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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에... 차별금지법 법안심사 드디어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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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사위 법안1소위, 법원·인권위 의견 청취... "합의 없던 일정" 국힘·법무부는 퇴장

오마이뉴스

▲ 지난 5월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의 차별금지법(평등에 관한 법률) 제정 관련 공청회가 국회 법사위 회의실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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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번이 상임위원회 서랍에 처박혀 논의조차 없이 자동폐기됐던 차별금지법(평등법)을 두고 국회가 마침내 법안심사를 시작했다. 처음 차별금지법이 세상이 나온 뒤 무려 15년 만이다.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는 예정된 안건 논의를 마친 뒤 차별금지법을 추가로 상정, 법안심사에 돌입했다. 당초 여야가 합의한 일정에는 없었지만 기동민 소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2007년 이후 일곱 차례 발의됐고, 우리 21대 국회가 출발한 지 상당히 지났는데 4건의 동일한 법안이 제출됐다. 인권위 관계자 의견을 들어보고, 법무부 의견도 청취하는 기회를 가지려고 한다"고 진행했다.

의견 듣자는데... "합의 안 됐다"며 퇴장해버린 여당

정식 안건 상정은 아니지만, 국민의힘은 "합의되지 않은 의사일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점식 의원은 "소위에서 사전에 합의되지 않은 법안은 다룰 수 없다"고, 장동혁 의원도 "오늘 의사일정을 논의하며 간사 간에 협의된 내용 안에 포함 안 됐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급기야 여당 의원들은 법무부를 대표해 소위에 출석한 이노공 차관 등을 향해 "정상적인 회의가 아니다. 나가시라"고 재촉했다.

기동민 소위원장은 "협의되지 않은 의사일정대로 진행한 적이 있다"며 "이런 회의 방식에 동의하지 않으면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퇴장하는 것은 뭐라고 안 한다. 그런데 행정부처의 장이 국회에서 답변하는 자리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김남국 의원도 "의원들이 항의 의사표시로 이석한 적은 있지만 관계부처가 회의 도중 자리를 떠난 적은 없다"며 "이해가 안 된다. 당장 통과시키겠다는 것도 아니고, 같이 한 번 의견을 주고받자는 건데"라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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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46일째 단식농성을 벌인 미류 활동가가 5월 26일 국회 앞 농성장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제정 쟁취를 위한 46일 농성&단식투쟁 마무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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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여당 의원들이 계속 "나가세요"라고 소리치자 이노공 차관은 우선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야는 한참 "차관님 나가세요!" "아직 정회도, 산회도 안 했습니다"라며 언성을 높였다. 결국 기동민 소위원장은 10분 정회를 선언했고, 회의가 중단된 사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아예 회의장을 떠났다. 다시 회의가 열렸을 때, 법사위 회의장에는 법원행정처와 국가인권위원회 관계자만 있었다. 이노공 차관 등 법무부 인사들은 여당처럼 국회를 이미 떠난 뒤였다.

이탄희 민주당 의원은 "지금 절차가 의결하는 것도 아니고 정식상정하는 과정도 아니다. 찬반 어느 쪽이든 간에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켜서 사회적으로 생산적 토론이 가능하게 하는 유용한 절차"라며 "법무부가 위원장의 승인이나 양해 등 어떤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리를 비운 것이 상당히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김남국 의원도 "공식 회의 자리인데 (여당이) 차관 등 당사자들을 나가라는 건 매우 잘못됐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정치는 '다음에'란 말로 방관... 국회 역할에 충실해야"

기동민 소위원장은 "차별금지법은 일곱 차례에 걸쳐 법안이 발의됐지만, 제대로 논의조차 못 되고 폐기됐다"며 "우리 정치는 '다음에'란 말로 이를 방관하며 '사회적 공감대 형성'만 되풀이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의 권리가 모든 사람에게 보장되도록 국회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며 "오늘 1소위원장 권한으로 평등법 심사를 재개한다. 다만 양당 합의에 이르지 못한 만큼 정식 안건 상정은 안 하고 관련 기관 의견을 청취, 질의응답을 하겠다"고 밝혔다.

기 소위원장은 또 "법무부가 준비된 의견이 있는 걸로 아는데 참석하지 않은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며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사위 법안1소위는 인권위와 법원행정처를 상대로 의견 청취를 시작했다. 박진 인권위 사무총장은 "굉장히 더딘 걸음으로 이 자리에 왔지만, 이런 자리를 마련해준 의원님들께 감사드린다"는 말로 15년 만에 시작된 차별금지법 심사의 의의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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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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