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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2023년엔 신흥국이 뜬다…"중국 증시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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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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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선진국보다 신흥국 증시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선진국 대비 높은 경제 성장률과 과대 낙폭에 따른 반등 효과, 달러 약세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글로벌 IB(투자은행)들은 신흥국 중에서도 특히 중국 증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크레디트스위스, 뱅크오브아메리카, UBS 등 주요 글로벌 IB들은 최근 연이어 신흥국 증시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내놓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5일 발표한 아시아 신흥시장 전략 보고서를 통해 "새로운 강세 사이클이 시작되고 있다"며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EM(신흥국 시장) 지수의 목표치를 1100포인트로 기존보다 10% 상향했다. 지난 5일 MSCI EM 지수는 984.26을 기록하며 지난해 10월 저점 대비 16.5% 반등했다.

UBS는 올해 신흥국 지수가 15~25% 정도 조정받은 이후 8~15%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글로벌 펀드매니저 설문조사에서 "신흥국 비중 확대는 최고의 역발상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IB들이 신흥국 시장 강세를 전망하는 이유는 우선 미국 등 선진국 시장보다 먼저, 더 많이 조정이 이뤄졌다는 점 때문이다. 미국 증시는 지난해 12월 고점을 찍고 올해 1월부터 본격적인 약세장에 접어 들었지만 신흥국 시장은 이미 지난해 상반기부터 순차적인 조정에 들어갔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6월 고점을 찍고 내려왔고 중국 상해지수와 홍콩 항셍지수의 전고점은 지난해 2월이었다. 낙폭도 미국보다 컸다.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달러의 역대급 강세가 지속되면서 신흥국 시장은 상당한 환차손을 입었기 때문이다.

MSCI EM 지수는 지난해 2월 고점(1444.93)에서 지난 10월 저점(844.51)까지 18개월 동안 41.5% 조정받았다. 반면 S&P500과 나스닥의 고점 대비 낙폭은 25~35% 정도였다.

신흥국 시장은 현재 미국이 겪고 있는 경기침체 우려를 선반영하면서 조정폭이 컸다. 중국은 지난해 초부터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하면서 경제 활동에 상당한 제약이 따랐다. 반도체 비중이 높은 한국과 대만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를 가장 먼저 반영했다. 신흥국 시장 중에서는 브라질과 인도네시아 등 원자재 수혜를 입은 국가만 강세를 나타냈다.

일찍 조정을 겪은 덕분에 반등 시점도 선진국 시장보다 빠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내년에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들어서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인상을 멈추면 달러는 약세 국면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 달러 약세는 신흥국 통화의 강세로 이어져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모건스탠리의 수석 전략가인 조나단 가너는 지난 1일 팟캐스트를 통해 "아시아 국가들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다른 지역에 비해 여전히 낮다"며 "미국의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하락은 달러 약세 추세로 이어지며 이는 신흥국 시장에 더 나은 성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신흥국 시장 내에서도 중국, 한국, 대만 증시에 이목이 쏠린다. 우선 한국과 대만은 내년 반도체 업황의 부활이 주가 상승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다. 모건스탠리는 한국 증시에 대해 "낮은 밸류에이션(기초체력 대비 주가), 저평가 된 원화, 중국 수요 회복에 따른 수혜 등으로 2023년 최고의 반등 후보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 기대감과 경기부양 정책 등이 증시를 끌어올릴 것으로 분석된다. 모건스탠리의 리사 샬렛 최고 투자 책임자는 내년 4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종료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 경제의 전면적인 재개는 민간 소비를 크게 반등시킬 것"이라며 "내년 중국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기존 3% 미만에서 4.5%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내년 MSCI 중국 지수와 CSI300 지수 수익률은 16%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JP모건은 MSCI 중국 지수의 상승 여력을 10% 정도로 예상했다.

내년 미국의 경기침체 강도가 짙어질수록 신흥국의 상대적 매력은 부각될 수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따르면 내년 미국의 예상 경제성장률은 0.5%로 정체될 전망이다. 영국(-0.4%), 독일(-0.3%), 스웨덴(-0.6%), 핀란드(-0.3%) 등 주요 유럽국가들은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반면 중국(4.6%), 인도(5.7%), 인도네시아(4.7%), 사우디(5%) 등 주요 신흥국은 4~5%대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한국의 내년 예상 성장률은 1.8%로 중국 등에 비해선 낮지만 선진국 시장 대비로는 높은 성장률이다.

편득현 NH투자증권 WM마스터즈 전문위원은 "신흥국은 이미 경기침체까지 반영한 주가 조정을 겪었기 때문에 추가 조정 가능성은 낮다"며 "경제성장률 등을 고려하면 내년 주식시장은 선진국보다 신흥국 성과가 더 나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증시가 반등하며 중국펀드에도 자금이 몰리는 중이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설정액 50억원 이상 국내 중국펀드 193개의 최근 1달 간 수익률은 평균 8.64%를 기록했다. 이 기간 설정액은 1241억원 증가했다.

이동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 변동성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승하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테마와 중국 빅테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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