나요. 어릴 때부터 사람들을 만나고 촬영하는 현장에 있었으니까 여러 현장을 겪었죠. 무엇을 같이 만들어간다는 거에 다들 집중이 돼있으니까 그게 너무 좋더라고요. 자기 일을 열심히 하면서 '좋은 거 만들자' 하고 마음이 모아지는 곳이니까요."

일을 너무 사랑한다는 류현경은 "항상 '내가 어떻게 잘 될까' 이런 두려움이 없었다. 그런 건 중요하지 않고 내가 중요성을 느끼는 것은 무조건 현장이다. 그게 지금까지 일을 하게 해준 원동력이기도 하다"라며 웃었다.

하지만 그에게도 고민이 없는 건 아니었다. 마냥 즐겁고 신나게 생활했지만 지난해엔 스스로를 차분히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나이가 먹어가네' '세월은 뭘까' 그런 생각을 했죠. 10대 때부터 활동했으니까 촬영장에 있던 기억이 떠오르는데, '내 마음을 잘 생각해 봤나' 돌이켜보니 아닌 거 같더라고요. 되는 대로 열심히 살았고 그러다 보니 정작 제가 원하는 게 뭔지 몰랐던 듯해요. 지금은 그 과정에 들어온 거 같습니다. 앞으론 저의 다른 모습도 많이 보게 되실 테니 기대해 주세요."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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