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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fn사설] 김 빠진 민주노총은 총파업 접고 일터 복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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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업종 출하차질 3조 넘어
업무개시명령 주저할 것 없어


파이낸셜뉴스

화물연대 총파업 13일째인 6일 광주공항 옆 보라매축구장에 운송되지 못한 신차들이 주차돼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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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철강·석유화학·정유·시멘트·자동차 등 5대 업종의 출하 차질 규모가 정부 추산으로 3조5000억원에 이르렀다. 막대한 산업계의 피해를 방치하다가는 자칫 국가 기간산업이 무너짐은 물론이고 국가경제 전체가 마비될 수 있는 위기 국면에 가까워졌다.

정부의 입장은 아직 화물연대가 스스로 일터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눈치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정유, 철강, 석유화학 분야에서 선제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하면서도 시기를 이번주 중이라고 했다. 일단은 좀 더 상황을 지켜보다가 긴박하다고 판단되면 명령을 내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화물연대의 파업은 명분도 부족하거니와 명분이 충분하더라도 산업의 혈맥인 물류를 볼모로 잡았다는 점에서 어떤 비난을 받아도 모자람이 없는 불법행위다. 그러잖아도 경기침체로 기업과 국민이 고통을 받고 있는 마당이다. 전국에서 100곳 가까운 주유소에서 기름이 바닥 나 불편과 피해가 커지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수출에도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다.

시멘트 업종에 업무개시명령을 내리자 민주노총은 6일 전국 15곳에서 동시다발 집회를 열어 정부의 강경 대응에 저항하도록 부추겼다. 그러나 철도와 지하철 등 여러 노조들이 파업을 철회하는 바람에 동력을 잃었고 이미 등을 돌린 여론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한미 연합군사연습 중단, 한미일 군사협력 반대 등 노조 본연의 활동과 전혀 관계가 없는 구호는 민주노총이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을 핑계 삼는 정치적 집단과 다름없음을 보여준다.

민주노총이 선동하는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한 정부의 무관용, 엄정대응 선언은 당연하다.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를 고집하는 이유는 안전이 아니라 결국은 돈 때문일 것이다. 기름값 인상 등으로 화물 차주들의 수입이 감소했을 수는 있다. 하지만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노조는 화물연대만이 아니다. 그들보다 더 고통스러운 처지임에도 묵묵히 땀 흘리며 일하고 있는 힘없는 노동자도 많다.

화물연대는 지금이라도 일터로 돌아가 운전대를 잡아야 한다. 이미 타협의 여지마저 사라진 터에 더 이상 파업에 매달리는 것은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는 길일 뿐이다. 민주노총 또한 부당한 파업 선동질을 당장 중단하기 바란다.

정부는 더 오래 주저할 이유가 없다. 화물 차주들이 복귀하는 상황과 산업 피해를 지켜보되 기다리는 게 시간 낭비라고 생각되면 바로 업무개시명령을 내려야 한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대한민국은 노조의 천국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불법 쟁의는 방치되다시피 했다.

이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을 때가 됐다. 떼를 쓴다고 적당히 타협하다가는 선례로 굳어져 내년이나 그 후년에도 똑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 정부는 화주들의 손해배상 소송을 지원하는 등 화물연대의 파업 피해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물어 법치 수호의 의지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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