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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노소영 이혼, 재산분할 665억…법원, SK주식은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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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62) SK그룹 회장과 노소영(61)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결혼 34년만에 재판을 통해 이혼했다. 노 관장은 1조3000억원대 SK 주식을 달라는 재산분할을 청구해 세간의 이목을 끌었지만 법원은 665억원의 현금만 주면 된다고 판단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2부(부장 김현정)는 6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이 서로를 상대로 청구한 이혼 소송을 받아들이고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665억원의 재산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 회장 측 법률대리인은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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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혼 소송을 벌이고 있는 아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최 회장은 지난 2015년 언론사에 편지를 보내 "수년 전 여름에 저와 그 사람과의 사이에 아이가 태어났다"고 혼외자를 공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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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SK 주식은 재산분할 대상 아니다 ”



재판부는 SK 주식은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법원 관계자는 “노 관장이 SK 주식회사 주식의 형성과 유지나 가치 상승 등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재산분할대상에서 제외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이 가진 일부 계열사 주식이나 부동산·퇴직금·예금 등만을 재산 분할 대상으로 봤다”고 덧붙였다. 주식이 재산분할 대상에 제외되면서, SK그룹의 지배 구조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 등의 주식이 재산분할 대상이 되지 않는 ‘특유재산’이라고 주장해 온 최 회장 측의 논리를 법원이 전적으로 수용한 결과다. 최 회장 측은 노 관장이 요구한 지분의 기원이 부친 고(故) 최종현 전 회장으로부터 증여·상속으로 취득한 SK그룹 계열사 지분이라 재산분할 대상이 되지 않는 특유재산이라고 주장해 왔다. 부부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인데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것일 뿐, 노 관장이 형성 과정에 기여한 재산이 아니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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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노 관장 측은 30여년에 가까운 결혼 생활 동안 가사 노동과 자녀 양육을 도맡는 등의 형태로 재산 유지에 기여했으므로 지분 역시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이므로 재산 분할 대상에 속한다고 맞서왔다. 특유재산의 ‘유지’에 가사노동 등으로 직‧간접적으로 기여한 경우에도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고 판시한 대법원 판례 등이 근거였다. 최 회장이 결혼 뒤에 이뤄진 SK C&C(직전 대한텔레콤)와 합병을 통해 SK㈜의 최대 주주가 된 만큼 혼인 중에 형성된 재산이라는 측면도 언급했다고 한다.

재벌 이혼 사건을 대리했던 A 변호사는 “특히 상장 기업의 경우 배우자의 가사 기여보다는 소속 직원들의 근로나 경영자의 사업적 수완 등에 주식 가치가 좌우되기 때문에 주식은 재산 분할에 반영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인 가정의 경우 한쪽이 가사노동을 전담함으로써 한쪽을 근로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재산 기여도가 인정되지만, 최 회장처럼 대기업을 운영하고 재산 형태가 주식이라면 배우자의 가사 기여도는 낮게 인정될 수 밖에 없는 영역이라는 것이다.

또다른 재벌 이혼 사건을 대리했던 B 변호사는 “혼외자나 외도 여부는 재산분할과는 원칙적으로 무관하다”며 “이는 위자료 산정에만 반영되는데 위자료가 1억으로 산정된 것은 노 관장의 주장이 많이 인정된 것”이라고 했다.

SK그룹(당시 선경)의 급속 성장 배경에는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있지 않았겠냐는 이야기가 재계 안팎에서 끊이지 않았지만, 이 역시 법원 판단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SK 측은 SK 외연 확장의 핵심이던 대한석유공사(최규하 전 대통령 때)와 이동통신사업권 인수(김영삼 전 대통령 때) 시기가 각각 노 전 대통령 재임기간과 겹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왔다.



재벌가‧대통령가 ‘세기의 결혼·이혼’, 역대 이혼 사례는…



최 회장과 노 전 대통령의 딸인 노 관장은 노 전 대통령의 취임하던 해 1988년 청와대에서 결혼했다. 최 회장은 결혼 27년째였던 2015년 직접 언론사에 편지를 보내 혼외자가 있다며 이혼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2017년 7월 이혼 조정을 신청하면서 본격적인 법적 절차에 들어갔다.

노 관장이 ‘가정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조정은 결렬됐지만. 2019년 노 관장이 역시 입장을 바꿔 맞소송(반소)을 냈다. 그러면서 노 관장은 위자료 3억원과 최 회장이 보유한 그룹 지주사 SK㈜ 주식(1297만여주·17.5%) 가운데 50%(649만여주)를 지급하라고 청구했다. 노 회장이 요구한 SK 주식은 변론종결일(지난 18일) 종가 기준 1조3325억여원에 달하는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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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021년 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마련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최 회장과 이혼 소송 중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이 모습을 담담한 표정을 바라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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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재산 분할 판결은 당초 노 관장이 청구한 액수에는 턱없이 못 미치지만, 여태껏 알려진 역대 재산 분할 액수로는 최고다. 알려진 사례 중에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2004년 이혼하면서 회사 지분 1.76%(35만6461주, 당시 300억원규모)를 배우자에게 지급한 것이 가장 큰 재산분할 판결로 꼽힌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의 이혼 소송에서는 임 전 고문이 1조2000억원의 재산분할을 요구했으나 141억13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2020년 확정됐다.

지난달 17일 이혼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배우자에게 재산분할로 13억30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지난 2009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의 이혼 때는 소 제기 일주일만에 두 사람의 합의로 조정이 성립돼 구체적인 재산분할 규모가 알려지지 않았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오효정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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