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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지도자”…장쩌민 추도대회 엄수·3분간 멈춘 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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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 중국인, 3분간 묵념으로 시작

習, 추모 연설서 톈안먼 간접 언급

"서구 압력에도 체제 지켜" 시위 경고로 풀이

후진타오, 전날 화장식 참석 '눈길'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장쩌민(江澤明) 동지에게 이제 작별을 고하지만 그의 사상과 업적은 역사의 일부로 대대로 사람들의 마음에 새겨질 것이다.”

지난달 30일 숨진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의 추도대회(국장)가 6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엄수됐다. 약 1시간에 걸친 추도대회는 3분간 묵념으로 시작됐다. 중국 전국에 경적과 방공 경보가 울리면서 중국인 14억명이 함께 묵념했다. 이후 장례위원회 의장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추모 연설이 약 50분 넘게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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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중앙(CC)TV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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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방 압력 굴하지 않아”…추모 연설로 뜻 전달


시 주석은 추모 연설을 통해 고인을 애도하면서 동시에 일종의 메시지를 함께 전했다. 그는 고인을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운동 이후 서방의 압력과 국내의 혼란에도 확고한 사회주의 통치 아래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노선을 충실히 이행해 중국의 성장을 이끈 “뛰어난 지도자이자 위대한 마르크스주의자”라고 칭하면서 고인의 생애를 상세하게 읊은 후 경제 발전, 홍콩과 마카오 반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군대의 현대화, ‘3개 대표 이론’ 등 고인의 업적을 나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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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의 추도대회(국장)가 열린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조기가 게양됐다.(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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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은 톈안먼 사태를 “정치적인 혼란”이라며 간접적으로 언급한 후 고인이 이를 해결하고자 공산당의 ‘올바른 결정’을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시 주석의 발언은 그동안 톈안먼 사건에 대한 당의 견해를 되풀이하지만, 최근 몇 주 동안 중국 전역에서 벌어진 고강도 방역 항의 시위에 대한 경고의 뜻을 담고 있다”고 짚었다

또한 시 주석은 “국내외에서 서로 다른 사회 체제와 이념 사이의 대립과 갈등과 항상 우리를 시험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투지를 가지고 모든 적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프레드 우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학원 부교수는 시 주석의 추모 연설이 “국내외 문제에 대한 시 주석의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면서 “그의 주요 과제는 서구에 대항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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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중앙(CC)TV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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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시장 일시 중단·공공오락 하루 금지


이날 중국 전역과 대사관·영사관 등 재외공관 및 기타 재외기관은 조기를 게양했다. 묵념이 진행되는 3분 동안 증권·선물·채권·외환·금 등 중국 금융시장 거래가 일시 중단됐다. 하루 동안 공공 오락 활동이 금지되면서 유니버설 베이징 리조트 등 테마파크가 문을 닫았고 텐센트·미호요 등 중국 주요 게임 업체들도 6일 0시부터 24시간 동안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중단했다. 중국 농구연맹도 예정됐던 경기를 연기했다.

일각에선 장쩌민의 죽음이 시위대가 다시 집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최근 들어 베이징·상하이 등 중국 주요 도시가 방역 정책을 적극적으로 완화하면서 이 같은 우려는 잦아들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계기로 두각을 드러낸 장쩌민은 1993년부터 2003년까지 중국 국가주석을 역임하면서 중국 경제의 고속 성장을 이끌었다. 백혈병 등으로 치료를 받던 그는 지난달 30일 상하이에서 96세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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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왼쪽)(사진=중국 CCTV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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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진타오, 화장식 등장…당대회 이후 첫 공식석상


한편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은 이날 추도대회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나 전날 베이징 바바오산 혁명공원에 진행된 고인의 화장식에 참석했다. 지난 10월 22일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폐막식 이후 후진타오의 첫 공식석상으로, 당시 올해 79세인 후진타오는 화장식에 수행원을 동행했으며, 다소 비틀거리는 등 걸음이 불안정한 모습이었다.

후진타오는 당대회 폐막식 도중 갑자기 경호원의 부축을 받으면서 이끌려 나가듯 퇴장했다. 특히 후진타오가 시 주석에게 말을 건네려는 듯한 모습이 방송 화면에 포착돼 궁금증을 자아냈다. 당시 신화통신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후진타오의 건강상 문제라고 설명했으나, 다양한 추측을 자아냈다.

닐 토마스 유라시아그룹 수석 중국 분석가는 “후진타오가 장쩌민을 기리는 행사에 참석한 것은 시 주석이 지도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단결의 이미지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후진타오의 재등장은 그가 당대회에서 퇴장한 것이 조직적인 숙청이 아니라 건강 문제로 인한 예정되지 않은 해프닝이었다는 주장에 신빙성을 더하지만 중국 정부는 아직도 이 사건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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