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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한은 "대기업 대출 포함한 기업신용 증가…재무건전성 약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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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11월 금융·경제이슈 분석' 발간

기업 한도대출 늘면서 한도소진율도 증가

전체 기업신용 비율 올 2분기 116.6% 기록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최근 회사채 시장 부진 영향으로 기업들의 은행 대출이 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 대출은 특히 운전자금을 중심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꾸준히 증가해온 기업 대출이 고금리에 높아진 자금조달 비용, 경기둔화 우려 등을 동시에 맞으면서 업황이 부진한 일부 기업들의 채무상환 부담이 커지고 재무건전성이 약해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이데일리

자료=한은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11월 금융·경제이슈 분석’에 따르면 대기업 은행 대출은 코로나19 발생 당시인 2020년중 19조5000억원 증가한 것에서 올해 1~10월까지 무려 37조2000억원으로 대출 증가 규모가 큰 폭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기업 대출의 주요 특징을 살펴보면 ‘직접금융시장 이용기업의 대출 확대’, ‘한도대출 이용의 큰 폭 증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회사채 시장 부진에 직접금융시장을 이용하는 기업의 대출 증가 규모가 이를 이용하지 않는 기업의 전체 대출을 크게 웃돌았다. 한은 관계자는 “신용등급별로 보면 우량과 A등급 이하 비우량 모두 은행 대출이 증가했다”면서 “특히 비우량 중 A 등급 기업 대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또 최근 기업의 한도대출 이용이 늘면서 잔액이 크게 증가하고 한도소진율도 상당폭 올랐다. 한도소진율은 2021년말 28.4%에서 올해 10월말 33.9%로 올랐다. 업종별로는 건설, 부동산업에서 한도소진율이 비교적 크게 올랐고, 신용등급별로는 A등급이나 BBB등급 이하의 비우량등급에서 한도소진율이 비교적 큰 폭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경기둔화 우려에다 일부 기업의 채무상환부담 가중으로 재무건전성이 약해질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면서 “특히 최근 건설, 부동산업 등 부진 업종과 비우량등급 기업의 한도대출 소진율이 오르고 있는 것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처럼 기업들의 대출 수요가 늘면서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GDP)대비 기업신용 비율은 올해 2분기 116.6%를 기록해 외환위기 당시인 1988년말 111.5%를 웃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국과 비교해봐도 코로나 이후 기업신용 비율이 내리거나 정체된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단 설명이다.

한은 측은 팬데믹 이후에도 기업신용이 증가세를 이어가는 것은 코로나19에 대응한 자금 수요 증가, 주동산 투자 확대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데다가 은행들이 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을 늘리려는 공급 요인도 한 몫 했다고 봤다. 이와 더불어 정부의 금융지원 조치도 경기위축 흐름에도 기업대출이 줄지 않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 채무상환 능력이나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지금은 외환위기 등 과거 위기보단 양호한 모습이지만,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와 수출 부진, 부동산 경기 민감도가 높아지는 점은 위험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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