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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월가월부] 안갯속 뉴욕증시 … 배당 많은 헬스케어·금융株 눈에 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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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 1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고용·물가 등 경제지표들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보다는 상승에 대한 필요성을 부각하면서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몇 분기 내에 경기 침체 위기가 온다는 예상까지 겹치며 당분간 증시가 요동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주가 방어력과 현금흐름 창출 능력이 좋은 배당주에 월가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6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다우존스 US 셀렉트 배당' 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 5일까지 변동 폭이 보합 수준(-0.21%)을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16.1%, 나스닥종합지수가 -28.16%의 변동 폭을 보인 것에 비하면 준수한 성적이다. 배당을 고려하면 해당 지수의 초과 수익 폭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우존스 US 셀렉트 배당 지수는 배당 수익률이 높은 미국 기업들을 편입하고 있다. 유틸리티 섹터(25.1%)를 포트폴리오에 가장 많이 담고 있으며 금융주(21.5%), 소비재(12.1%) 등 섹터도 다수 포함하고 있다. 종목으로는 정유사 발레로에너지, 제약회사 길리어드사이언스, 식품과 담배 기업을 소유하고 있는 알트리아그룹 등 배당 수익률이 높은 기업이 보유 지분 상위 종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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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배당을 꾸준히 지급하는 기업은 증시 하락기에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아 주가 방어력이 높다고 여겨진다. 배당하는 것 자체가 기업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주가가 하락하면 배당 매력도가 올라가 투자자가 몰리는 경향도 있다. 이뿐만 아니라 회사에 남아도는 현금을 지나치게 많이 쌓아두지 않는 것이 과잉 투자를 피하고, 경영진의 사적 현금 유용을 막는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투자자도 있다.

크리스 세니예크 울프리서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배당주 투자는 증시 하락장에서 방어적인 전략"이라며 "경기 침체 위기 대두와 함께 불확실성이 큰 환경에서는 투자자들이 이런 주식에 계속 몰려들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금이나 채권 등 무위험 수익률이 올라가면서 배당주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배당 수익률이 국채 수익률보다 높은 주식이 별로 없는 상태에서 금리 인상으로 인한 주가 하락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댄 레프코비츠 모닝스타 전략가는 과거 금리 인상기 배당주의 주가 흐름이 마이너스를 보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2004~2006년에도 배당주 주가는 상승했으며, 2016~2018년에도 배당주 수익률은 시장 지수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는 것이다.

모닝스타가 산출한 '모닝스타 배당 수익률 중심 지수'는 이 기간 주가가 27.8% 상승했는데, 미국 전체 시장 지수 수익률 29.7%에 비해 크게 낮지 않았다. 배당 수익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시장 지수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거둔 셈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연말 배당주 투자 전략으로 올해 주가가 크게 오른 종목은 제외할 것을 조언했다. 배당주 포트폴리오를 운용하고 있는 데이비드 캐츠 매트릭스자산운용 CIO는 머크와 코카콜라 등 최근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한 기업의 비중을 축소했다고 말했다. 머크 주가는 지난 10월 이후 최근까지 28%, 코카콜라는 13% 올랐다.

또 배당 수익률이 과도하게 높은 기업은 피하고, 잉여현금흐름(FCF)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니예크 CIO는 "배당 수익률이 2분위(상위 20~40%)에 해당하는 배당주를 선호한다"며 "경기 침체기에는 이러한 주식이 수익률이 좋다"고 설명했다.

배당주 투자에서 또 살펴봐야 할 항목으로는 FCF 상승률이 높은지다. FCF는 기업이 본원적인 생산·판매 활동을 통해 현금을 창출한 뒤, 영업자산에 투자하고도 남은 현금을 뜻한다. 배당 지급의 원천이 되기도 해 배당주 투자에서는 특히나 더 눈여겨봐야 할 지표다.

캐츠 CIO는 이 같은 기준을 만족하는 유망한 투자처로 미국 지역 은행들을 꼽았다. 그는 PNC금융그룹, 뱅크오브뉴욕멜런 등의 경우 각각 배당 수익률이 3.7%, 3.3%로 높은 편인데 현재 경기 침체 우려로 주가가 과도하게 내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2007~2008년에 겪은 금융위기를 생각하며 금융주를 바라보고 있지만 현재 금융주들의 대차대조표와 대출의 질은 아주 좋다"고 말했다. 세니예크 CIO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 매케슨 등 제약·헬스케어주, 시그나 같은 보험주가 우량한 배당주에 속한다고 평가했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은 암,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 심혈관계 질환, 당뇨병 등 다양한 분야의 의약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매케슨은 미국 의약품 유통 기업으로, 북미 시장의 3분의 1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그나는 미국 상장 보험사 중 가장 역사가 깊으며 생명보험, 상해보험, 산업재해보험 등 다양한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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