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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北, 동·서해상 130여발 포사격… “한·미훈련 계속 땐 맞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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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9·19합의 위반… 군, 경고 통신

포사격 훈련 빌미삼아 도발 재개

합참 “동향 감시·대비태세 강화

긴장격화 군사행동 중단을” 위협

한·미·일 대북제재도 영향 준 듯

북한이 5일 동·서해 해상완충구역에 130여발의 포병 사격을 감행했다. 북한의 이날 포격은 지난달 3일 밤 늦게 동해 해상완충구역으로 80여발을 쏜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또 북한이 같은 달 18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발사한 지 17일 만의 도발이기도 하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군이 이날 오후 2시59분부터 강원 금강군과 황해남도 장산곶 일대에서 동·서해상으로 방사포 추정 130여발의 포를 사격한 것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포탄은 북방한계선(NLL) 북쪽 해상완충구역에 낙하했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군은 북한의 이날 포격에 대해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이며, 즉각 도발을 중단하라”는 경고 통신을 실시했다. 합참은 “한·미 간 긴밀한 공조하에 관련 동향을 감시하면서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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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3월 29일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 시험 사격 모습. 평양=노동신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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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포격은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강원 철원군 일대에서 진행하는 다연장로켓(MLRS) 등의 포병 사격 훈련에 반발해서 이뤄진 무력시위로 해석된다.

우리 군과 주한미군은 이날부터 철원 일대에서 MLRS 50여발, K-9 자주포 140발을 쏘는 포격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6일까지 실시되는 이번 훈련에서 MLRS 사격은 한·미가 함께 진행한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포격 직후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내고 “12월5일 8시30분부터 15시50분까지 사이에 적측(남한) 남강원도 철원군 이평리 방향에서 방사포탄으로 추정되는 발사체 수십발이 동남 방향으로 발사되는 적정(敵情: 전투 상황이나 대치 상태에 있는 적의 특별한 동향이나 실태)이 제기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인민군 전선부대들에 적정 감시 및 신속 반격 태세를 철저히 갖출 데 대한 긴급 지시를 하달하였으며 15시부터 16시까지 사이에 동·서부 전선 부대들에서 130여발의 대응 경고 목적의 해상 실탄 포사격을 진행하도록 하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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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참모부는 “모든 도발적인 행동들을 계산하며 항상 견결하고 압도적인 군사행동으로 대응할 것임을 다시 한 번 천명한다”며 “육안 감시가 가능한 전선 근접 지대에서 긴장 격화를 야기시키는 군사행동을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군 총참모부의 성명은 우리 측이 휴전선과 가까운 곳에서 포병 훈련을 실시할 경우 포사격 등으로 계속 맞대응하겠다는 뜻을 드러내면서,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한반도 긴장 고조의 책임을 남한에 떠넘기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군은 북한의 포격에 관계없이 기존에 계획한 훈련을 그대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도 최근 들어 동계훈련을 시작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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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동·서해상의 9·19 남북군사합의로 설정된 해상완충구역에 130여 발의 포탄 사격을 가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힌 5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보도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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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이날 포격이 한·미·일의 대북 독자 제재에 대한 대응 성격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미·일은 지난 2일 각각 북한 핵·미사일 개발에 관여한 개인과 단체 등에 대한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중국·러시아의 비협조로 추가적인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는 가운데 이해 당사국 3국이 연쇄적인 독자 제재로 대북 제재망을 강화한 데 따른 저강도 반발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달 24일에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대북 제재를 비난하는 담화를 발표했다. 김 부부장은 “(남측) 국민들은 윤석열 저 천치바보들이 자꾸만 위태로운 상황을 만들어가는 정권을 왜 보고만 있는지 모를 일”이라며 “제재 따위나 만지작거리며 위태로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잔머리를 굴렸다면 진짜 천치바보들”이라고 막말을 쏟아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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