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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불황에 ‘경제·경영서’ 안 읽혔다…키워드는 ‘낭중지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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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교보문고, 연간 베스트셀러 결산 발표

가장 많이 팔린 책은 ‘불편한 편의점’ 1위

경제·경영서 판매 저조, 투자서는 불황 직격탄

대신 '베스트셀러 톱10'에 소설 절반 차지

국방·군사도서 13.9%↑, 여행책 50% 신장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올 한해 가장 많이 팔린 책은 김호연의 장편소설 ‘불편한 편의점’이 차지했다. 부정적 경제 상황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경제 경영서 판매율은 급감한 대신, 베스트셀러 톱10에 소설이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많이 읽혔다는 집계 결과가 나왔다.

올해 도서 시장의 흐름을 가늠할 키워드로는 ‘낭중지추’(囊中之錐·주머니 속의 송곳) 사자성어를 꼽았다. 교보문고 측은 “정보라 작가와 박상영 작가가 맨부커상 후보에 오르는 등 그간 큰 조명을 받지 못했으나 안에서 내실을 다졌던 ‘K문학’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점, 또 ‘불편한 편의점’이 작가의 유명세나 마케팅의 힘이 아니라, 오로지 이야기의 힘만으로 베스트셀러에 등극한 점도 고려했다. ‘불편한 편의점’의 성공은 콘텐츠 자체의 힘으로 일궈낸 성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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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교보문고


‘좋은 이야기는 힘이 있다’. 5일 교보문고가 발표한 ‘2022 도서 판매 동향 및 베스트셀러’ 분석 자료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같은 결론이 나온다. 이날 자료에 따르면 ‘불편한 편의점’은 자기계발서인 ‘역행자’를 따돌리고 연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불편한 편의점’은 2020년대 들어 ‘달러구트 꿈 백화점’, ‘아몬드’에 이어 한국 소설로는 세 번째로 100만 부 판매를 돌파한 책이다. 올해는 ‘불편한 편의점’을 필두로 소설 분야가 절대적인 강세를 보였다. 베스트셀러 ‘톱10’의 절반을 소설이 차지했다.

김훈의 ‘하얼빈’이 3위에 오른 가운데 김영하의 ‘작별인사’(5위), 이미예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7위), 황보름의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10위)가 10위 안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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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지난해 주식투자와 가상화폐 투자 등 투자 호황에 힘입어 급증했던 경제·경영 분야 책들은 불황에 직격탄을 맞았다. 경제·경영 분야는 작년 대비 13.7% 판매가 줄었다. 특히 주식·증권 도서는 판매량이 작년보다 43.8% 급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른 투자 위축 분위기가 도서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교보문고 측의 분석이다.

미국과 중국의 신냉전체제가 심화하는 가운데 전쟁과 북한의 잇단 도발의 여파로 국제정세 불안감이 증폭하면서 국방·군사 도서 판매는 작년 대비 13.9% 늘었다. 불안감이 고조되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듯 제목 또는 부제목에 ‘불안’ 키워드를 담은 책의 출간도 증가했다. ‘불안’을 키워드로 한 도서 출간 종수는 작년 219종에서 올해 308종으로 늘었다. 판매신장률은 작년 대비 37.2% 증가했다.

불편하고 불안한 마음을 달래고자 독자들은 ‘위로’를 주제로 한 소설을 탐닉했다. ‘불편한 편의점’을 필두로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11위) 등 올해 소설의 주요 키워드는 ‘위로’였다고 교보문고는 설명했다. ‘위로’를 담은 도서의 출간 종수도 지난해 158종에서 올해 257종으로 늘었으며 전년보다 28.5%의 판매신장률을 보였다.

이 밖에 코로나19가 점차 해소되는 기미를 보이며 여행 분야가 작년 대비 49.8% 신장했으며 ‘헤어질 결심’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그해 우리는’ 등 대본집·각본집도 인기를 누렸다.

교보문고는 “2022년 국내 도서시장의 흐름을 요약할 수 있는 키워드는 ‘낭중지추’”라며 “세계 트렌드를 주도하는 K-콘텐츠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 우리나라 작가들의 저력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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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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