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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조수미, "'사랑', 노래할 땐 '불어' 실제 삶에는 '한글'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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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눈 온 날 3년 만의 새 앨범 '사랑할 때' 발매
"첫사랑과 첫눈 오는 날 다시 만나기로 약속"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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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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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가로서 여러가지 언어로 사랑에 대한 노래를 하는데 프랑스어로 노래할 때 사랑의 느낌이 가장 잘 표현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 명의 여성으로, 한 사람으로서 사랑한다는 느낌을 표현하는데는 우리나라 말이 최고다."

수식어가 필요 없는 조수미가 '사랑과 위안'을 담은 새 앨범 '사랑할 때'를 3년 만에 발매한다. 2019년 '마더'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앨범은 '사랑하는 시간'을 주제로 한국 가곡, 크로스오버 등 다양한 곡 11곡을 담았다.

조수미는 "올해 5월인가 7월에 앨범을 녹음하면서 준비할 때 팬들에게 첫눈 오는날 만나실 수 있을 거라고 얘기했다"며 "기자 간담회를 하는 오늘 기적 같게도 첫눈이 내려 하나님이 축복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조수미는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독일어, 영어, 러시아어 등 세계 각국의 언어로 가곡과 아리아를 불렀다. 언어 표현에도 특별한 능력을 가진 조수미는 해외 무대에 서면서도 모국어인 한글로 노래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이 컸다고 한다.

조수미는 1986년 글로벌 무대를 시작으로 세계에서 활동하며 1994년 글로벌 음반사 워너뮤직 산하 에라토 레이블에서 앨범 제안을 받게 된다. 기교가 빼어난 콜로라투라 소프라노가 오페라에서 부른 아리아를 모은 '비르투오소 아리아'라는 앨범을 발매하자는 것. 이때 조수미는 한 가지 조건을 건다. 앨범 안에 한국 가곡 '보리밭'을 넣어야 한다는 것. 1994년 당시 영국 레코드사는 한글을 타이핑할 프로그램도 없었다. 하지만 조수미의 주장대로 지휘자 파올로 올미와 몬테카를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난생 처음 한국 가곡을 연주하게 됐고, 세계에 배포되는 앨범에는 한글 가사가 실렸다.

조수미는 2001년과 2002년에는 한국 가곡을 담은 앨범 '아리아리랑'과 '향수'를 선보였다. 해외 연주 중에도 한국 가곡을 자주 불렀는데, 해외 동포들에게 한국어로 된 음악을 듣는 일 자체가 특별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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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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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미는 이날 자신의 첫사랑에 대한 일화도 공개했다.

"대학시절 첫눈이 내리면 두 사람이 어느 곳에 있던 간에 경복궁 앞에서 무조건 만나기로 했다. 하지만 서울에 첫눈이 내린날 하필이면 도서관에서 하루 종일 안 하다던 공부를 했다. 도서관을 뛰쳐나와 경복궁으로 갔지만 아무도 없었다. 후에 알고보니 그 친구는 경복궁에서 한참을 기다리다 내가 오지 않으니 우리 집 앞에서 몇 시간을 기다렸다고 했다."

조수미는 "늦기 전에 빨리, 내 첫사랑이 잊어지기 전에 앨범을 만들어야 겠다고 생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 앨범은 클래식 정통 아티스트로서 가끔가다 하는 바캉스적인 앨범이라고 감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서 클래식 공연을 주로 하니 크로스오버 장르를 할 기회가 없다"며 "힘들 때 힐링을 하기 위해 찾는 커피 한잔, 와인 한잔 같은 느낌의 앨범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앨범에는 총 11곡이 수록돼 있다. 깊은 감정과 서정적인 가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마중'을 시작으로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애절하을 더하는 동시에 첼리스트 홍진호와 협업한 '연', 재즈스타일로 편곡된 '눈', 도종환 시인의 시에 멜로디를 붙인 '흔들리며 피는 꽃' 등이다.

이번 앨범에는 최영선 지휘의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길병민(베이스 바리톤), 대니구(바이올린), 홍진호(첼로), 해금나리(해금), 송영주(재즈 피아노) 등 국내 최고의 아티스트가 함께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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