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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양향자 “반도체 특별법은 대기업 밀어주기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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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향자 반도체특위원장 인터뷰
산업 특성상 대기업 이끌어야
중소·중견기업이 함께 성장해
특별법 통과 위한 여야 합의
인허가 간소화가 최대 성과


매일경제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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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시련이 있었지만 반도체 특별법 통과를 위한 큰 산은 넘었다고 생각합니다.”

5일 양향자 국민의힘 반도체특위원장(무소속)은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공회전 논란이 있던 반도체 특별법에 대해 “이번 회기 내 통과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같이 답했다.

양 의원이 발의한 반도체 특별법은 당초 야당이 ‘대기업 밀어주기 법’이라며 반대가 심해 넉 달 가까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에 대해 양 의원은 “반도체 산업 특성상 대기업의 상황이 나아져야 생태계 전체가 살아날 수 있다”면서 “이 법의 통과를 가장 바라는 것은 국내 2차·3차 협력사인 중소기업들”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양 의원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특허소위원회는 최근 양 의원과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반도체 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합의안을 도출했다. 합의된 개정안은 반도체산업 육성 지원을 위해 특화산업단지 조성 관련 인·허가 절차 간소화와 인력양성 대학 학과·정원 조정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양 의원은 “글로벌 무대에서 싸워야할 우리 반도체 기업들이 현장에서 절규하는 목소리를 듣고 발의를 결심하게 됐다”면서 “민주당에서도 법안의 취지에 대해 공감해준 덕에 결국 실무적 합의가 이뤄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양 의원은 이번 개정안의 가장 큰 성과로 ‘인허가 간소화’를 꼽았다. 현재 합의된 안에 따르면 인허가권자는 처리계획 제출일에서 15일 이내 처리 결과를 사업시행자에게 통보해야 한다. 처리기간 내 회신 이나 통보를 하지 않을 경우 60일이 지나면 인허가 처리가 완료된 것으로 간주한다는 조항이 담겼다.

이는 인허가 문제로 수년간 착공이 지연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양 의원은 “앞으로는 국내 반도체 산업 인프라 조성 단계 때부터 지자체와 시민단체의 의견을 정부가 속도감 있게 조율해서 사업이 지연되는 일이 없도록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안의 무사 통과를 완전히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여전히 이견이 갈리는 부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특별법 연관 법안인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다. 양향자 의원이 낸 초안은 2030년까지 반도체 등 국가첨단전략산업 시설에 투자하는 경우 대기업 20%, 중견기업 25%, 중소기업 30% 금액을 법인세에서 공제한다.

반면 김한정 의원안은 2030년까지 과세특례 적용기한을 연장하는 것은 같지만 대기업 10%, 중견기업 15%, 중소기업 30%를 공제한다. 양 의원은 “산업계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25% 공제가 가장 최저 수준”이라며 “조세 특위 과정에서 조율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원을 아끼다 국내 반도체 산업이 경쟁국에 뒤쳐지면 오히려 세수는 더 부족해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양 의원은 수도권 대학 정원 증가에 대해서도 법 통과 후 추가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위는 합의안에서 수도권 내 대학 정원 확대 근거를 신설하는 조항을 삭제하기로 협의했다. 대신 김한정 민주당 의원안을 일부 수정해 전략산업 등 관련 대학의 학생 정원을 조정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을 마련하기로 했다.

쉽게 말해 수도권 대학이 추가로 정원 총량을 늘리는 것은 안되지만 다른 학과 정원을 줄이는 만큼 반도체 관련 학과의 정원을 늘릴 수 있게 된 셈이다. 양 의원은 “대학 내 여러 이해관계가 있는 상태에서 자생적으로 반도체 인력을 늘릴 수 있을지 걱정된다”면서 “추후 상황을 보고 보완책이 필요하다면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의원은 ‘지역 소외론’을 들며 수도권 인재양성 확대를 막는 것은 산업 현장을 외면한 인식이라고 꼬집었다. 양 의원은 “수도권 대학에서 많은 인재들이 배출되고 있는 현실적 상황을 무시하는 것은 산업을 살리기 위한 접근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소위에서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국회 본회의에 가더라도 장애물은 남아있다. 반도체 특별법이 볼모로 잡혀 다른 법안의 통과를 위한 협상 도구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런 정치 논리로 소위를 통과하고도 폐기되는 법안들이 적지 않았다.

양 의원은 “벌써 반도체법을 두고 다른 법안들과 함께 묶어서 처리하자 얘기들이 하나 둘 나오고 있다”면서 “큰 산을 넘어서 여기까지 왔는데 뒷다리를 잡는 일이 생겨서는 안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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