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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도시철도 ‘무임수송 손실’ 누구 책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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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선하 대한교통학회 회장·공주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1974년 서울지하철 1호선 개통을 시작으로 도시철도 시대가 열렸다. 도시철도는 이제 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 등 대도시에서 도심 교통난 해소와 편리한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선진국 도시에서도 도시철도가 흑자를 내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도시철도는 노면의 교통 체증 완화와 지속가능한 친환경적 교통수단으로 인정받아 꾸준히 계획·건설되고 있다.

최근 들어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도시철도 경영이 더 악화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광역시의 경우 인구 감소와 도시철도의 수송 분담률이 감소하는 추세로 더 심각한 상황이다. 2019년 기준 전국 도시철도 운영 6개 기관의 무임손실액은 6230억원이다. 대부분의 도시에서 도시철도 이용 인원 중 무임 이용 인원은 이미 30%를 넘었다.

정부는 고령자 무임승차로 인한 도시철도 손실 보전금을 지원하지 않고 있다. 도시철도 운영 도시에서 고령자들 같은 특정 이용계층에게만 특혜가 주어지는 복지정책에 대해 지원을 할 수 없다는 논리다. 65세 이상 노인에게 무임승차 혜택을 주기로 한 것은 정부 결정이었지만 도시철도 무임승차는 보편적 복지가 아니라 특정 이용자에 대한 특혜라는 논리다. 이런 논리라면 특정 이용자에 대한 혜택은 축소해야 하며 무임승차제도의 전면 폐지, 고령자의 연령 상향조정 등을 고려해야 한다.



노인 무임승차는 교통복지정책

전국 6개 도시철도 경영난 심각

중앙정부가 국비로 보전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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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김지윤 기자 kim.jeey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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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렇게 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 정부나 국회의 입장에서는 수많은 노인층 유권자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법 개정이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결국 도시철도 경영은 비현실적인 요금과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을 도시철도 운영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그대로 떠안고 가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열악한 지자체 재정 상황을 고려하면 국비 지원 없이는 무임승차제도를 유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서울·부산·대구의 경우 도시철도가 도입된 지 수십 년이 지났다. 이에 따라 전동차는 물론이고 차량기지 등 노후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교체와 수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렇지만 경영난에 허덕이는 교통공사들이 대규모 재원을 마련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심각한 재정 압박과 무임승차에 따른 손실 확대에 따라 교통공사들의 재정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다. 게다가 정부의 공기업 경영 혁신 요구에 따라 시설 및 인력에 대한 투자가 축소될 수 있으며, 이용 고객에 대한 서비스도 줄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특히 안전시설에 대한 투자를 가로막아 시민의 안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안전 인력을 늘리기 위해서는 인력 충원이 필요한데도 어려운 재정 상황에서는 인원을 확보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도시철도는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시설이어서 안전을 제일 우선해야 한다. 안전이 무너지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는 사실은 많은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다.

도시철도 운영은 근본적으로 수익을 위한 사업은 아니다. 특히 고령자들의 무료 이용을 통해 건강 유지로 의료비 절감, 관광산업 활성화, 외부 활동 증가에 따른 자살률 감소 등 비용 대비 편익이 큰 사업이다. 따라서 무료 이용 제도는 유지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무임승차 손실에 대해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 정부는 코레일이 운영하는 수도권 철도에 대해서는 무임 손실액의 60%를 지원하고 있다. 도시철도 운영 6개 기관과 해당 지자체는 국고 지원을 받는 코레일과의 형평성을 주장하며 꾸준히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여전히 큰 진전이 없다.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대한교통학회가 무임수송제도(PSO) 개선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고령 인구의 지속적인 증가에 따라 각 교통공사의 무임 손실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지만, 도시철도 요금이 전체 물가상승을 주도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요금 인상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무임승차제도는 정부가 고령자 등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공공서비스 차원에서 시작한 교통복지정책이다. 도시철도 운영기관과 지자체가 중앙정부를 대신해 사회적 편의를 제공하는 서비스인 만큼 국비 지원은 당연하다. 국가 정책으로 시작된 무임 수송 손실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국가가 해결해야 한다. 국비 지원을 더는 미뤄서는 안 된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선하 대한교통학회 회장·공주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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