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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단독]'#이재명과 정치공동체' 캠페인…野 169명중 2명만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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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달 23일 페이스북에 ‘#나는 이재명 대표와 정치공동체다’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릴레이에 동참해주세요”라고 썼다. 이틀 뒤(지난달 25일) 당내 공식 책임 기구인 최고위원회의에서도 “해시태그 릴레이 캠페인에 많은 동참을 바란다”고 재차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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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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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공동체’는 지난달 검찰이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서 처음 쓴 표현이다. 이 대표와 정 실장 간의 긴밀한 관계를 부각하기 위한 조어였다. 정 최고위원은 이를 “비법률적인 황당한 주장”이라면서도, “이재명을 지키는 게 당을 지키는 것”이라며 캠페인을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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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달 23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사진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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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 2주차, 참여 의원 2명



그로부터 2주가 지난 7일 현재, 캠페인에 동참한 민주당 의원은 전체 169명 중 단 2명(1.2%)에 불과했다. 제안자인 정 최고위원과 이해식 의원이다. 이 의원은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 인증 글을 올렸다. 정 최고위원은 최근까지도 캠페인을 홍보했지만, 흥행엔 실패했다. 정 최고위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참여 의원 숫자는 모르지만, 당원이 많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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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사진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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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에선 애초 캠페인을 띄울 때부터 무리수라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조응천 의원은 지난달 2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이 사법적으로 함께 처리하기 위해 징검다리로 놓은 것이 정치적 공동체”라며 “SNS에 정치적 의미의 해시태그를 다는 것까진 좋은데, 그러면 나중에 사법적인 조치까지도 함께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심지어 원조 친명계인 ‘7인회’ 출신의 김남국 의원도 같은 날 다른 라디오 인터뷰에서 “같은 정치적 철학과 이념을 가진 ‘정당’이라는 정치적 결사체 안에 속해 있기 때문에 굳이 (캠페인을) 하지 않아도 정치적 공동체”라며 “저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틈을 파고들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26일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은 ‘우리가 이재명 대표와 정치공동체다’라는 캠페인에 나섰다. 민주당은 사법리스크 공동체를 선언한 것인가”라고 했다.



대선 때 ‘이재명 알기 캠페인’과 대조적



결과적으로 정 최고위원의 캠페인이 저조한 참여율을 보이면서, 일각에선 이 대표에 싸늘해진 당심만 드러난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지난 대선 때 송영길 당시 대표가 ‘릴레이 이재명 바로 알기 캠페인’을 띄울 때만 해도, 의원들의 자발적 호응이 도드라졌다. 해당 캠페인은 이 대표의 자전적 스토리를 담은 『인간 이재명』을 읽고 SNS 인증 및 독후감을 올리는 운동이었다.

당시 김원이ㆍ이동주ㆍ허영 의원 등이 독후감 인증샷이나 관련 유튜브 링크를 SNS에 남겼고, 기동민 의원은 책을 여러 권 구매해 동료 의원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외부에선 “이재명 유일 체제. 북조선스럽다”(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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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허영(왼쪽), 김원이(오른쪽) 의원이 각각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의 일대기를 다룬 책 『인간 이재명』을 읽고 올린 사진들. 사진 각 의원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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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독후감 인증샷을 올렸던 한 초선 의원은 “아무래도 당시엔 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 대표에 힘을 실어주자는 단일대오 분위기가 강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비명계 중진 의원도 “지금은 당과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분리해야 할 때”라며 “당 전체를 수렁에 빠뜨리는 캠페인에 참여하려는 의원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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