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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고금리 경쟁 멈춰라"…저축보험 불티에 금융당국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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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넘어 6% 근접하자 공문 보내 제지

방카슈랑스는 한달 만에 3배 이상 팔려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금융당국이 이번엔 저축성보험 금리에 대한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은행에서만 한 달 만에 3배가 넘게 팔리며 고금리 저축성보험에 가입자들이 몰리자, 역마진 우려가 있다면서 제동을 건 것이다. 은행들의 수신, 퇴직연금 금리에 이어 세 번째 금리 개입이다.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의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판매) 수수료 수입은 11월말 기준 439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달 1535억원과 비교해 3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1월(459억원)과 비교해서는 무려 10배 가량 증가했다.

방카슈랑스는 주로 저축성보험이다. 저축성보험은 저축의 기능과 보장 기능을 가진 보험이며, 목돈마련이나 노후생활자금을 대비해 많이 가입한다. 그 중 저축보험은 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일정한 나이에 이르렀을 때 일정한 금액을 보험 회사가 지급할 것을 약속하는 보험으로 저축 기능이 큰 상품이다. 보통 5년 납입 상품으로 판매된다.

은행에서는 방카슈랑스에 대한 판매수수료를 가져가는데, 보통 판매된 보험의 보험료전액(일시납)의 2% 수준이다. 현재 보험업계는 지난 한달간 팔린 저축보험 규모를 약 5조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저축성보험에 대한 인기가 급격하게 높아진 건 단연 ‘금리’ 때문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은행 수신금리가 높아졌고, 이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보험사들도 저축성보험, 특히 저축보험의 금리를 올려 왔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5%를 기록했고, 저축은행도 6% 수준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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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은행에 정기 예금 금리 안내문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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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도 부랴부랴 저축보험 금리를 올렸다. 8월 이후 푸본현대생명(4.00%)을 시작으로 흥국생명(4.20%), 동양생명(4.50%), IBK연금보험(5.30%), ABL생명(5.40%), 한화생명(5.70%), 교보생명(5.80%) 등이 지난 석 달간 고금리 저축보험 상품이 쏟아져 나왔다. 보험판매 창구에서는 금리가 높은 상품 위주로 ‘완판’ 행렬이 이어졌다. 특정 상품이 완판되면, 은행에서는 고객들에게 ‘금리 높은 상품이 곧 나오니 기다리라’고 할 정도였다는 후문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중소형 보험사들의 경우 채권시장 금리 부담을 피하기 위해 저축보험으로 자금마련을 할 의도도 있었을 것”이라며 “솔직히 금리를 ‘6%로 준다’해도 현재 채권금리보다 낮아 보험사로서는 크게 부담되는 숫자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들의 금리 경쟁이 과열 분위기를 보이자 결국 금융당국은 제지에 나섰다. 직접 공문까지 보내며 재무적정성을 체크하라고 언급했다. 금융당국의 시장금리개입은 은행 예금, 퇴직연금에 이어 세 번째다.

실제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중순 생명보험사에 저축보험 금리 경쟁을 자제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확정금리형 저축성보험 상품의 금리가 높아지고 있어 향후 금리 하락시 이차 역마진 등으로 재무건전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면서 적용이율 수준의 적정성과 재무건전성 영향 등을 충실히 검토하라고 당부했다. 보험업계에서는 ‘그동안 예정이율에 대한 언급은 있었지만, 저축보험 금리를 별도로 제지한 적은 사실상 거의 없다’라는 게 중론이다.

특히 KDB생명의 경우 이달 6%금리로 확정형 저축성보험을 출시하려고 했으나, 금융당국의 재검토 요청에 5.95%로 금리를 낮춰 출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업법에 보험요율 산출 근거가 마련돼 있고, 최근의 과열된 금리경쟁에 대한 당부를 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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